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대선
작품명 : 아빠만 믿어라
출판사 : 영상노트
철없던 시절에 가운데다리 한번 잘못 놀린 죄로 덜커덕 애를 가져가지고..
결국 능력도 뭣도 없이 찔질대다
마누라는 집을 나간 주인공.
딸자식은 고액의 장비가 필요한 가상현실게임에 환장을 했으니..
환장할 노릇이죠.
여기까지는
엄혹한 현실입니다. 인생의 패배자로 전락할 대다수 한국 남성들의 엄혹한 미래.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삼촌'이란 사람이 나타나서 직장도 주고 재산도 주고 사업도 일목요연하게 다 챙겨주죠.
그렇습니다다.
이제부터 판타지인 것입니다.
엄혹한 현실 속에서, 산타클로스같은 존재 '삼촌'이 나타나 모든 것을 해결해주고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마저 던져주어 실추된 '아버지'의 위상을 되찾아주는 전개.
이토록 너무도 허황된 방식, 지나치게 개연성 없는 작위적인 설정으로 써내린 것은,
이것이 결코 일어날 리 없는 비현실적 상황임을 작가는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죠.
결국 환상적인 존재인, 산타클로스적 존재인 '삼촌'에게 기대어서야 비로소 '아버지'가 된 주인공.
그는 삼촌이 던져준 재산으로 딸에게 게임기를 사주고, 그 안에서 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부녀가 같이 게임을 합니다.
그러나 의미심장한 것은, 그 게임이라는 것은 엄밀한 가상현실, 현실을 대체한다는 느낌이 강한 별개의 질서가 존재하는 세상이라는 점입니다.
상상속에서나 존재할 산타클로스가 나타나 재산을 던져주고, 결국 주인공과 딸은 게임속에 빠져들죠.
이는 비극적이고 음울한 상황속에서 한계까지 치달아 버린 주인공의 상황을 생각할 때, 겜판이라는 장르를 상정하며 책을 읽는 독자에게 작가가 던지는 음울하고 처참한 속임수일지 모릅니다.
어쩌면, 실제의 주인공은 절망속에서 허우적대다, 급기야 딸을 데리고 또다른 세계로 가버린지도.
아빠만 믿어라같은 무섭고 슬픈 풍자적 작품을 다른 이들이 못 알아보는 게 도통 이해가 안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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