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령
작품명 : 좌검우도전
출판사 : 청어람
[미리니름 있음]
작년에 책방에서 우연히 본 제목 "좌검우도전"...
완결된후 요즘에야 읽게 되었는데 아쉽게도 읽다가 그만둔 몇 안되는 작품중의 하나로 남게 되었습니다.
독자들의 생각이 여러가지일 수 있겠지만, 저의 개인적인 견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토리가 흘러감에 따라 시/공간은 바뀌나 글 전체의 압축성과 간결함을 볼 수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글이 축축 쳐지고 답답합니다.
==>배경상황을 간결히 묘사하고, 주인공과 주변인물의 언행에서 스토리를 흘러가게 만들어야 하는데 좌검우도전은 이에 역행하는 플롯이 많아 글이 쳐지고 답답해집니다.
무협을 읽다 보면, 주인공과 주변인의 말과 행동으로 스토리 라인이 탄탄하게 흘러가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작가의 서술이 스토리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구무협의 전형적 특성은 작가의 서술이 많다는 것인데,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천하에 십대 세력이 있고, 5대신검이 있으며, 7대강자가 있고...횡설수설..." , "산악같은 기세로 적의 3대 사혈을 노리는 제3초식은 붕악일섬으로서...횡설수설..."
이런 작품을 드라마로 만들면, 성우가 한참 해설을 하고, 주인공과 조연들의 언행은 줄어드는 주객이 전도된 드라마가 될 것입니다. 이처럼 맥을 끊는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을까요? 이런 드라마가 과연 재미있을까요?
또한 복수라는 진부한 소재와, 소재의 진부함을 만회할만큼 독창적이지 못함은 독자를 불편하게 하고, 구태의연함은 독자를 더욱 거북하게 만듭니다.
마피아 영화를 본 마피아 단원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복수를 할때", 영화에서처럼 대사를 읊고 시간을 끌며 상대가 반격할 기회를 주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 그저 단숨에 공격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자신과 사부의 삶을 망친 여인을 면전에 두고, 삼류영화처럼 계속 쓸데없는 대사를 읊어서 반격하고 도망갈 기회를 친절하게도(?) 여러차례 줍니다. (설사 처음 한번은 공감한다 할지라도 계속된 반복은 뭘까?...ㅠ.ㅠ...주인공은 금방 까먹고 똑같은 짓을 반복하는 금붕어란 말인가???)
종국에는 어처구니 없게도 자신의 철천지 원수인 여인을 직접 처단하지 않고 멀리서 화탄을 던져 돌덩어리에 깔려 죽게 만드는 것(그것도 직접 눈으로 확인조차 하지 않고 전각 안에 있으리라 추측하며)에 동의하는 기막힌 행태를 보입니다.(과연 원수인 그 여인은 죽었을까요? 안 죽었을까요? 너무 뻔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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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작가가 창조한 독창적인 인물인 것이 가장 좋고,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물도 좋습니다. 그러나 삼류 액션영화의 주인공처럼 진부한 인물상은 곤란합니다.
독자들이 진부하게 느끼는 식상한 소재는 좋지 않으며, 진부한 소재일때는 접근 방식이 새롭거나 독창적이어야 합니다.
이도 저도 아니면 그저 독자를 괴롭게 만들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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