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한담 들어왔다가 어처구니 없는 글을 보고 적습니다.
그 글에서 하는 말인 즉슨, “편당 100원, 권당 2500원 밖에 안 내는 독자에게 작품을 비평 할 권리가 있느냐?” 는 글이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 있습니다.
편당 100원에 연재를 하건 편당 10000원에 연재를 하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컨텐츠를 소비하는 독자에게는 해당 컨텐츠를 비평 할 권리가 있는 건 당연한거죠.
여기서 말하는 비평이란 비난이 아닌 비평을 말하는 겁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적지 않아도 다들 아시잖아요. 비상식적이고 논리가 없는 비난은 당연히 해서는 안 될 행위지만 논리적이고 타당한 이유를 들어 적는 비판은 독자의 권리입니다. 그러면 작가의 권리는 뭐냐고요? 작가의 권리는 그런 논리적인 독자의 비판을 보고 수용할지 말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게 바로 작가의 권리죠.
독자가 열심히 떠들건 말건 그걸 받아들일 지 여부는 오롯이 작가의 권리입니다. 비판을 무시하건 수용하건 그 행위로 인한 결과는 작가 스스로가 책임지면 되는거고요. 다시한번 언급하지만 비판과 비난은 다른 겁니다. 그런고로 제 값 내고 작품 보는 독자들에게 비판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하지 맙시다. 그건 타인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니까요. 비판조차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면 댓글을 아예 막아버리는 것도 한가지 방편이죠.
친작가, 친독자 이런 말 자체가 필요 없습니다. 굳이 누구 편을 들 필요가 있나요? 그냥 작가와 독자 양쪽이 당연히 가지고 있는 권리만을 보장해주면 됩니다. 내 작품에 대해 돈 주고 보는 독자들이 이런 저런 말을 늘어뜨려 놓는 게 꼴보기 싫다면 유료연재를 하지 마세요. 유료연재를 시작하는 순간이 바로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클래스 전환 하는 순간인 겁니다.
2000원 내고 김밥집에서 김밥 먹었는데 쓰고 짜고 새콤하면 음식이 이상하다고 클레임 걸 수 있는거고 100000만원 내고 스테이크 먹었는데 쓰고 짜고 새콤해도 음식이 이상하다고 클레임 걸 수 있는 겁니다. 내 돈 주고 구매한 컨텐츠에 대해 비평 할 수 있는 권리는 지불한 가격에 따라 차등적용되는 게 아니라 모두가 동등하게 가지는 거고 그 비평을 선별해서 받아들이는 건 작가의 권리라는 거죠.
누가 그러더군요. 2500원짜리 책 보고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 아니냐고? 아니에요.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2500원어치만 바랍니다. 그래서 비평하는 거고요. 2500원 정도만 해주세요. 작가 스스로 이건 2500원밖에 안 하는 싸구려 작품이니 많은 걸 바라지 말라 라고 말한다면 할 말 없지만 종이로 출판되지도 않는 인터넷 연재글이 권당 2500원이면 절대로 싼 가격이 아닙니다.
작가님들 비평이 두려우세요? 그럼 비평 받지 않을 만큼의 글을 쓰세요. 그게 아니라면 스스로의 멘탈을 강하게 만드세요. 작품에 대한 아쉬움, 애착이 없으면 아무도 비평 안 해요. 심지어 하차합니다. 라는 댓글 조차 안 답니다. 아쉬운 소리를 하는 이유는 “바꼈으면 좋겠다.” 라는 바람이 있기 때문에 쓰는 거니까요.
독자의 비평 할 권리 자체를 부정하지는 맙시다. 비난과 비판은 다르잖아요. 그게 고작 편당 100원짜리 독자라 할지라도 독자는 독자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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