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임준욱
제목 : 진가소전
출판사 : 영상노트
평어체 입니다. 양해바랍니다.
진가소전.
그 깨알같은 글자와 육중한 두께에 일단 보기만해도 질겁하게 되는 소설.
다른 장편 소설들과는 다르게 상,하. 2권으로 단순하게 나뉘어져 있었지만 도저히 얕볼 수가 없었다.
읽기도 전에 처음부터 독자를 위압하는 책.
일단 그 두께에 한 번.
그리고 그 작가님 이름에 한 번.
사실, 책을 꽤나 읽는 나조차도 이 책은 건드리기가 두려웠다.
일단 한번 건들이면 이 책에 상당한 시간을 뺏길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들고다니기가 꽤나 곤란할 정도로 두꺼웠기에...
버스 안과 지하철을 오가며 책을 읽는 나에게는 정말이지 곤란한 책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손도 대지 않았었는데,
대학 도서관 한켠에 새것처럼 꽂혀있는 이 책을 보고있자니 문득 측은지심이 들어 무심코 뽑아들게 되었다.
아무리 대학 도서관이라지만, 손때도 타지 않았으니 말이다.
아마 다른 이들도 나와같은 생각으로 건들이지 않았으리라 본다.
꽤나 책을 빠르게 읽는 나조차도 마음을 다잡고 몇일을 봐야만 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보통 사람들이라면 분명 질겁하리라.
대학 친구도 내가 이 책을 붙잡고 있으니
"뭔대 그리 두꺼운 책을 보고있냐?"
라고 말할정도니 말이다.=ㅁ=;;
하지만,
그 첫장을 넘기는 순간.
나는 진가소의 일대기에 매료될 수 밖에 없었다.
하긴, 그러니 진가소 전(傳)이겠지.
정正 생生 가加 소笑
바르게 살고 더하여 웃어라
곧, 웃으며 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러니 첫장부터 인간미가 넘치지 않은가.
다른게 아니라 바로 이것이 감성무협이라는 것일테다.
때는 명초,
이것은 진가소란 아이가 커가면서 남기는 성장록과도 다르지 않음이니,
이 책은 오롯이 그의 삶을 그린 책이다.
그리고 나는 그 두꺼운 책을 읽으면서도,
오히려 지하철을 타고 있는 이 시간이 너무도 짧음에 한탄하게 된다.
지하철에 내려서도 더 읽고 싶어지는 그 마음을 겨우겨우 다잡으며,
내일을 위해 그 즐거움을 억지로 남기고 남긴다.
집에서 읽어도 누가 혼내지 않으련만,
나는 내일의 지하철을 위해 기대감을 안고 인내한다.
다음 날이 되면 또 여러가지 일에 치이고 힘들 것이 뻔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 덕분에 즐거울 수 있으니까 말이다.
허풍인줄 아는가?
아니다.
이 책은, 정말 그 정도의 마력이 있는 책이었다.
감성무협이 무엇인지가 궁금한가?
그렇다면 이 글을 봐라.
분명, 후회하지는 않으리라.
근래 들어서 감성무협의 대가들이 많아짐에 나는 한없이 기껍다.
그쪽으로 유명한 작가님들이 많음을 알고 있으니까.
그분들의 글을 나도 즐겨 읽고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그 중에서도 임준욱님을 손에 꼽고싶다.
다른 분들을 깎아내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그만큼 대단하다고 하고 싶은 마음이기에 그렇다.
이 진가소전을 읽고 내가 느낀 바를 말하자면...
대단하다.
그 말 밖에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난 만족한다.
이 책에 들인 나의 시간이 결코 헛되이 보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이 책으로 하루가 즐거워 졌으니 도리어 감사하다고 해야겠다.
그러니 앞으로도.
나는 이런 책이 점점 더 많아지길 빌고 있다.
[꽃향기는 역풍(逆風)에 스러지지만,
사람의 향기는 역풍에도 지지 않고 천지를 가득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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