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ude는 이름부터 연습곡입니다.
욕심 안 부리는 소품이라는 뜻입니다.
원래 2005년도에 잠시 쓰다가. 2년 가까이 처박혀 있던 글입니다.
전작인 Maerchen에 비해 신경도 많이 써주지 못했고
다시 연재를 시작하고도 형님 격인 Maerchen의 출판이니 퇴고니 하는 일정에 밀려
언제나 찬밥이곤 했던 녀석입니다.
그래서 기껏 다시 시작해놓고도 한 두어달 연중하기도 했었구요.
그래서 늘 마음속으로 미안했습니다.
오늘 문피아에 들어와 보니
그렇게 막 키운 글이, 어느새 선작이 네 자리가 넘어 있었습니다.
뭐랄까, 기분이 참 짠하네요.
우등생 장남에게 신경쓰느라 학원 한번 제대로 보내보지 못한 둘째가
어느날 우등상을 타와서는 척 하고 내미는, 그런 기분입니다.
뭐, 겪어 보지는 않았지만 대충 그런 기분일 거 같아요.
비트박스의 기본은 북치기 박치기라고 하죠.
Etude를 쓰면서 생각하는 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힘을 빼자.
어깨에, 목에, 손목에, 전신에 들어간 힘을 빼고
아는 만큼, 생각나는 만큼만 자연스럽게 쓰자.
이미 그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되고 있는 중입니다.
도대체 스무살 차이가 나는 주인공 커플을 어떻게 엮어야 덜 부담스러울지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픕니다만
할 수 없죠. 그런 걸 고민하기 위해서 시작한 글이니까요.
스무살이나 차이나는 커플의 사랑을 설득력 있게 쓸 수 있다면
사람의 사랑을 설득력있게 쓰는 데 한 단계 진전했다고 봐도 좋지 않겠냐고
저 마음대로 생각해 버리고 있는 중이니까요.
별다를 것 없는 이야기, 기다려 주시는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냥 그 말을 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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