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6 지석
작성
06.04.20 16:18
조회
1,104

*     *     *

강남의 시티극장 뒤의 먹자골목의 맛있기로 유명한 한 삼겹살가게에  젊은 세 남자가 마주 앉아서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건네고 있었다.

주변의 왁자지껄한 젊은 피가 이들을 더욱 흥겹게 해주는 듯,  평소의 주량보다 좀더 거나하게 취한 얼굴을 하고 열심히 삼겹살을 집어먹는 사내들은 얼굴이 벌겋게 익은 와중에도 연신 웃음을 흘리며 담소하고 있었다.

"요새 강남 물 좋아.. 그렇지?"

이제 갓 20은 되었을까 하는 사내가 옆의 덩치 큰 사내에게 말을 걸었다.

아닌게 아니라 주변의 아리따운 아가씨들의 재잘거리는 소리에 두리번거리느라 정신이 없던 덩치큰 청년, 대두가 화답했다.

"으흐흐흐 그렇게, 강남에는 가끔 술마시러 와주셔야 피로가 싹 풀린다니깐?"

"그나저나, 너 요새 잘나가는 모양이더라?"

부러운 듯이 대두를 쳐다보며 요새 출연이 부쩍 줄어든 진무경이 이야기하자, 대두가 입꼬리에 득의양양한 웃음을 참지 못하며 실소를 흘렸다.

"크크크.. 내가 요새 우직한 컨셉으로 강피디님에게 인정받고 있지.. 사실 이 덩치에 딱 어울리는 역할 아니겠어?"

요새 대하드라마 '벽력왕'에 조연으로 출연중인 대두는 요새들어 부쩍 늘어버린 출연양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중이었다. 호쾌한 이야기의 연출로 유명한 강호풍PD의 새 드라마에 캐스팅된 행운을 거머쥐었을 뿐 아니라, 내용상 그의 우직한 컨셉이 주인공들의 감정흐름에 감초같은 역할을 한다고 판단, 작가선생님에게 특별히 부탁하여 역할의 비중까지 부쩍 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잘나간다는 미남 미녀주인공, 무영과 빙령까지 직접 볼 수 있는 영광을 안고 있으니, 요새 살맛 나는 대두였다.

"오히려 한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그게 뭔데?"

"그게... "

"것참 뭔데 뜸을 들여?"

답답해하는 진무경에게 덩치에 어울리지않게 몸을 배배꼬면서 대두가 말을 이었다.

"싸인을 받을 수가 없어."

"응?"

무슨소리인가 하고 잠깐 멈칫하는 진무경,

"아니 엑스트라만 전전했던 나로서는 평소에 싸인한번 받고 싶었던 대 청춘스타들인데, 싸인받을 타이밍을 놓쳐서, 같이 연기하면서 이제와서 싸인을 해달라고 할 수가 없잖아."

"...."

얼마전 예능프로에서 유재석에게 싸인을 받아간 류승범의 이야기가 더욱더 마음에 걸리는 대두의 작은 고민이었다.

딱!

그동안 아무말도 없이 둘의 이야기만 들으면서 고기를 먹던 청년이 대두의 뒤통수를 가볍게 치면서 혀를 찼다.

"하여간 덩치에 안어울리게 소심하긴, 시청자들이 네 본색을 알면 정말 분노치 못할 거다, 우직함과는 정반대로 소심하고 째째한 놈아"

대두는 별로 아플꺼 같지도 않은 뒤통수를 솥뚜껑만한 손으로 부여잡고 억울하다는듯이 소리쳤다.

"기륭형님은 뭐 알지도 못하면서 그라요. 형님이나 무경이 이자식이 초반에 매회 등장할때, 나는 엑스트라만도 못했단말요. 안면을 좀 익히고 싸인받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출연양이 대폭 증가해서 마치 동료연기자 신세가 되어버릴줄 어떻게 알았겠소? '천잠비룡포'가 시청률 1위를 이어갈 때, 그제서야 시작한 우리드라마가 이렇게 인기 있을 줄은 몰랐단말요."

그 말에 분통이 터져버린사람은 따로있었으니, 진무경이 참지못하고 둘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야 이놈아 너 말이 다르다? 전에는 한작가님의 시리즈물 천잠비룡포를 잠재울 드라마는 '벽력왕' 뿐이라며?"

앞뒤로 진퇴양란에 빠진 대두는 어쩔줄 몰라하면서 변명아닌 변명을 해댔다.

"그.. 그때는, 네놈이 황PD님 자랑을 심하게 해대니까 그랬지! 너놈 자식은 맨날 브라운관에 얼굴 비추는데, 초반에 나오다만 나는 네놈의 "잠룡전설"은 꼴도 보기 싫었다고.."

비굴한 목소리로 시작한 변명이 끝에는 발악에 가까운 외침으로 변해버리는 대두를 보면서 무경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하여간 같잖은 라이벌 의식은 있어가지고... 내가 너보다 엑스트라경력이 1년은 많은 선배다 요녀석아!"

끼리끼리 싸우는 꼴을 보고 있자니, 조연경력이라면 한참선배이고 나이도 많은 오기륭은 다시 고기나 집어먹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 때 고기굽는 연기가 자욱한 가게안으로 문을 밀고 들어오는 중년의남자가 그들이 있는 탁자를 발견하고 반갑게 외치며 다가왔다.

"아 늦어서 미안하네.."

이들중 제일 연상인 오기륭보다 족히 10년은 더 선배인 '자전거'또한 이들과 마찬가지로 사극을 찍는 중이었다. 마침 촬영이 이제야 끝났기 때문에 뒤늦게 합류할 수 밖에 없었고, 바쁜 와중에서도 동생들과의 술대작 즐거움 때문에 숨도 쉬지않고 달려왔는지 좀 피곤해보이는 모습이었다.

"형님 일단 잔부터 받으십쇼"

서로 티격태격인 불알친구사이의 두 후배를 뒤로하고 일단 술을 한잔 먼저 권하는 오기륭, 요사이 TV에서의 인지도는 오기륭이 더 높지만, 오랜세월에 걸쳐서 조연을 도맡아온 '자전거' 앞에서는 알아서 수그릴 수 밖에 없었다. 자전거의 프로정신은 오기륭 스스로 생각해도 대단하다는 말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요새 그가 이현우PD의 '천지군림'에서 맡고 있는 역할을 알고 있다면 말이다.

"아주 가게에 꽃이 만발 하구만, 강남역은 역시 젊은이들의 놀이터라니까.. 이거 내시연기 오래하다보니, 이런 꽃밭에 와도 왠지 죄지은 느낌이야.."

그도 주변의 젊은피를 보니 끓어 오르는 듯 단숨에 들이킨 술잔을 내려놓고 3명의 후배들을 바라보았다.

"주변을 보아하니 다들 커플 일색인것이, 우리테이블이 왠지 더 초라해지는구나.. 다들 애인들은 언제 만들 것이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개를 푹 수그리는 세 사람은 유부남 내시(?)인 자전거의 말에 가슴을 찌르는 것같은 아픔을 느꼈다.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동안 그 흔한 손잡는 애인한번 없었던 대두와 무경은 물론, 가슴아픈 이별을 한 후 다음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기륭은 이쪽 화제에 대해선 생각하기도 싫은 처치임에선 동병상련이었던 것이다.

"그래.. 다들 그래도 사람들입에 오르내리는 알려진 조연연기를 훌륭히 하고 있으니 일단 그것으로 되었다. 앞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언젠가는 주연으로 모두의 주목받는 연기를 해보기 위해 건배를 하자!"

자전거의 선창으로 각자 잔을 들고 건배를 외치는 조연4인방..

잘 나가는 드라마는 조연들의 숨은 노력이 있기에 더욱 빛이 나는 것일 것이다. 앞으로 조연들이 빛내는 드라마의 고무림채널에서의 활약을 더욱 기대해본다.

출연 :

무림스타성공기 - 황규영피디의 '잠룡전설'조연 진무경

한백무림서외전 - 한백림작가의 '천잠비룡포'주연급 조연 오기륭

복수가끝이아닌 - 강호풍피디의 '벽력왕'뜨는조연 대두

내시가아닙니다 - 이현우피디의 '천지군림'의 관록조연 자전거

장소협찬 :

강남 '녹차먹인돼지촌'

밀착취재  '뜨는조연4인방' 완(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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