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쓸 때 시점에 신경 써야 하는가?
글을 쓸 때 시점을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글 쓰기 전에 누구의 입으로(눈으로) 쓸 것인지 신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그럼 그 소리가 그 소리 아닌가 하겠지요만, 같은 소리라도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
시점 분류는 학자들이 하는 이야기고 글쓰는 이는 그걸 귀담아 들을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 입으로 사건을 서술해 나가느냐 하는 것은 그 소설 분위기를 결정짓는 주요한 요소입니다.
‘위대한 개츠비’에서 서술자는 주인공 주변의 등장인물입니다.(1인칭 관찰자) 그래서 상당히 객관적 서술(주인공 자신이 아니니까.)에 또 어느 정도 주관적(주인공과 어느 정도 친근한 관계였으니.) 서술이 어울려서, 첫사랑에 올인한(집착하는) 주인공에 대해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상당히 우호적인 마음이 독자들에게 생기게 됩니다.
이런저런 말보다, 개츠비가 직접 자기 입으로 얘기했다거나 아예 거리를 멀리 두고서 서술되었다면 우리가 그 소설 혹은 영화에서 느꼈던 그러한 느낌이 잘 살아났을까 생각해 보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작가가 아주 적절한 시점을 선택했다 할 것입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큰 테두리는 베르테르의 친구가 서술하는 것이지만(1인칭관찰자) 주 내용은 베르테르의 편지이기에 베르테르의 시점이(1인칭주인공시점)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지은이가 왜 그런 이중 시점을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잘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판단했겠지요.
결론
글쓰는 이는 자기가 역점적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눈과 입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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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을 혼용하면 안 되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용하느나 안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고, 혼용해서 오히려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면 하는 것이고 아니면 안 하는 것입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시점이 자꾸 바뀌면 읽는 독자들에게 혼란을 일으켜 이해를 방해한다는 점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게 되는......)
며칠 전에 읽은 글은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자주 시점이 바뀌는데 문제는 그게 누구인지 알 수가 없어 한동안 제자리걸음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글쓴이 본인은 잘 이해가 되겠지요. ^^;;
그렇습니다.
시점에 연연할 필요 없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잘 나타낼 입과 눈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단 독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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