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이도 때론 실수한다
오늘 오랜만에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잠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하철이 가끔 그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지상으로 다닐 때가 있는데, 그때 옆으로 물은 흐르지 않고 그저 젖은 흙과 약간의 잡초가 듬성한 땅을 보았습니다.
그곳에는 군데군데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에 탄 흔적들이 있더군요.
어릴 때 크지도 작지도 않은 섬에서 자랐습니다.
무언가를 불태우려면 소방서나 경찰에 신고한다는 건 생각하지도 못할 정도로 태우고 싶은 건 언제든지 태울 수 있는 그런 곳이었죠.
하지만 학교를 위해 서울에 산 이후, 무언가를 태워본 기억이 드물군요.
남이 보지 말았으면 하는 것들이야 찢어버리거나 혹은 내것이라는 흔적을 지우고 버리면 그것은 태우는 것과 다를 바 없겠지만, 그래도 때로 살면서 깨끗이 태워 그 흔적을 지워버리고 싶은 것들이 생길 때도 있죠. 물론 소방서나 경찰서에 알리지 않고 홀로 그 불빛을 보고 싶은 그런 것들이.
부쩍 요즘 들어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나는군요.
ps. 한국축구 월드컵 진출 축하.
정경호...잘했지만, 오버는 자제하길. 그러다 다시 욕먹을라.
박주영은 '천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말한 '스트라이커는 골냄새를 맡을 줄 안다'는 말에 그나마 한국에서 가장 근접한 선수가 아닐까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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