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그니시스
작품명 : 레전드 라이너
출판사 : 뿔미디어
데뷔작 리셋라이프로 큰 인기를 모았던 이그니시스님이 신작으로 화려한 컴백을 하셨습니다. 리셋라이프 출간당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톡톡 튀는 센스와 범상치 않은 필력을 보였었지요. 중간에 더 레드도 있었지만 4권 이후 군대를 가시는 바람에 미완된 상태로 남았습니다. 다행히 레전드 라이너와 함께 더 레드의 완결편을 내셔서 작가로서의 신뢰도도 훌륭하다는걸 입증하셨네요. 솔직히 장르시장에서 연결권이 끊긴지 2년이 넘어가는 작품을 마무리 짓는다는건 보기 힘든일이지요.
레전드 라이너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죠. 작품 자체는 평이한 고교생 이계진입물입니다. 하지만 이그니시스님 특유의 만담성 대화와 중간중간 가미된 센스로 인해 양념을 제대로 쳤지요. 주인공은 제법 낙천적인 성격입니다. 이계에 와서도 적응 잘 합니다. 자기는 이계에 와서 별다른 능력도 안생겼다고 좌절하지만 원래 흉내를 잘낸다는 설정하에 전설적 무술도 엄청 빠르게 익히고 몸 자체는 이계의 모든 이능력이 통하지 않습니다. 마법이나 술법은 물론 축복이나 회복조차도 통하지 않죠. 양날의 검이라고나 할까.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의 주인공 카미죠 토우마의 오른손 '환상 파괴자-이매진 브레이커'가 온몸에 둘러졌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작품의 전반적인 컨셉은 이계진입, 모험, boy meet girl입니다. 뭐, 솔직히 다른 판타지들과 별다를바 없습니다만, 좀 더 색깔이 잘 드러나 있더군요. 어떤 대마법사에 의해 이계로 강제소환된 후 여관 종업원으로 근근히 생활을 하던 주인공은 이 세계에서 아주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족장'을 만나게 됩니다. 이 대족장은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미소녀였고 이 소녀는 대족장이 된 후 자신과 대등하게 마주하는 주인공에게 흥미를 느끼게 되지요. 소녀는 대족장이 된 후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아우라에 의해 모든 존재가 자신에게 경외감을 가지게 되어 외로움을 타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에 주인공이라는 빛을 발견하게 된 거죠. 어찌어찌 대족장과 그 일행과 여행을 같이 하게 되는데 그 와중에 이러저런 사건이 생기고 여러가지 능력도 발현하게 됩니다.
전반적으로 꽤나 재미있는 글이었습니다만 문제도 있습니다. 일단 문제라고 보긴 어렵지만 초반 진입장벽이 좀 있다는거죠. 대부분의 이계진입물과는 좀 다르게 현실-이계진입-적응기까지의 과정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환상세계 자체도 일반적인 세계와는 약간 달라 여러 이종족이 존재하고 보통 소규모로 인식되는 '부족' 자체도 매우 커다란 세력으로 표현되고... 약간 다르죠. 최소한 반권 정도는 차분히 읽어야 적응이 되더군요.
읽다보면 꽤나 재미있는 글입니다. 이그니시스님 특유의 톡톡튀는 대화도 재미있고 캐릭터의 묘사도 잘 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컨셉이 평범한 편이라 읽기도 편하구요. 제대로 만들어진 퓨전요리를 먹은 느낌입니다. 3권도 충분히 기대할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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