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글쟁이로서 그냥 넘어가지 못하겠군요.
아래에 천지림이란 분의 의견을 듣고 당황한 나머지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연담을 극도로 꺼리는 체질로(글쟁이가 연담에 나오는 것은 곧 공식석상위에 서는 것이기에..) 이런 글을 남기는 것조차 부끄러운 일입니다.
작품에 대한 평이라면 연담을 말고도 감상란이 있을 것이고 비평란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건 아니죠.
작가분이 어찌 한 작품을 보고 '작가의 의식'을 함부로 논하다니요. 작품에 관한, 그리고 구성과 흐름 또는 문장 구현력이라면 이해를 해보겠습니다.
또한 그것이 작품에 대한 일반적인 평이라면 그냥 넘어갔을 겁니다.
예로 드신 작품들을 읽어보지 않아 제가 무엇을 논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작가의식이란 말씀은 참으로 위험한 발언입니다.
작품에 대한 평은 근거와 예시를 통해 비판을 한다면 그것을 이해할 수도, 혹은 이해 못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하나의 작품으로 그 사람의 의식세례를 비꼬는 것은 그저 잘못된 말일 뿐입니다.
사람의 일생의 작품들을 열거하며 그의 사상과, 그 동안의 행보에 관한 깊이 있는 고찰이었다면 저는 적어도 한 번 더 생각해 보았을 겁니다.
그 정도의 관찰에 관한 의견이라면 무시할 수 없는 것이겠지요.
작품성을 논하기 이전에 무협이란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시는 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멋있다' 이 느낌 이 느낌 하나만으로 무협을 동경해 왔습니다.
그리고 좀 더 알고 싶어 무협소설을 읽은 것이었고, 한자를 배운 것이었고, 중국의 축조 구조, 문화 생활, 역사, 배경, 공자 왈 맹자 왈을 좋아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글로 구현되기를 항상 바래왔고 그것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릅니다.
작가들또한 저마다 작품에 관한 기준은 다릅니다.
하여 그 기준을 작품성에 비중을 두거나, 재미로 두거나 하며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작품에 대한 개인적은 평은 '기본적인 지식'과 '기준의 잣대'가 있다면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이같이 그것도 다수의 독자님들이 읽고 있는 '작품'을 작가의 의식세계를 들멱이며 비꼬우려 하시는지 대체 모르겠군요.
독자님들 여러분에 가슴속에는 자신만의 강호가 하나둘씩 있지 않습니까?
그 속에서 행복해 하며 잿빛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신 적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모두가 무협작가가 될 기질이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감히 자신의 강호에 대해 가타부라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확신합니다. 같은 꿈을 꾸고 나아가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같이 꿈을 꾸게 한 작품을 비난해선 폄훼해선 안됩니다.
혹여 폄훼하더라도 작가를 비판해선 안됩니다.
그것이 '어느 면에선 대단한'이란 비유에 빗대어 깎아 내리지 말았으면 합니다.
너는 무협을 왜 보느냔? 딱 잘라 말하거라! 라고 한다면
"예 무협은 작품과... 개연성 그리고..치열한..."
이렇게 말할 것입니까?
"예. 재미입니다."
이 한마디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재미없는 무협 작품은 뛰어날 수도 있지만 재미있는 무협 작품이 뛰어나지 않다는 말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부디 뛰어나다는 의미를 곡해해서 듣지 마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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