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이 태그가 안 되어서, 같은 글을 삭제 후 다시 올렸습니다.)
아래에 추천이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850 언저리에 있던 선호작 수가 100 정도 급증했구나 싶습니다만. 기왕에 작성해버렸던 추천 글이니 추천 강화라고 봐 주십사 하고, 들리는 분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이 이야기는 한 소년에게 전조 없이 일어나는 비일상을 토대로 작성 됩니다.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던 중학생인 그는 꿈속에서, 이른바 ‘경계의 세상’에 접속합니다. 잠자리에 누웠는데 별안간 어떤 숲 한가운데에 있게 되어버리면서요.
이 요상한 세계에 발을 들인 것이 처음은 우연일지라도, 그 발들임이 향후 스스로에 의해 조절되고 있으니 접속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그리 과하지 않겠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작가는 마치, 우리는 현실이라는 이름의 세계에 접속하기라도 한다는 듯이 말하는 것 같습니다. 태어난다는 것은 그리 대단치 않은 우연에 불과하고, 삶은 그 우연에 기대어진 연속일 뿐이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매일 잠의 세계로부터 이곳으로 접속하고 있는 것일까요. 결코 기억해내지 못한 채.
어찌 되었든 소년 그 자신이 속한 삶─이라는 의미에서 세계는 이중화되었다는 걸, 그는 죽지 않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응답을 한 것이겠습니다. 본래적 세계란 없다는 것을, 그러한 무의식적인 선택을 빌미로. 그러므로 그는 생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행동합니다.
물론 침대에 누워 잠을 자던 사람이 위험천만한 숲에 난데없이 고립된 상황에서 더 얼마나 침착한 선택을 하겠습니까만. 그러나 여하한 상황을 꿈으로‘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예컨대 우리들 주변에 있는─간혹 가위에 눌리더라도 다 무시하고 자는 사람처럼, 꿈이니까 하고 비일상을 현실로 곧바로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못합니다). 그러므로 소년의 실존은 처음부터 경계의 세상 쪽으로 기웁니다. 어쩌면 그가 내심 고대했던 것처럼.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 상) 아주 자연히 그는 숲 속의 곤란한 생활 가운데 최초의 조력자를 만나게 됩니다. 이 조력자는 여성인데, 그녀의 모범적인 성향 아래 기초적인 이능을, 경계의 세상의 필요조건을 취득합니다. 그녀에게서 전이된 향상심과 함께요. 우리가 언어의 세계 안으로 태어날 때, 부모라고 부르는 타자의 방식대로 주어진 그 언어 속에서 욕망이 주조되었듯이 말이죠. 요컨대,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 조력자는 경계의 세상의 어머니-타자입니다.
아무튼, 본디 주어진 재능이 그리 충만치는 않았던 소년은 그 자신의(?) 향상심과 더불어 여러 우연적 상황에 힘입어 성장하게 된다는 게 일단의 서사입니다. 이 이면세계에 뿌리박는 과정의 모험만으로도 흥미진진합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지만, 또한 정형화되지는 않은 틀이라 신선함을 느끼실 분도 있으리라 봅니다.
자꾸 무언가를 부연하게 되었는데요, 그게 이 환영 같은 세계의 실마리가 아닐까 해서입니다. 환영, 가상……. 이렇게 제가 입(손)이 근질근질해 언급 드렸던 부분들은, 어떤 전환을 통해 다시 밝혀지게 됩니다. 스포가 되므로 말을 줄이겠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덧) 경계의 세상은 상태창 같은 게 있기는 한 세상인데요, 글쎄요. 그 기능이 그저 자신의 수치를 객관화해서 보여주는 거랄까요. 또, 그 세계에 선택된 이들에게 광혈이 흐른다는 설정도 저는 재미있습니다. 요컨대,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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