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검류혼
작품명 : 비뢰도
출판사 : 청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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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어체로 작성했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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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글에 대한 감상평을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렇듯 공개된 곳에 그 책에 대한 내 감상을 올리는 것은 일종의 어떠한 책임마저 수반하는 느낌이다.
그 책에 대한 나의 느낌이 그 책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도 있지만 반대의 상황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감상평을 쓰는 것에 자제해왔다. 미숙하기 그지 없는 글솜씨에 누군가의 작품을 평하는 일에 서투른 내가 공개적인 곳에 글을 올리고 난 뒤의 책임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처음 감상평을 써보기로 했다. 얼마 전에 읽은 "비뢰도"때문이다.
비뢰도는 친구의 추천으로 처음 읽기 시작한 책이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비뢰도만큼 날 기대케하는 책도 드물고, 또 읽고 난 뒤 허탈하게 하는 책도 드물다.
처음 비뢰도는 유쾌했다. 처음 비류연이 사부의 품을 떠나, 천무학관에 입학하고 나서의 행보는 늘 나를 기대하게 했고, 나예린과의 만남에서부터는 묘한 흥분을 주었다.
하지만 지금의 비뢰도는 어떠한가.
조금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저 시시껄렁한 농담과 엉뚱한 사건을 진부하고, 지루하게 나열해 놀 뿐이다.
사실 1부의 끝인 16권에서 비류연이 풍신을 발동하고, 마지막에 나예린에게 우리 "되갚아주자"라고 말했을 때는 "음, 점점 흥미진진이야"이랬었는데, 비뢰도 2부에서 비류연의 모습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잔뜩 달아올랐는데 찬물을 뒤집어 쓴 느낌이랄까...
그래도 난 끈질기게 비뢰도를 기다렸다. 그리고 사부가 강호에 나온 이후, 나는 이제 비뢰도의 본 내용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사실 그간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비류연의 사부가 혹시 '그'라고 불리는 존재가 아닐지 추측 내지 의심하고 있었으니까.하지만 아쉽게도 사부와 비류연의 일당은 만날 수 없었고, 마천각으로 떠난 비류연은 또다시 엉뚱한 사건에 휘말릴 판이다. 바로 나예린의 과거에 얽힌 은원말이다. 게다가 사부는 돈만 받으면 또 얌전해질 태세니, 언제쯤 우리는 비뢰도의 끝이야기를 볼 수 있을까? 그나마 다행이라면 마진가가 비류연의 사부의 정체를 조금은 의심하고 있다는 것 정도...하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많은 분량을 할애했는가. 무려 7권(18~23권)이다. 게다가 이후에 전개 될 나예린의 은원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보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물론, 아직도 재미있게 읽고 있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비뢰도는 충분히 매력있는 글이니까.
하지만 나는 이미 지쳐버렸다. 비뢰도 초반부터 줄곧 이어지던 비류연과 그 일당들의 유쾌했던 이야기와 시시껄렁한 농담들이 내겐 그저 쓸데없는 문장의 낭비로 보일 뿐이고, 비류연의 행동도 답답하게 느껴질 뿐, 그 이상의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내가 비뢰도를 그럼에도 찾는 이유는 '비뢰도의 끝'에 대한 기대와 그 동안 읽으면서 비류연과 그 일당들에게 느꼈던 작은 정에 대한 의무감에서다.
이는 작가에게는 굉장히 미안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독자가 책이 주는 재미때문에 읽는 것이 아니라 의무감을 가지고 읽는 다는 것은 작가의 글에 대한 모욕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비뢰도에 대한 아쉬움을 글로써 표현해보았지만, 아직도 나는 비뢰도의 다음 권을 기다리고 있다.
"언제쯤 끝이 날까?"라는 작은 기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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