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탁영산
작성
05.07.18 21:05
조회
2,086

읽기만 하다 직접 글을 쓰다 보면

많은 것을 느끼게 되더군요.

그 중의 하나가 죽음의 처리 문제였습니다.

무협물을 보면

깐죽거리다 죽는 놈, 겁내다 죽는 놈,

시범 케이스에 걸려 죽는 놈,

괜히 옆에 있다 죽는 놈, 줄 잘 못 서서 죽는 놈 등등..

작품에 따라 틀리겠지만 보통 한 권에서

작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이 죽어나가죠.

문제는 대부분이 주인공에 의해서 죽는 편이라는 거죠.

그래서 성격이 좀 다중 인격적인 주인공이 나오면

(이게 요즘 한 물 가기는 했습니다만)

그 무협물은 거의 피의 향연을 벌이고는 하죠.

근데 제가 무협을 쓰다 보니

사람을 못 죽이겠더군요.

성격 탓도 있겠지만

세상의 한 개체로서 살고 있는 나란 존재는

무협의 주인공보다는

주인공의 손짓 한번에 죽어 나자빠지는

이름없는 무명소졸에 가깝더군요.

힘도 없고,

능력이 있어도 오를 수 있는 계단은 좁고

사람으로서 최소한 해야 하는

기본적인 의무는 어깨에 쌓여 있고...

그러다 보니

감정 이입이 주인공으로 되는 게 아니라

주인공에서 당하는 사람에게 많이 되다 보니

가급적 사람을 죽이는 장면은 피하게 되더군요.

무협은 환상이라는 명제와,

현실을 살아가는 실존의 문제가

글을 쓰면서 자꾸 충돌하게 된다고나 할까요..

눈 딱 감고 모조리 쓸어버릴까,

어차리 뻥인데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현실의 반영인데 하는 생각도 들고..

어차피 무협이 뻥인데

현실에서 못 죽인 놈들 통쾌하게 죽이면,

카타르시스도 느끼고 얼마나 좋겠냐 하는 생각도 들지만,

돌아 보면, 다 살아가는 이유가 있는데

주인공 하나 때문에 '켁!' 이거 하나 세상에 남기고

죽어가는 사람들도 애처롭습니다.

주인공도 살아가는 이유가 있다면,

그들도 당연히 살아가는 이유가 있겠지요.

여러분은 주인공이십니까?

아니면 주인공의 비웃음 속에 죽어가는

별 볼 일 없는 무명의 소졸입니까?

전 무명의 소졸입니다.


Comment ' 28

  • 작성자
    Lv.1 야천화
    작성일
    05.07.18 21:08
    No. 1

    으음.._-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Juin
    작성일
    05.07.18 21:13
    No. 2

    전 주인공이고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5.07.18 21:14
    No. 3

    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악플쟁이
    작성일
    05.07.18 21:15
    No. 4

    무협의 주인공이 반드시 강해야 하는건 아닙니다.
    취향에 맞는 글을 적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파기
    작성일
    05.07.18 21:20
    No. 5

    제 생각도 주인공이고 싶은 무명소졸같은 ;; orz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Deep]
    작성일
    05.07.18 21:23
    No. 6

    김현영씨의 소설 봐보세요
    한 작품당 죽는사람 거의 없습니다.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백린(白麟)
    작성일
    05.07.18 21:24
    No. 7

    글을 쓸 땐 철저하게 주인공이 되려 노력중입니다.

    그래서 아예 배경을 머릿속에 그리고 삽입하는 대화도 다른 사람과 하는 것처럼 상상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가능하더군요. - 그렇지만 다중인격자는 아닙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나팔바람
    작성일
    05.07.18 21:25
    No. 8

    왜..꼭 죽인다는 생각만 하십니까?
    주인공은 대체로..좋은 편이고 죽는놈은 나쁜편이니까..
    나쁜놈 근맥 절단하고, 단전파괴하고, 머리가 똑똑한 놈이면 훗날에 복수할수도 있으니까...머리에 충격을 줘서..덜떨어진 놈으로 만들면 생명도 살리고 은원걱정도 없고. 그야말로 금상천화 아닙니까?
    귀찮다고 뎅강~하는짓은 참말로 웃기는 짓이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수]설화
    작성일
    05.07.18 21:35
    No. 9

    주인공이라고 특별해야만 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
    주인공을 무명소졸이나 소설속의 무적막강등 어떻게 생각하셔도
    뭐라 할말은 없지만..^^a
    소설 속 이야기도 다 다르고 현실의 삶도 다 제각각 다릅니다.
    각자 자신의 삶에서 주인공은 본인아니겠습니까?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월영신
    작성일
    05.07.18 21:39
    No. 10

    오랜만입니다, 수설화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백린(白麟)
    작성일
    05.07.18 21:41
    No. 11

    오랜만입니다. 론사부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탁영산
    작성일
    05.07.18 21:41
    No. 12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진리가 뭐냐면
    '나도 좀 먹고 살자'입니다.
    이런 것에는 어떤 신념이나 이상 이데올로기도 안 통합니다.

    그런 분 앞에서는 차라리 경외감을 많이 느끼죠.
    얼마나 비장한 말입니다.
    인간이 인간답기를 표현하는 마지막 마지노선이기도 하죠.

    주인공은 과연 저 극한까지 몰려서 사람을 죽일까요?
    무명소졸은 저 비장한 일몰을 몰라서
    몇 십 년 인생 '켁!'이란 비명소리 하나 남기고 죽을까요?

    주인공이 좀 죽여도 상관없다면,
    저런 경외감을 차라리 느낄 수 있는 분들이 주인공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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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봉노
    작성일
    05.07.18 22:01
    No. 13

    그래도 죽어야 할 넘은 죽는 것이...그 넘이 살아나 더 많은 선량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고려한다면...그리고, 그 시대가...요청하고, 현 시대의 독자가 바라는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봉노
    작성일
    05.07.18 22:09
    No. 14

    위에서 언급이 되었지만, 김현영 작가의 소설류나, 고무판 연재중인 철중쟁쟁 같이 사람이 죽지 않고도 재미있게 전개가 된다면, 물론 금상첨화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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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두달수
    작성일
    05.07.18 22:28
    No. 15

    하나를 베어 만명을 구하는 죽임이 있고

    반대로 백명을 베어 만명을 죽이는 죽임이 있죠.

    전자는 하나가 지옥에 가서 만명을 구하지만

    후자는 하나는 구천 지옥에 가고 백명이 지옥에 가고 따라하는 백명도 지옥에 가고 만명도 지옥에 가니까 ... 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탁영산
    작성일
    05.07.18 22:36
    No. 16

    두달수님 근데 문제는 뭐냐면
    님의 말씀대로 아주 세속적인 이념을 가진 주인공들이
    남을 죽일 때는 도가와 불문의 이상을 씨부렁거린다는 거죠.

    나이 먹은 작가가 다 조장해 놓은 건데,
    한 마디로 장르 문학을 죽이자고 작정한 거죠.
    저 혼자 잘 먹고 잘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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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 moa
    작성일
    05.07.18 22:47
    No. 17

    님말대로 어차피 다 뻥인디 뭘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세요? ; ; ; ; ;
    현실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무협을 보면서, 게임을 하면서
    그렇게 푸는거죠, 뭐;
    그리고 무협에서 사람이 죽는것도 사람이 죽는다기 보단
    게임같은걸 하면서 적을 쓰러뜨린다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런 기분이지 무협에서 사람죽는다고 그게 진짜
    죽는건지 -_-;;;..
    무식하다고 하시면 할말 없습니다, 전원래 이래요 -_-;;;;;;
    무협이 무슨 철학책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는지 저로서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성정하
    작성일
    05.07.18 22:57
    No. 18

    무협도...
    심각해지면 더 좋은 작품이 탄생할 수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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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탁영산
    작성일
    05.07.18 23:22
    No. 19

    혈라인님

    게임도 언젠가는 철학이 됩니다.
    포스트 모더니즘이 뭐 처음부터 대단해서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죠.
    독자들도 나름대로 생각하는 방향이 있는 것이죠.
    게임의 초기와 지금은 얼마나 다릅니까?
    성공하는 사람의 10가지 습관은 그저 처세술이 아닙니다.

    성정하님

    심각해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인간의 문제를 인간의 문제로 다루자는 거죠.
    애들 코 묻은 돈 먹자고,
    사랑도, 슬픔도, 인간의 감정이 모두 거세된
    짐슴 같은 사람을 죽이는 것은 말도 안 되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봉노
    작성일
    05.07.18 23:37
    No. 20

    우스개 소리입니다.

    사랑도, 슬픔도, 인간의 감정이 모두 거세된
    짐승 같은 사람을 죽이는 것은 말도 안 되죠 에 대하여,

    흠 움직이지만 않는다면 완전히 식물인간인데...
    이걸 안락사시켜 말어?^^;;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8 오기묘
    작성일
    05.07.19 00:42
    No. 21

    바가바드 기타의 말을 잠깐 옮겨적어봅니다.

    ......그대에게 아무 쓸모도 없느 실의가 명예롭지도 않거니와
    그대 머리 위 천당문을 닫아버릴 그 위태로운 생각이, 어디서 그대에게
    왔더란 말인가?

    ...무리력에 굴복하지 말지어다. ...마음의 유약함을 벗어던지고 일어날지어다. 오, 원수를 쓸어버리는 자여.

    ......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고 죽는 것은 반드시 태어나느니, 그러므로 피할 수 없는 것을 뉘우쳐서는 안되느니라.


    ......그대가 피할 수 없는 그대의 임무를 보아라. 군인에게는 정의로운 전쟁보다 더 높은 선이 없느니라.

    ......자기에게 천당문을 활짝 열어줄 싸움터에 부름받은 군인은 행복한 자로다.

    ...만일 이 의로운 전쟁에서 싸우지 않고 그리하여 그대의 임무와 명예를 포기한다면, 그대는 죄를 짓게 되느니라.

    ......명예를 아는 사람에게는 불명예가 죽음보다 더 고약한 것이로다.

    ......죽임을 당하면 하늘을 얻을 것이요 승리하면 땅에서 즐거움을 누릴 터인즉, ~아들이여, 일어나서 싸우기로 결심할지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광천거미
    작성일
    05.07.19 00:51
    No. 22

    무협은 한마디로 현실세계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대신 하게 만드는 매개체인 동시에 상상의 나래르 펼치게 해주죠..
    탁영산님의 말대로 사람이 사람을 너무 쉽게 해할수 있게 되는게 예전이나 요즘이나 소설에서 보여주는게 마찬가지 입니다.

    무협소설은 말그대로 허구다.. 역사적 사실이 아주 조금 섞인
    무협소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권선징악,, 무협소설을 소설로써, 힘겨운 현실을 잠시 벗어나게 해주는 그 이상의 무엇을 기대한다는 자체가
    어이없네요... 사람이 죽는, 처벌하는 글을 읽는다고, 현실에서 칼춤추고 그러지 않습니다.. 아.. 재밌게 읽고 즐거우면, 그만인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탁영산
    작성일
    05.07.19 02:14
    No. 23

    광자 그게 바로 무협의 슬픔이지
    너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어딨게냐?
    그런데 읽고 있는 놈이 있다는 거지..
    그게 비웃음 당하는 거고
    내 말이 틀렸냐?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ㄴ ㅑ 쿠
    작성일
    05.07.19 09:24
    No. 24

    '자신에게 충실한 것 이상으로 남에게 충실할 수 없고
    자신에게 충실한 것이 남에게 충실하는 것'이라고 읽었습니다.
    (여기서 자신에게 충실한 게 어떤건지
    알고픈 분은 '신과 나눈 이야기'를-_-;;)

    작가는 글을 통해서 독자와 관계맺고.
    관계의 목적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그 관계는 어디까지나 구속일뿐.

    결국엔 작가는 작가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써야한다라고 정리되네요-_-;;

    소설이라는 장르에서 독자들은 글에서 간접적인 경험을 하고
    주인공의 행보에 가슴아파하든지, 기뻐하겠지요.
    군데군데 있는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것을 중요히 여길수도, 다른 부분에 집중할 수도 있구요.

    여하튼, 어쨌든, 하여간 제가 하고픈 말은...
    작가님 맘대로 -_-乃

    평생 같은 스토리를 쓸 것도 아니고
    실험도 해보는 게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글이라곤 안 써봤지만 *-_-*)

    그리고오오오....

    이런들 저런들 작가가 잘 쓰느냐라는 문제가 남는다는게
    포인트-_-+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ㄴ ㅑ 쿠
    작성일
    05.07.19 09:28
    No. 25

    탁영산님의 리플에서..
    두달수님 근데 문제는 뭐냐면
    님의 말씀대로 아주 세속적인 이념을 가진 주인공들이
    남을 죽일 때는 도가와 불문의 이상을 씨부렁거린다는 거죠.

    아=_= 이거 딱 보니까 기억나는게
    월인님의 '두령'..
    허락안받고 조금 올립니다.

    "인간의 내면은 선(善)과 악(惡) 두 가지 양면성을 가지고 있소!
    그중 무공은 악의 부분의 필요에 의해 생겨나오! 심신의 수양이
    니 자기 완성이니 하는 것은 포장일 뿐이지 결국 무(武)의 근원
    (根源)은 마(魔)이오! 선(善)의 부분은 결코 칼을 필요로 하지 않
    소!"

    "......"

    "이 검결은 어쩌면 가장 근원적인 칼부림이라 할수 있소"

    "......."

    "칼을 든 이상 그리고 그 칼을 더 날카롭게 하기 위해 불철주야
    로 연무하는 이상 언젠가는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서는 필연적으
    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검결이오! 악마의 검결이니 지옥의 칼이
    니 하는 것은 다 허식일 뿐이오! 당신들이나 내가 들고있는 칼
    자체가 악마일수도 있으니까!"

    멍하니 풀린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사람들의 가슴속으로
    천호의 무심한 음성이 흘러들었다.
    이미 도를 넘어선 격정 속에서 기력을 상실한 그들은 더 이상
    어떤 변화도 없이 그 음성을 듣고 있을 뿐이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ㄴ ㅑ 쿠
    작성일
    05.07.19 09:30
    No. 26

    ======우두머리 원숭이 이야기======

    옛날에....

    어떤 나그네가 숲 속을 여행하다 큰 나무 밑에서 잠시 쉬고 있었소!

    그때 마침 한 무리의 원숭이 떼가 나그네가 등을 기댄 나무위로
    건너와 놀기 시작했소!
    한참을 무심히 원숭이떼를 구경하던 나그네는 아주 이상한 점을
    발견했소!

    대개의 경우 무리의 우두머리는 가장 힘세고 큰 젊은 원숭이가
    맡는 것인데 유독 그 무리의 우두머리는 늙고 체구도 작은 원숭이였소!
    그렇지만 그 어떤 크고 힘센 원숭이도 그 늙고 왜소한 우두머리에게
    복종과 공경을 아끼지 않았소!

    그 점이 너무 궁금한 나그네는 그곳에서 여장을 풀고 며칠동안 그들
    무리의 원숭이 떼를 관찰하기 시작했소 며칠 뒤 나그네는 그 이유를
    차츰 차츰 알 수 있게 되었소!

    그 무리의 원숭이들이 먹이를 구할 때면 가장 높고 가장 위험한 곳에
    있는 과일은 언제나 그 왜소한 우두머리 원숭이가 따서 다른
    원숭이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었고 다른 무리들의 원숭이 떼들과
    싸움이 일어날 때면 그 우두머리 원숭이는 항상 제일 앞에 서서
    자신을 돌보지 않고 싸웠소!

    그리고 어느 날 한 어미 원숭이가 다른 무리의 원숭이 떼에게 새끼를
    빼앗겨 울부짖을 때 그 우두머리 원숭이는 홀홀단신으로 뛰어들어
    피투성이가 된 채 새끼를 구해와 어미에게 돌려주었소

    그렇게 상처를 입은 후 더 이상 무리를 이끌 수 없게 되자
    그 우두머리 원숭이는 날이 밝기 전 아무도 몰래 무리 곁에서
    사라져 다시는 그 무리들 속에 보이지 않았소!

    사람이든 짐승이든 우두머리의 길이란 마찬가지라 생각하오!

    누가 옳고 누가 그런지 이젠 정말 모르겠소!

    난 단지 진정한 우두머리의 자격이 있는 사람을 따르려 할 뿐이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ㄴ ㅑ 쿠
    작성일
    05.07.19 09:30
    No. 27

    월인님 두령 완결 후기
    '두령'을 끝내면서

    아주 오래 전에 어느 책자에서 우두머리 원숭이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덩치도 왜소하고 나이도 많이 든 못난이 원숭이였지만 누구보
    다도 더 훌륭한 우두머리의 길을 걸어간 두목 원숭이의 글은 언
    제나 내 가슴 한 구석을 떠나지 않았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 우두머리 원숭이는 내 가슴 한 구석에서
    점점 가슴 복판으로 자리를 옮겨왔고 그 형상도 구체화되어갔다.
    어느 날 문득 무협이라는 무한한 공간을 통해서 그 우두머리
    원숭이를 살려내고 싶었다.

    이제껏 제일 길게 써본 글이라고 해 보아야 원고지 열 장 내
    외의 독후감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무협에 대한 지식 역시 팔
    방풍우나 태산압정이 태극혜검보다 훨씬 고강한 무공으로 알고
    있던 나에게 그런 결심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불가사의한 일
    인 것 같다.

    그 우두머리 원숭이를 쫓아 숨을 헐떡이며 자판을 두들긴 지
    난 몇 개월은 지독한 부담과 또 지독한 열망의 시간이었다.
    처음부터 틀을 정하지 않고 그냥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기행
    문처럼 써 가면 편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두령은 서장부터 우두머리 원숭이라는 틀을 정하고 그 틀을
    벗어나지 않게끔 모든 상황들을 이끌어 갈려고 하니 그동안 수
    백 번도 더 옆길로 빠지려는 구절들을 가차없이 난도질했고 억
    지로 틀 속에 끌어 담기도 했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무리가 있
    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젠 미흡하나마 내 가슴속에 있던 그 우두머리 원숭이를 세
    상 밖으로 끌어내었다.

    아쉬움은 많지만 행복하다.

    그 행복감을 독자 여러분들과 조금이라도 같이 할 수 있다면
    두 배로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월인(月刃) 배상.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ㄴ ㅑ 쿠
    작성일
    05.07.19 10:07
    No. 28

    사실 제 리플들은 2%정도의 압박이 담겼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쪽지 보낸 걸 후회합니다-_-;;
    ..정말 작가님 진심의 길을 가시기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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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89 한담 추천~~~~ 합니다 [장왕.곤] +1 Lv.56 EverQues.. 05.07.19 29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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