어제 쓴 글과 그 반응들 덕분에
밤새 잠을 설쳤습니다.
과연 내가 잘못한 건가.
오타 지적이 독자로서 해선 안되는 행위였나.
꽤나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마찬가집니다.
전 추호도 제 글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펄도님이시던가요?
가입한 지 한달도 안됐는데
어쩌구 저쩌구 하셨던 분?
그 분 말씀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중사클리든 5편밖에 안 읽어놓고, 뭘 왈가왈부 하느냐는 투셨죠.
그런데 5편밖에 안 읽은 게 아니라,
그것밖에 못 읽은 겁니다.
오타가 거슬려서 도저히 뒤로 넘어갈 수가 없더군요.
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납니다.
정말 진지한 글이었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읽다가 이윽고 클라이막스 부분에 왔는데
무척 슬픈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에서 '어머니'라고 쓰셨어야 할 것을
'어미니' 라고 쓰셨습니다.
정말 슬픈 장면이었는데
오타때문에 도무지 집중이 되질 않더군요.
결국 한 6권 잘 읽어놓고,
꽤나 찜찜하게 마지막 장을 넘겼던 기분이 생각납니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오타의 파괴력입니다.
아무리 내용이 좋고, 재미가 있어도
오타 하나때문에 마지막에 주는 느낌 자체를 좌지우지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 오타 하나, 별 거 아닐지도 모릅니다.
고작 획 하나 틀린 건데요.
하지만, 그거 하나때문에 글에 대한 몰입도가
확 떨어져버렸다는 것, 그건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끝까지 읽지도 않고 얘기한다구요?
뒤 부분에 작가님께서 다 설명해두셨는데
까칠하게 나온다구요?
그럼 제가 오타를 참아가며 끝까지 읽어야 되는 건가요?
그 글에 대해 무슨 말을 하기 위해서
어떻게든 참고 읽었어야 됩니까?
그리고 뒤부분에 작가님께서 설명해두신 글 잘 읽었습니다.
정확히 명시되어 있더군요.
'귀찮아서, 게을러서' 바꾸지 않았다고.
이제 웃으면 됩니까?
그렇게 귀찮으신 분이 어떻게 연재는 4군데서 하시나요?
어제 쓴 글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저, 전에도 문피아 들락거린 적 있습니다.
그땐 사마쌍협을 읽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사마쌍협의 경우, 저 말고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굳이 작가님을 응원하려 가입을 해서 선작을 하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그런 제가 드림워커에서 With Wish라는 글을 읽고
문피아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중사 클리든보다 훨씬 마음에 와닿고 좋은 글입니다.
(물론 글에 대한 호불호는 개인차이고
거기서 느끼는 재미 역시 제각각일겁니다.
중사 클리든이 만 분이나 보신다는 건,
다른 분들은 제가 보는 글보다 그 글에서 더 큰 효용을 느끼시는 거겠죠.)
어쨌든 그 글을 쓰신 K.L님을 격려해드리기 위해
문피아에 오게되었습니다.
정말 좋은 글입니다.
성실하게 쓰셨구요.
드림워커 연재 당시, 글의 분량이 12kb 아래였던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문피아 27여편 정도 연재하셨는데
책 한권이 넘는 분량이지요.
전 With Wish를 읽으며 지금껏 하나의 오타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든 좀 더 글을 잘 쓰려고 하시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독자분들이 뭐라 리플을 달하주시면
꼬박꼬박 성실하게 답을 달아주시죠.
그런 분인데, 최근 글의 질이 저하된 것 같다며
잠시 문피아를 떠나셨습니다.
더 좋은 글을 가지고 오겠다는 약속과 함께요.
제가 어떤 분을 응원해드려야 합니까.
오타 수정조차 귀찮다는 분과
그저 조금이라도 나은 글을 쓰고자 하시는 분 사이에서 말이죠.
예전 요도님의 글을 읽을 때도 이렇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요도님의 글에 오타가 꽤 있었는데
저와 다른 독자분들은 그것들을 일일이 지적했었고
요도님께서는 그걸 모두 고쳐주셨습니다.
레벨을 쓰시던 정찬은 님의 기억도 납니다.
제가 한 번 오타지적을 했더니
고맙다고, 그리고 오타 있는 글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하시더군요.
이게 정상 아닌가요?
사실 어제 글 쓸 때,
취몽객 님보다
그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더 화가 났습니다.
어쩜 그 글을 그냥 추천하실 수가 있으세요?
추천 글들 쫙 훑어봤는데
오타에 대한 말씀을 하신 분은 한 분도 없더군요.
그냥 재미만 있으면 됩니까?
오타가 있든 말든, 중복해서 글이 올라오든 말든
그냥 재미만 있으면 되나요?
5편밖에 안 읽은 주제에 글을 썼다 뭐라 하셨죠?
그럼 5편 읽은 사람이 뭐라 하기 전에
다 읽으신 분들께서 먼저 지적 하셨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냥 오타 투성이 글을 남들에게 권하고 싶으세요?
참 무분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현재 중사 클리든은 오늘의 베스트 1위를 독차지 하는 글입니다.
그 글이 바로 문피아의 간판이라구요!
간판을 오타 투성이로 내버려두실 생각이십니까!
정말 그러세요!
취몽객님을 망치는 건 제가 아니라
그 글을 그저 재밌다고 보시는 여러분들 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오타를 지적하며 읽지 않으셨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처럼 만명이 넘게 그냥 읽는 게 아니라
지적을 하고, 비판도 하면서
작가님께서 좀 더 나은 글을 쓰도록 도왔다면...
취몽객님도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지금처럼 오타와 중복된 글이 남아있는 채로
게시판을 관리하시진 않으셨을 겁니다.
그 글, 그냥 읽으신 분들은 반성해주시길 바랍니다.
최소한 어디가서 요즘 판타지의 질이 떨어졌네 어쩌네
말은 하지 마세요.
그렇게 질을 떨어뜨리신 분들이 바로 여러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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