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글을 쓴다는 것'에 매혹되어서 거의 제정신이 아니던 때였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이 글로 이루어져 있다는 상상까지 하던 때였지요.
그 즈음 톨스토이의 유명한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글은 무엇으로 쓰는가...라는.
그 때도 해답은 구하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알지 못하지만, 혹시 이게 아닐까 싶은 거 하나쯤은 겨우 거머쥐었습니다.
즐거운 마음.
코끝에 땀방울이 맺혀 반짝거려도 한 점 피곤함은커녕 오히려 더욱 즐겁게 몰두하고, 침혹되는 그런 마음...
한평생 그런 마음을 갖고 글을 쓸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건 처음 잠시의 신열처럼 홀연히 다가왔다가 또한 홀연히 스러지고 마는 듯 합니다.
그 뒤로는 마음보다는 머리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독자를 위해서 글을 쓰는 방향으로 변해가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약간은 슬퍼지는 발견이지요.
하지만, 처음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의 매혹적인 시간들은 언제까지나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문득문득 그리워하면서 아득한 미소를 짓기도 합니다.
마치 첫사랑의 날카로운 기억과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우움...사설이 무진장 길었네요.
첫사랑을 조우한 충격에 떠버리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유연재란에 보시면 가영이 님이 쓰신 글이 있습니다.
제목은 광묘(狂猫).
저로 하여금 그 아름답던 기억을 되새길 수 있도록 해 주는 글이었습니다.
이제 겨우 다섯 편.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릅니다.
끝까지 다 쓸 수 있을지, 좋은 글로 완성될지...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문장 하나, 단어 하나, 쉼표 하나...그리고 담담히 그려지는 인물들의 모습에서 그 아름답게 반짝이는 땀방울이 느껴집니다.
올올이 담겨진 마음이 묻어납니다. 글쓰기에 도취되어 자신도 모르게 몰입되는 그런 즐거운 마음입니다.
오직 마음으로 쓰는 글은 언제나 아름답지요.^^
분한 건, 가영이 님의 나이입니다.
제 스물 다섯 살 때보다 지금의 가영이 님이 더욱 산뜻합니다.
가영이 님은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것 같은뎅...
질투라고 한다면 좀 우스울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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