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백운
작품명 : 소천악
출판사 : 영상노트
엄밀히 말해 이글은 비평도 아니고 추천도 아니다.
그냥 감상이며, 동시에 정보 제공이다.
처음 읽을 때 어린노므 새퀴가 할아버지한테
싸가지없는 말투로 반말 찍찍 해대는 걸 보고
아찔했다. 그러나 곧 적응했다. 원래 그런 작품이니까.
어른에 대한 공경이니 예의니 그런거 따지면 안된다.
무림맹 추적대가 쥔공하고 혈검신마 노인네가
같이 있는 걸 보고 한눈에 "노마가 제자와 같이 있다" 하고
'예언'하는 것도 이해해줘야 하겠다.
비록 그 전까지 추격대는 혈검신마를 쫓는 동안
쥔공이 동행하고 있지 않음을 알았을 테고,
그러니 내가 추적대라면 노마에게 재수없게 걸린
몰골 허름한 거지소년의 목숨을 걱정할 망정,
밑도끝도 없이 그 노마의 제자로 단정하지는 않았을 거지만 뭐..
그런 개연성따위 이 소설에선 아무것도 아니다.
처음 훑어볼 때는 개그가 굉장히 거슬렸지만,
제대로 앉아서 읽다보니 그럭저럭 웃겼다.
비뢰도를 다시 보는 거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읽다보니 그럭저럭 가볍게 웃으면서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비뢰도보다야 백배 나으니까.
무공수련을 마치.. 고는 아니고 가출을 하는 천악.
좌충우돌하기 시작한다.
사기치려고 하는 애한테는 도리어 바가지를 쒸운다.
칼을 들이대는 애는 졸라 패고 돈을 뜯어낸다.
깡패들도 자근자근 패주고, 기루도 데려가주고, 돈도 주고.
사람들 좀 치료하다가 높으신 애 치료도 하고, 시비도 붙고,
어찌어찌하다 이쁜애도 치료하고 뭐 그러고 있다.
이렇게 써놓으면 대충 보일 것이다.
주인공은 위에 언급한 대로 '좌충우돌'하고 있다.
목적도 없고 의지도 없고 그냥 되는데로 흐르는데로
그냥저냥 일이 닥치면 두들겨 패고 협박하고 그러는 중이다.
작가서문에는 한없이 자유로운 무림인 어쩌구 써있었던 것 같다.
뭐 아마 그런 모습으로 봐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보는 관점에 따라 크게 달라질 듯 하다.
하여간 그런 흐리멍덩한 그에게 그나마 지침이 되어주는 것이
'강호제일인'이라는 목표,
그리고 '강호제일미녀'라는 사냥감(-_-)이다.
현재로서는 사부 말마따나 강호제일미녀 끼고 사는게
강호제일인이라 생각하는 듯 하니 둘은 하나라 하겠다.
이미 하오문에서 강호십대미녀를 비롯한 프리티걸들의
신상명세를 받아놓았으니 앞으로의 스토리 진행은 탄탄대로다.
벌써 한명 만났고, 앞으로도 최소 아홉명 남아있다.
거기에 재야미녀(?)까지 합하면 얼마나 될지....
뭐 미녀들, 그리고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훈련용 색마 사냥...
이런 내용이 앞으로 줄줄 나올 것 같다.
어차피 좌충우돌스토리니까 딱히 맥락같은 건 없을 듯 하지만.
인물들은 그야말로 접시물같다.
주인공부터가 영 독특하달까 기이하달까...
인명은 파리처럼 생각하고, 돈은 밝히고, 여자도 밝히고,
자기는 굉장히 멋대로 살면서 남에겐 무지 팍팍하게 굴고,
무공이 세고 그걸 마음껏 활용하며, 당연히 폭력적이다.
어떻게 보면 자유롭고 강한 주인공이라 할 수도 있긴 하겠다.
하오문도들은 폭력에 매우 약하고, 정보를 마구 흘리며,
정보를 판 상대들 입단속도 제대로 못하는,
한마디로 이렇게 장사하다간
일주일만에 간판 내려야 할 그런 집단이다.
어떻게 보면 참 다가가기 쉬운,
친근한 집단이라는 해석도 가능은 하다.
단목산산은 그냥 싸가지없고
얼굴만 이쁜 미녀의 전형으로 그려지고,
반면 흑마전 전주 율 모씨는
난데없이 잘 살고 있는 세가에 쳐들어와
암기로 수많은 이를 살상한 악도들의 우두머리임에도
호탕하고 도리를 아는 놈으로 그려진다.
어떻게 보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부인 혈검신마는 벌써 수백, 어쩌면 수천의 인명쯤은
아작냈을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무림공적이지만
사건의 계기가 음모로 인한 것이었다는 미명 아래,
억울한 누명을 쓴 이로 그려진다. 이러다가 누명 벗겨지면
무림의 원로 취급받는 거 아닌가 걱정이다.
첫단추를 잘못끼운건 남탓이지만
그 뒤 단추들까지 끝까지 잘못끼운건 자기 잘못이다.
아직 1권밖에 못봤지만...
2권이 왠지 내 머리속에 펼쳐지는 듯 하다.
나이트골렘식으로 표현하면, 안봐도 이미지 크리스탈이다.
물론 개그가 있다. 호쾌하다면 나름 호쾌하달 수도 있겠다.
그러니 취향에 맞는 분들도 있으리라 장담한다.
다만 내 입맛엔 아니었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20686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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