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미리보기에 관한 글을 보았습니다.
미리보기 분이 150편이나 쌓여 있으니 이상한 박탈감이 든다.
이해할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그런 생각 하실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리 보기 분이 150편이나 쌓여있으니, 뒤쳐진다는 느낌이 드셨을 수도 있고, 한담란에 그런 감각에 대해 언급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그냥 가볍게 덧글을 남기고 지나가려다가 제 덧글 바로 밑에 달린 덧글을 보았고, 속된 말처럼 피가 거꾸로 솟았습니다.
미리보기를 의료서비스나 복지 등에 비유한 얼척없는 발상은 둘째치고,
무료/유료 독자를 차별대우한다. 관심과 배려가 부족하다-
이런 말들로 저를 매도하고 있었으니까요.
억울하고 답답했습니다. 정말 울화가 치밀었습니다.
독자를 차별대우한다.
제 글을 읽는 분도 아니고, 제 글을 읽어본 적도 없는 분이 그렇게 절 재단하니 미칠 것 같더군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 문피아에서 무료 연재로 완결 지은 글이 꽤 됩니다.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도 계시고, 그러다보니 눈에 익은 닉네임이 덧글란에서 보이면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이번에 미리보기 연재를 시작하니 기존 독자분들 중에서도 미리보기 분을 보시는 독자분들이 계셨고, 그렇지 않은 독자분들도 계셨습니다.
저도 사람이다보니 처음에는 섭섭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보다는 그래도 이 분들이 계속 내 연대기와 함께하고 계시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미리보기 분을 볼지 안 볼지는 순전히 독자분의 선택이시기도 하니까요.
매 달 종이책 기준으로 반권 가까운 무료분을 풀어가며 매일매일 꾸준히 글을 썼습니다.
미리보기를 시작한 이후 석 달이 넘는 기간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하루 평균 만자 가까운 글을 썼습니다.
미리보기 분에서 독자분들 반응이 좋은 화, 제가 쓰면서 좋았던 화를 보며
‘이게 나중에 무료분으로 풀리면 무료분 독자분들은 어떻게 반응하실까?’ 같은 상상을 하며 즐거워했던 적도 있습니다. (무료분을 보시는 독자분들이 훨씬 더 많으시니까요.)
그렇게 그냥 성실하게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독자를 차별대우 한다느니, 관심과 배려가 부족하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성실하게 매일매일 글을 썼던 것이 잘못이었을까요?
회의가 들었습니다.
정말이지 억울하고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았습니다.
한담란에서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은 결국 제살 깎아먹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덧글을 달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독자를 차별한다니요.
올해 문피아에서 무료 연재로 완결본 글이 하나 있습니다. 출판제의도 있었고, E북 출간 제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민 끝에 결국 무료 연재로 완결을 보았습니다.
애당초 무료 연재로 가겠다고 독자분들에게 약속도 했고, 당시에는 결제 시스템이 미비해서 E북화 되면 해외에서 보시는 독자분들이 글을 읽으시는데 어려움이 많으셨으니까요.
지금 쓰는 글을 플래티넘 유료연재가 아닌 미리보기 연재로 한 이유는 당시 상황상 혹여라도 연재 주기를 지키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지금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를 안 좋게 보실지도 모릅니다만,
그만큼 독자분들과의 약속을 소중히 여기고, 독자분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유료/무료 독자를 차별한다. 관심과 배려가 부족하다.
제가 왜 저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저 답답하고 화가 날 따름입니다.
간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무척이나 흥분한 상태인지라 어쩌면 몇 시간 뒤에는 후회할 글을 올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너무 답답하고 가슴이 아파서 한담란에 한담을 쓰게 되었습니다.
* 자섬풍님과는 쪽지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애당초 서로 공격할 의도가 없고, 서로의 생각을 잘 알았기에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 글도 자섬풍님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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