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밤이 깊어가고,
문득 이런 이야기가 써보고 싶었습니다. 그냥 나름대로 글을 쓰면서 정해둔 목표라고 할까요, 다짐이라고 할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니 굳이 안 보셔도 됩니다.
어느 싸이트였던가요?
'장르문학'을 '불쏘시개'로 표현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네들 눈에는 순수문학과는 달리 심오한 철학도 없고, 어려운 단어도 많이 없는 판타지, 무협 소설이 그저 장작더미로 보였던 것이겠지요.
너무 우습습니다.
글이라고 해서 꼭 심오한 철학을 담아야 하고, 어려운 단어를 즐비하게 늘어놓으며, 치밀한 짜임새를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저는 장르문학이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명 문장을 써내고, 심오한 철학이 담겨 있는 글을 쓰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언젠가 이우혁 님이 말씀하셨다던가요? 저는 '작가'이기보다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습니다.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혹자는 말하더군요.
그저 '재미'만 추구했을 뿐인 글이, 뭐가 훌륭한 글이냐. 그래서 그런 글들은 불쏘시개에 다름 아니다. 라고요...
그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단지 '재미'를 추구하는 글이 왜 훌륭하지 못하지요? 마땅히 한글을 파괴한 것도 아니고, 문법을 무시한 것도 아닙니다. 한글로 이야기를 적어둔 것뿐입니다.
솔직한 말로, 그런 자들에게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는 당신들은 세상을 살면서 남에게 웃음을 준 적이 있느냐?
최소한 당신네들이 '불쏘시개'라는 글을 쓰고 있는 사람들은 그 글을 읽는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천, 수만의 사람들에게 일상 속에서 자그마한 웃음이라도 그릴 수 있게 한다. 남에게 웃음을 주는 일을 누가 감히 무시할 수 있다는 말이냐? 남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있는 일이고, 훌륭한 일이다.
위의 말이... 그나마 글쟁이로서의 제가 지니고 있는 '마음'입니다.
지금도 이렇게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저는 여전히 자판을 두드립니다.
예전부터 생각하던 것이지만, 워낙에 즉흥적으로 자판을 두드린 탓에 글의 두서가 없습니다. 하기는, 고민해서 썼더라도 그다지 나아지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장르 소설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이, 웃음을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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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연재 게시판에 올린 글인데, 그냥 다른 분들께도 한번쯤 말씀드리고 싶어 연재한담에도 올려봅니다.
하기는... 고무판에 장르소설을 '불쏘시개'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냥 올려 봅니다. 그냥요...
모두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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