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 내
작품명 : [카디스]
출판사 : 문피아 자유연재 판타지
보통 밤에 출출하실 때 어떻게 하시는지요? 그럴 때 저는 라면을 끓여먹는 일이 많은데, 난감할 때가 종종 있어요.
밤에 라면을 먹으니 살찔까, 아침에 얼굴이 퉁퉁 붓질 않을까하는 걱정에 괜시리 호들갑일 때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그냥 대충 해먹고 말 것인가 아니면 냉장고에 있는 여러 재료들을 양껏 넣어볼까 하고 난감해하는 것이에요.
라면이라는 것이 귀찮아서 한끼 때우는 용도의 음식이 될 수도 있지만, 여러가지 재료와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들어간다면 라면봉지 겉에 나오는 휘황찬란한 요리가 될 수 있거든요.
만약 제대로 해먹기로 맘먹었다면,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에요. 물론 저는 그런 귀찮음 조차 즐거운 마음으로 해낼 수 있는 것이 나중에 먹을 때 충분히 보상을 받을 그 맛을 상상해보면 전혀 힘든 일이 아니기때문이에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조리할 순서를 미리 정해놓고 들어갈 재료를 미리미리 때에 맞게 손질해서 준비해 놓는 것이에요. 양파나 파, 청양고추 같은 야채를 이쁘게 썰어놓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만약 해산물이라도 들어간다고 하면 미리 해동을 해놓거나 해감을 시켜놓아야 하겠죠. 물론 재료에 따라 조리할 순서도 조금씩 바뀌기도 하겠죠.
이런 준비를 귀찮아서 혹은 시간이 없어서, 물이 끓고 나서 대충 하려고 한다면, 라면은 어느새 푹 퍼져 있고 기껏 손질하는 재료는 미처 넣어볼 기회도 없어지게 되지요. 최악까지는 아니지만 또다른 난감한 경우에요.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고 하면, 장르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난감한 느낌이 들 때가 간혹 있기 때문이에요.
등장인물이 등장할 타이밍이 조금 안 맞다던지, 억지로 어떤 사건이 터지기도 하고 등장인물이 이야기속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도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요.
이럴 때는 만약 작가님이 미리 줄거리와 이야기를 차근차근 손질을 해서 준비를 했다면, 이런 부조화와 어긋남을 조금은 더 줄일 수 있을텐데하고 아쉬워하거든요.
오늘 추천하는 이내 님의 [카디스]는 이런 점에서 글의 세계관과 소재, 등장인물, 주제 등등을 차근차근 정성껏 손질하고 정확한 레시피에 따라 요리를 했구나 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 글입니다. 요즘 판타지의 흐름에 비추어보면 오히려, 너무 과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 손질되고 준비된 글이라고 느껴질 정도니까요.
아직 주인공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펼쳐지지 않았지만, 탄탄하고 기본에 충실한 판타지를 읽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네요.
이내 님의 [카디스]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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