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작가님의 네타로 음모의 축을 따라가야 하는 소설이 아닌 마지막 반전으로 음모의 전모가 밝혀지는 그런 소설이면 좋겠습니다.
요즘의 소설들 대부분은 너무 친절해서 말로만 음모일 뿐이고 주동인물과 내용 전체를 미리 말해주고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예를 들면 대부분 이런식의 문장이 등장합니다.
<...A를 바라보는 B의 사악한 눈빛을 미쳐 보지 못했다...>
<...돌아서는 B의 입가에는 음흉한 미소가 머물다 사라졌다...>
이런걸 암시나 복선이라고 하는지는 몰라도 이런식으로 '이넘이 나쁜넘이다'라고 꼭집어 말해놓고는 시작합니다. 게다가 절반 이상이 나중에 이넘이 나와서 음모를 꾸미는 장면까지 삽입되는데 이런식으로 음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바라보아야하는 글은 답답해서 보지를 못하겠습니다.
더 황당한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인물에 대해서 얼마나 충성스럽고 신의가 있는지 생각이나 독백까지 친절히 적어놓고는 나중에 가서는 갑자기 '내가 나쁜넘이다...ㅋㅋㅋ'식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정말 어이상실 백만배지요.
제가 원하는 스타일의 소설이 딱히 생각이 나질 않네요. 근래에 접한 어느 게임의 스토리를 적어보겠습니다.
<영웅전설6-천공의 궤적>이란 게임이 있습니다. 게임의 재미나 여러가지 장단점은 논외로 하고 음모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면 '굿'입니다.
음모자는 초반부터 선량하고 평범한 인상의 누군가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정보가 새고있다던가, 머리가 아프다던가 식으로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작은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음모가 있긴 있는것 같은데 알수가 없지요. 마지맘에 음모자가 등장해서 전모를 밝힐 때가 되서야 그때의 사건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수가 있고 그냥 지나쳤던 작은 사건들이 음모의 한 축이었다는걸 알수가 있지요.
조금 엉성한 부분도 많이 보인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런식의 음모가 좋다는 얘기입니다. 끝까지 음모의 내용을 알수가 없고 음모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긴장감 있는 그런 소설...문피아에선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없는게 아니라 못 찾은거라고 믿고있습니다.
덧. 생각해보니...못 찾은게 정상적인 거로군요. 제가 생각하는 그런 소설은 마지막이 되야 알수가 있는데 그전에 출삭을 할테니까요. 음...선작에 있는 <사일런트테일>도 무언가 거대한 음모가 있는듯한 느낌이 드니 제가 찾는 스타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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