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소설을 읽는 재미

작성자
lee
작성
05.11.29 08:09
조회
498

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재미를 느낍니다. 그리고 그 재미 때문에 우리는 글을 보는 것일 테지요. 그런데 우리는 어떤 점을 보고 글이 재미있고 없고를 따질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글의 주인공과 주변인물들, 글에서 벌어지는 사건 및 소재, 그리고 인물들의 진부한 대사가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 그리고 흥분을 느끼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멋진 대사가 있는 소설에 대해서 끌적여보고자 합니다.

인물들이 말하는 대사는 이야기를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함과 동시에 그 인물이 어떠한 인물인지를 보여주는 기준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사 한번 잘해서 인기타고 엑스트라가 조연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고, 대사 한 번 잘 못해서 제명에 죽지 못하는 안타까운(?) 엑스트라들도 있습니다.

제가 읽었던 소설중에서는(그리 많지는 않지만...) 대사가 진국인 소설 중 최고를 뽑으라고 한다면, 아마 가우리님의 강철의 열제나 무영자님의 무적사신이 되지않을까 합니다.

강철의 열제, 칼데꾸마(?) 넘치는 우리의 열제폐하나 걸쭉한 함경도 사투리(맞나?) 연발하며 부하굴리는 쌍둥이, 그리고 구라쟁이 계웅삼, 이밖에 여러인물들이 부대끼며 이어나가는 이계이야기. 간간히 들려오는 부하굴리는 소리와 서로 다른 문화로 벌어지는 해프닝들을 보면서 정말 독자들을 웃음짓게 만드는 좋은 작품입니다. 물론 위에 언급한 것이 이작품의 다가 아닙니다. 제가 진정 언급하고 싶은 것은 고진천이 나약한 이계를 향해 외치는 강대한 가우리의 사상과 그들의 대사입니다.

"네놈은 죽어 화려한 천상을 원하느냐!"

"그런 썩은 생각으로 왕으로 자처 했다는 말이냐!"

"왕좌의 화려함속에 가려진 진실을 아느냔 말이다!"

"나 열제의 한마디에 무수한 목숨이 사라진다. 네놈의 판단으로 인해 백성이 굴복하고, 백성이 싸우기도 한단 말이다! 지존의 자리의 화려함 속에는 그 무수한 피가 있는 자리라는 것을 진정 모르느냐!"

"기억하라! 지존의 화려함은 지옥을 향해 달려가는 이의 살아생전 누릴 수 있는 마지막 호사라는 것을! 전쟁에 나아가 무기를 들어 죽이는 병사의 업화를 대신 등에 짊어지는 그 대신이라는 것을 말이다!"

"만인의 지존인 열제라는 자는 그렇게 지옥을 향해 달려드는 한 마리의 부나방일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나는 이보다 더 한 일도 할 수 있다. 어차피 지옥에 갈 일. 못할 일이 무엇인가. 그것을 두려워한다면 그것은 이미 지존이 아니다."

"지존이고 싶은가?"

"그럼 나와 지옥에 가자."

몬스터를 통해서 노예를 다루는 열제를 비판하는 일세인왕을 보며 열제께서 날리신 대사들. 자신의 자리를 누리려 하지않고 그 자리에 대한 책임이 주는 무게를 아는 자가 얼마나 있을까요? 이대사를 읽으면서 정말 전율했습니다. 모두가 지존이기를 바라나, 지존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혈채를 그들은 알까요? 지존의 자리에 올라서도 그들이 흘려야하는 피를 그들은 알까요? 아! 정말 진천의 이 대사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뭐랄까, 포스가 느껴진다라 해야되나? 그러한 느낌이 가슴깊이 새겨지더군요.

"신, 가우리의 창과 방패가 되어...."로 시작하며 충성의 맹세를 다지는 가우리의 제장들의 모습.(대사를 전부다 알지 못한다는....-.-;;;) 읽어보신 분들만 아는 흥분이며 전율입니다. 가슴에서 울려퍼지는 진정한 감동의 물결.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소설을 읽어보았지만 이러한 감동을 준 적은 없었습니다.

무적사신. 오만하기 그지없고 냉혈한에 철저한 하대만을 하는 오만한 파타시 여왕님(난 여왕신교도가 아니야~~.......-.-;;;), 머리의 뇌까지 근육에다가 돌로 된 일편단심 철방 망이, 끈끈한 우정의 여장남아 금호와 남국이, 존재감 사라진 천재, 숨겨진 XX XXX인 천무(성은 크란 이름은 무라는.....쿠탕탕탕탕) 인원은 휠씬 적습니다. 하지만 느껴지는 대사의 포스는 절대로 부족하지 않더군요.

"내 이름은 파타시."

"성은 없다."

"힘을 원하는가."

"대신 나를 따르라."

"청하지 않는다. 다만 명할 뿐."

사신 파타시, 지금까지 읽어본 소설의 주인공 중에서 오만함에 있어서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차지할 만한 인물이죠. 간교하고 강대한 악마를 상대로도 반말로 상대하며 불멸자를 상대로 명한다고 할 정도로 오만한.... 냉혈한에 이기적임을 뛰어넘어서 철혈로 가득찬 사신에게서는 감동적인 대사를 찾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사신만의 포스넘치는 대사는 무적사신만의 매력입니다.

"대형은, 너희를 대형의 제자로 대하라 명하셨다. 내가 어찌 대형의 제자를 버릴까."

"소제 철방! 천지신명께 대형만을 따르기로 맹세했습니다!"

철방, 엑스트라인 산적두목으로 나왔다가 주연급 조연이 된 횡재한 인물. 죽었을때, 독자들이 살려내라고 극성을 부려서 업그레이드되어 되살아난 인기만점의 케릭터죠. 철방은 무식합니다. 그래서 하나밖에 모르고 그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합니다. 살수들의 추격에서 사신은 그를 버렸다가 다시 찾아왔을 때도 그는 충성을 다짐하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시귀로서의 본연의 충성대상인 시귀의 군주를 향해서도 오직 대형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며, 일편단심을 보여준 철방의 대사는 걸쭉하면서도 진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소설들이 나오는 시점입니다. 소재가 특이하고 인물이 다양하고 여러가지 좋은 소설들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정말 수작들은 희박해져가는 것 같습니다. 진정 대사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고, 인물에 세심한 정성을 기울이는 진지한 소설이 줄어드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아무쪼록 시장이 나아지기만을 바랍니다.

추신 : 근데 혹시 또다른 대사가 진부한 소설을 아시는 분은 추천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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