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창, 던전, 마정석, 레벨, 스킬, ..... 이런 말만 들어도 지겨운 분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비슷한 작품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식상하죠. 저도 좀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추천글을 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부분이 있고, 관련 당사자들만 경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자신이 모르는 부분에 대한 호기심이 있죠. 우리가 영화를 통해서 형사물을 볼 때, 첩보물을 볼 때, 우리는 모르는 부분을 간접경험하게 되지요. 그런데 작가는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도 소설을 씁니다. 자료조사도 좀 하기야 하겠지만, 글쎄요, 던전을 경험한 사람이 없고, 형사를 경험한 사람이 드물 텐데, 어떻게 사실적인 이야기를 쓸 수 있겠습니까? 어차피 99.999%의 사람이 경험해 보지 못한 이야기를 쓰기 때문에 작가는 아무렇게나 구라를 쳐도 됩니다. 그리고 독자는 그 부분을 양해하고 소설을 읽어야 합니다.
주인공은 아마 나이가 40쯤 되는 노땅 형사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매월 한 번씩 이상한 세계로 끌려가서 괴물들과 사투를 벌입니다. 그러다가 다 죽이고 나면 현실로 되돌아오는데, 시간은 1초도 안 지난 상태로 되돌아 옵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본인이 정신병에 걸린 거라고 생각하지요. ^ ^
그러다가 드디어 자신이 정신병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른 사람도 같은 방식으로 던전에 들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거든요. 그리고 그동안 레벨업을 안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경험치만 잔뜩 쌓아놓은 채였던 겁니다. 이제 레벨업 후에 꽃길만 걸으면 되는 상황입니다. 이건 마치 물려받은 유산을 35년이나 뒤에 알게 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소설은 지금 여기까지 진행되었습니다.
LOL을 모델로 쓴 소설들도 몇 가지 읽어봤습니다. 주인공들이 소환되어 전투를 치른다는 식의 소설들이죠. 일어날 리가 없는 소설인데도 우리는 재미있게 읽습니다. 우리는 재미있는 스토리이기만 하면, 시간이 어찌 되든 공간이 어찌 되든 별로 상관할 마음이 없습니다.
이 소설은 적당히 가볍고, 적당히 무겁습니다. 그래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적당한 고구마, 적당한 사이다로 되어 있고, 필력도 그럭저럭 1인분은 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의 상태로만 진행된다면, 남에게 한 번쯤 읽어 보라고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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