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보면 충분히 그런 설정 없이도 글의 진행이 가능할 듯한데 많은 글들이 통일하다시피, 잘살고 있던 사람이 갑자기 사고를 당하면서 이계로 넘어가는 설정으로 시작이 되더군요.
요즘 추세가 그래서 그런걸까요? 이렇게 시작하는게 대세라서?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글을 보면 충분히 그런 설정 없이도 글의 진행이 가능할 듯한데 많은 글들이 통일하다시피, 잘살고 있던 사람이 갑자기 사고를 당하면서 이계로 넘어가는 설정으로 시작이 되더군요.
요즘 추세가 그래서 그런걸까요? 이렇게 시작하는게 대세라서?
전 오히려 거꾸로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모든 장르소설에 한국인 주인공을 넣었으면 좋겟군요.소설은.특히 장르소설은 재미와 쾌감이라는 요소에 좀더 치중하였으면 합니다.차원이동 설정을 넣으면 순수히 대리만족과 현실도피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더 감정이입이 쉽도록 할 수 있을 것이고,그럼으로 인해 소설전체의 완성도에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설정만 해놓고 맥거핀으로 취급하면 그만입니다. 훌륭한 순수판타지 소설을 쓴 후 ,앞장에 그는 대한민국의 백수였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죽었는데 판타지세계에 환생하여 자랏다 뒷장에 그리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 or 대한민국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잘 살았다 두장 써갈겨 놓으면 완성도와 대중성 둘다 잡은 장르소설이 되는거죠.
가장큰 이유는 작가도 독자도 그런 욕구를 가지고 있어서 겠죠. 기존 전통 판타지를 제외하고 양산형 판타지가 되면서 등장한 양산형 작가와 독자층의 경우 현 시대의 암울한 배경에서의 성장을 작가 혹은 독자의 위치로 가지고 시작하니까요. 노력한다 해서 빠르게 능력이 느는 것도 아니고 그 과정은 힘들고 해봐야 결국 정체된 현 사회에서는 위로 올라가기 힘들죠. 그런 욕구가 작가에게도 또 읽는 독자에게도 있기 때문에 그런류의 작품들이 우선 쓰고 싶고 시선을 끌기도 쉽운 거겠죠.
개연성이나 설명 부분은 솔찍히 저도 그냥 넘어가서 먼치킨 되는 거 싫어 합니다. 하지만 앞의 몇권을 보는 건 그냥 잠깐의 자위와 새로운 배경이 있나 하고 들여다 보는 것 정도의 흥미이죠. 마치 신작 게임이 나오면 10렙 정도 키워 보고 접는 것 같은.
또한 독자층이 워낙 많은 양의 그런 류 작품을 접해와서 아무리 잘잡힌 개연성이라 한들 주구장창 설명하는 걸 그리 좋아 하지도 않을 뿐더러 시선을 끌어야 할 1권에 넣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고요. 초창기 로도스전기 라던지 반지의 제왕같은 작품에 오크가 뭔지 마나가 뭔지 하나하나 설명했던 시절이 있지만 이젠 그러지 않는 것 처럼요.
대체역사든 판타지 이계물이든 현대판타지든 다 마찬가지겠죠. 그런류 책을 보는 건 그저 그런 욕구를 자위하기 위한 그 정도 이기 때문에 딱히 작품성도 기대 하지 않고 잠깐 신나게 보다 뻔하네 하고 욕하고 안보는 용 인거죠.
이런류의 소설을 좋아 하기도 하고 몇몇 작품은 답지 않은 작가의 필력으로 끝까지 보게 되는 작품들이 많습니다만, 솔찍히 초창기 드래곤라자와 같은 순수 판타지(순수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지만)를 더 좋아 하지만 이미 20년 가까이 수많은 작품이 나왔기에 신선함이 떨어 진다 랄까요.
사실 소설들 모두가 가지는 매력이겠지만. 특히 판타지의 허구성은 현실 소설에서 하지 못하는 세계관을 가져올 수 있다는게 매력이죠. 극단적인 이성의 엘프. 극단적 감성의 드워프. 부나방 처럼 욕구를 추구하며 살아 가는 인간. 적으로 규정하는 오크등의 종족, 극단적 지성의 드래곤 등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특정의 한 부분을 제거 하고 다른 부분을 극단적으로 몰아 감으로써 인간을 비춰 볼 수 있는 좋은 소재이죠. 또한 중세라는 불안정성과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이 허용된다는 점도 현실에서 쉽게 할 수 없는 새로운 관점을 열어 주기도 하니까요.
많은 양산형 소설이 생기면서 기존 유럽 판타지(신화및전설)과 일본의 판타지가 섞여 생성된 한국 형 판타지 세계관은 나름의 매력이 있긴 하지만, 역시 위와 같은 설정을 무시한 그냥 이쁜인간에 정령술 좀 하는 까칠한 인간 같은 엘프와 물건 잘만들고 맥주 좋아 하는 드워프. 짱 쎄든 장난을 좋아 하는 만만한 드래곤 등을 만들어 버렸죠.
모 소설에서 처럼. 인간은 주변의 것을 자신의 위치로 끌어 내리는 능력이 있는듯.. 그래서 기존의 매력을 가지고 있던 이질성의 판타지 라는 장르가 그냥 그런 이야기의 소설이 되어 버린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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