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글쟁이고, 이래저래 악플에 안 당할 수 없는 처지라 치는 대로 두드려 맞고 삽니다.
이젠 익숙해져서 그냥 개무시합니다.
「열심히 손가락을 놀리시오. 나는 그 사이에 글이나 한 줄 더 쓰려오」라는 무통각의 경지입니다.
악플에는 몇 가지 패턴이 있더군요.
기본적으로 예의가 없는 댓글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거는 저쪽에서 저를 사람으로 안 본다는 뜻이니 저도 이쪽을 사람으로 안 봅니다. 그러니까 그냥 개무시하면 되는 댓글이죠(다른 독자분들이 보는데 기분 망칠까봐 저는 되도록 삭제를 합니다). 영양가도 눈곱만치도 없고.
여기에는 반말부터 욕설까지 무개념 포함입니다=_=;;
그리고 딱히 예의에 어긋나는 거 같지 않은데 「악의의 오라」가 느껴지는 댓글이 있어요. 이거 무지하게 거슬립니다.
그렇다고 또 뭐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대개는 다른 댓글에 의해 밀려서 사라지거나 합니다).
대처법은 역시 개무시.
그리고 지능형이 있습니다.
대개 자기가 잘난 줄 알고 있습니다(그런데 내용은 개털).
최근 독자인 나는 열나 잘났어~ 오라가 풍기는 댓글을 최근 몇 번 받아보았는데(말만 존대지 내용은 완전 반말이죠), 쓸데없이 잔말은 많은데 실은 텅 빈 깡통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토모에나게(앞으로 몸을 날리며 목을 팔로 걸어버리는 기술)를 먹이고 싶어지곤 합니다.
비평을 했으면 건져먹을 게 있어야지 도대체가 단순 마음에 안 든다고 이것저것 말도 안 되는 댓글을 다는데, 겸손의 탈을 쓰고 있는 글쟁이도 다 자기 성질이 있는 사람인지라 정말 웃음으로 대처하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웃어야죠. 안 웃으면 이쪽 인상이 망가지는데 말입니다.
최소한 지면에서만은 글쟁이는 「완벽에 가까운 자」로써 기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이래저래 악플 달건 말건 웃는 얼굴로 되도록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박멸이 안 되니까 청소를 그때그때 하는 수밖에요.
전 딱히 계몽이나 교육이란 단어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 정도로 성숙한 인간도 아니고 제겐 그럴 자격도 없죠.
그래서 악플 단 사람 혼낸다고 그 사람이 제대로 정신 차릴 거라곤 눈곱만큼도 믿고 있지 않아요.
악플 단 사람이 욕 먹고 칼 좀 맞는다고 정신 차리겠습니까. 오히려 성질은 성질대로 내겠죠. 애초에 좀 혼낸다고 성숙해질 인간이었으면 악플 같은 거 안 달 테고.
심장이 녹슬었습니다.
하도 찔리다 보니 경화되고 굳어진 거죠.
인간인지라 저는 악의에는 악의로밖에 대처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를 사람으로 안 보는 사람은 저도 사람으로 안 봅니다.
모 종교에서는 뺨 맞으면 반대편도 내밀라고 그러는데, 저는 그 정도로 희생정신과 인간애가 넘치질 않아서(그 발언을 한 구세주께서는 자기 민족에게 배신당했다죠?) 그럴 수가 없군요.
싸우지도 보듬지도 않습니다. 그냥 커뮤니케이션이 통하지 않는 외계의 생물로 생각하고 개무시할 뿐.
그런 겁니다. 씁쓸한 밤이군요.
그럼 좋은 밤 되시길 바라면서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p.s 사람이 사람으로 마주할 수 있는 날은 언제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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