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브레히트 일대기, 불꽃의 기사를 쓴 도동파 작가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이전 작품들과 동일 세계관을 쓰는 3부 작품입니다.
동일 세계관 작품을 쓰는 작가님이 흔하지 않게 된 요즘, 훌륭한 1부를 계승한 2부를 쓰신 분이 3부를 쓴다는 건 연대기 작품을 즐기는 저같은 사람에겐 참 다행스런 일입니다.
주인공 게르하르트는 피폐한 30대 기사입니다. 자신이 치른 성전이 학살임을 알고 속세에서 떠나 있으려 하지만 기사단의 형제들이 죽음으로서 그를 다시 세상으로 끌어냅니다. 던전과 용, 검과 마법, 모험가와 몬스터, 왕과 귀족과 성직자와 기사가 있는 리얼계 서구 중세 판타지 세상으로요.
각 요소의 비율을 따져보면 서구 중세>리얼계>판타지 쯤으로 보입니다. 초월적인 무언가가 판타지스러운 이유로 뭔가를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 사는 이야기거든요.
인물에 대한 또렷하고 세심한 묘사, 호쾌한 사건 전개와 그 속에 숨겨진 의도들, 인물간의 상호작용 모두 도동파 작가의 특색을 담고 있습니다. 아직 14화 뿐이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역량이 더욱 발전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전작보다 더 글이 잘 넘어가거든요.
이야기를 날게 하기 위한 활주로가 짧을 수록 선호받는 편당결제의 시대, 소년기부터 시작한 전작들과 달리 이미 성장한 주인공이 여정을 나서는 전개입니다.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 구간이 줄어들었다는 소리지요.
아직 유료화 시작도 안했습니다. 연재분량도 14화입니다. 지금 마시면 한 편 한 편이 목마르겠지만 너무 맛있고 달달한 바닷물이라 일단 마셔보고 싶어집니다. 같이 드셔보시지 않겠습니까?
PS>
말씀드렸다시피 이 작품은 연대기 작품의 3부입니다. 1부와 2부를 꼭 보아야 하는가 궁금하실 겁니다. 저는 상관없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순서대로 보아도 좋지만, 안봐도 좋고 순서를 무시하고 봐도 괜찮을 겁니다. 워낙 필력이 좋고 짜임새 있는 글입니다. 전작에서만 나왔던 내용이 이후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2부나 3부를 앞서서 읽을 때, 내용이나 댓글에서 전작 스포일러는 나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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