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게를 먹고 싶었다.
나는 하루에 한끼는 나가서 사먹고 한끼는 집에서 밥을 먹는다.
그리고 한끼는 굶는다. 물론 굶은 것은 대개 아침이고 사먹는 것은 점심이고 저녁은 대충 김치볶음밥이라든지 돌솥비빔밥류를 적당히 먹는다.
김치찌게 만드는 법을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네이버에 나와 있었다.
시장에 가서 장을 봐왔다.
돼지고기 100그램, 흰설탕, 감치미, 떡국..
그런데 정육점에 가서 고기 100그램 사고 보니까 너무 조금이었다.
100그램에 500원 정도였는데 그래서 그냥 200그램 샀다.
이렇게 사다보니 5,000원이 넘게 들었다.
인터넷을 펼쳐놓고 작전에 돌입했다.
우선 돼지고기를 넉넉하게 볶았고 색깔이 변하자 김치를 썰어서 넣고 볶았다.
그 다음에 물을 넉넉하게 붓고 거기에 약간의 설탕과 고춧가루를 넣고 끓였다.
여기까지는 무척 부드러웠다.
이제 마늘, 파, 떡국과 감치미를 넣을 차례다,
마늘, 파, 떡국 대충 넣었다.
그리고 감치미를 넣으면서 좀 고민을 했다.
어느 정도 넣을 것인가 하는 것이 고민이었다.
사올 적에 조그만 봉지 스무개가 든, 한봉지씩 넣어서 끓여 먹는 것을 사왔기에 사실은 큰 고민까지는 아니었다.
자그만 막대같은 한 봉지에 2-3인분이라고 쓰여 있었다.
적당히 삼분지 이쯤을 부어넣었다.
그런데 웬걸 맛을 보니 그 이상한 인공조미료 맛에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고민이었다.
물량공세를 펴서 감치미의 맛을 죽일 것이냐 아니면 차라리 버리고 포기할 것인가 고민을 했다.
물량 공세로 나가기로 했다.
우선 물을 왕창 퍼부었다. 그리고 다시 끓였다.
그래도 그 놈의 인공조미료 맛은 사라지질 않았다.
마늘을 더 넣었다.
그래도 마찬가지였다.
다시 물을 더 부었다.
그리고 다시 맛을 보았다.
그래도 그놈의 조미료 맛은 아직도 비릿했다.
다시 고민했다.
물량과 시간을 더 투자할 것인지 말것인지 고민했다.
다시 투자하기로 했다.
물을 더부었다.
이제 맛이 좀 약해진 듯 했다.
거기에 김칫국물을 조금 가미했다.
아무래도 김치맛이 강해지면 조미료 맛이 덜할 듯 했다.
거기에 참기름을 조금 더 부었다.
참기름 냄새에 조미료의 못이 좀 묻힐 듯 했다.
그리고 마침내 성공했다.
대충 먹을 만했다.
애초에 2인분 정도 만들려던 김치찌게 만들고 보니 10인분 쯤 되었다.
그러나 오늘 한가지 배웠다.
인공감미료 즉 다시다 같은 것은 절대로 겉에 표기된대로 넣으면 안된다는 것을,,,,
다음에는 티스푼으로 한숟가락 정도 넣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별로 맛없는 김치찌게를 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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