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비평란

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작성자
Lv.16 우울한인생
작성
16.02.26 21:16
조회
2,206

제목 : 혹시, 성기사세요?

작가 :  Ip141231

출판사 : 무



 
 caution!
 방어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의견이니 참고만 해주십시오. 각각의 항목은 작법서를 참조하거나 구성한 경우가 있습니다만 절대적인 경우는 없습니다.


 0. 들어가기에 앞서 정신없이 두서없는 이야기. (스킵해도 됩니다.)


 *
 모자라 보이는 비평 몇 개를 내 놓았더니 어딘가에 인상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비평 요청이 종종 들어오고 있다. 감사할 일이긴 하지만, 글을 분석하는 것은 꽤 피곤한 일이고 필자의 큰머리 작은 뇌로는 이것을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
 일단 비평을 요청하기 전에 작가가 자기진단으로서 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인터넷 상에서 작가가 독자의 반응을 볼 수 있는 것은 결국 숫자다. 선작, 추천, 조회수. 댓글의 의사표명은 데이터의 너머에 감성을 가진 인간이 있다는 것을 겨우 알아챌 수 있는 지표지만, 그것은 이미 조회수에 포함되어 있는 독자중의 하나이다. 심리적으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역시 숫자다.
 그 숫자에 구애된 작가는 이 숫자가 변동이 없거나 떨어진다면 작가는 결국 고민을 하게 된다.


 아, 나는 왜 인기가 없지? 혹시 무언가 중대한 문제점이 있는 것이 아닐까?


 안심해도 좋다.
 단언하는데, 문장력에 엄청난 문제가 있지 않는 한. 혹은 당신이 독자를 거르기 위해 초입부터 독자가 이해하기 힘든 엄청난 허들-정치, 철학, 예술 소재에 만연체-로 독자를 필터링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경우는 없다.
 필자가 첫 번째와 두 번째로 쓴 글의 문체의 정치법, 간결체를 강조한 것은 인터넷 매체의 특성 덕분에 그러한 필체가 유리하다는 것이지, 자신 있다면 만연체로도 써도 좋고, 우유체로 써도 좋다. 다만 이 문체의 경우도 결국 독자의 니즈와 귀결되고, 조금이라도 인기를 얻고 싶다면 이러이러한 방향이 유리하다~라고 알려준 것일 뿐이다. 왜냐하면 독자의 반응이 저조한 것을 작가가 고민하고 있다고 판단했고, 그것을 가장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가장 많은 독자의 풀-시장-의 요구에 맞추는 것이 해결책으로서 합리적이다.


 *


 필자는 언제나 3가지로 섹션을 나눈다.

 문장력, 구성, 캐릭터이다. 이 3가지 중의 하나라도 독자의 니즈가 맞으면 글에 반응이 온다고 생각한다.
 문장력이 좋은 글은 흔한 소재로 덤덤하게 독자를 납득시킨다. 구성과 소재를 바꾸는 방식은 트렌드를 뒤집어엎거나 신선하기 때문에 독자를 납득시킨다. 가장 많은 경우고 초기에 반응이 온다. 캐릭터가 개성이 있어 특이한 소설은 드물지만 이 또한 시장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독자를 납득시키며, 중장기적으로 보자면 결국 소설을 이끄는 주역이다.
 이중 하나를 만족하면 반응이 오고, 2~3가지를 만족하면 이제부터 누군가에게 수작이라고 불리기 시작한다. 앞서 말한 2~3가지를 만족시키고, 주제의식이 있으며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도 재미있는 글이 있다면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주제의식만 있으면서 앞서 예시한 2~3가지를 만족하지 않으면 독자와의 접근성이 한 없이 떨어진다. 결국 자의식만을 만족하는 글이 된다. 필자는 전에 비평에 철학을 멀리하라고 한 이유는, 어려운 주제는 말 그대로 다루기 어렵기 때문이며, 그것이 독자의 접근성을 떨어뜨릴 위험성까지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처음부터 가시밭길을 가는 것은 필자가 보기에는 이상한 일이다. 좀 더 기교를 갈고 닦고 나서 커다란 주제나 인간의 생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다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재미와 주제의식은 양립가능한 문제지만 언제나 장르소설에서 먼저 추구해야 할 것은 재미다. 슬프게도 작가가 독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려고 해도 팔리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장르소설에 발을 담근 이상 상업성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상업성이나 글의 구조로서 독자를 끌어 모으는 것을 나쁘게 보지 말았으면 한다. 상업성과 예술은 사실 떨어질 수 없는 구조다. 아무리 해도 소수가 만족하는 글은 그냥 소수가 만족하는 글이 될 뿐이다. 다수가 만족하는 글이며 시간에 퇴색하지 않는 글이 명작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필자는 어떤 초인이 나와 그런 명작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삼천포로 빠졌는데.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인기가 없다는 것은 글이 잘못되었다는 말이 아니라, 이 시장의 니즈와 맞아 떨어지지 않았을 때 생기는 일일 수도 있다는 말이며, 대략 30여 편만으로는 개연성의 문제가 터지지 않는 이상 단순히 독자의 니즈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잘 쓴 글이 항상 인기 있기 있는 글은 아니기에 내부에서만 문제점을 찾지 말아야 한다.


 *

 작가가 ‘쓰고 싶은 것’과 현재 ‘인기 있는 글’과 일치할 경우는 드물다.
 문장, 구성, 캐릭터는 각각의 트렌드가 있지만, 작가는 그것을 의식하고 있던, 의식하지 않던 시장의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면 사람이 몰리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문체의 경우는 작가 본연의 자연스럽게 쓰고 싶은 글을 쓰기 때문에 대부분 이 글이 어떻게 독자에게 느껴질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작가는 당연히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글이기에 그 문장을 100% 이해하지만, 독자는 타인이며 작가의 생각을 글을 통해서 이해해 나갈 수밖에 없다. 또한 불행하게도 한없이 99%에 가깝게 이해시킬 수 있어도 절대로 작가의 의도를 독자에게 100%납득 시키지 못한다.
 수능처럼 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독자는 언제나 작가의 의도를 곡해하거나 과장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작가는 그렇기에 독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문장을 적고 퇴고의 과정에서 생각해야 하며 그렇기에 간결한 정치법과 간결체가 다루기도 쉽고 가독성도 붙이기 쉽다. 그것이 숙달되면 이제 만연체로 독자가 알아보기 쉬운 장문의 문장에 도전해 보거나, 우유체를 써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감성을 표현하면 된다.

 

 결국 문장의 군더더기를 뺀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기본기를 갈고 닦은 뒤에 다른 기교를 부리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말이다.


 필자라고 해서 이 기본기가 튼튼하다고 할 수 없다. 다만,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작가에게 하고 싶다.
 또한 문체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결국 작가가 전략적으로 취사선택해야 할 부분이지만,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문장력은 작가의 가장 탄탄한 무기다. 자유롭게 문장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무기이고 그것이 안 된다면 최소한 정치법에 의거한 글쓰기를 선행하여 간결체부터 천천히 숙달하기를 바란다.


 *

 작가가 글을 시작하는 경우, 대부분 글이 클리셰적인 누군가의 글에 재미있기에 쓰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말 그대로 자신의 내면을 까발리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쓴다. 그렇기 때문에 인기가 없는 이유를 자신의 내면이나 기교에서 찾는 경우가 많은데,
 
 하지만 인기=시장=대중성.
 
 외부적 요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잘 쓴 글이라도 시장에 부합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
 대중성을 만족하는 글은 비슷한 공식에 의해 짜여갈 수밖에 없고, 비평을 요청하기 전에 가장 먼저 작가가 고려해야 할 것은 현재의 시장에 맞지 않을 경우를 생각해 봐야 한다.
 모든 경우가 이렇다고 할 수 없지만 시장이 원하는 것은 결국 다음과 같고, 이것 중의 무엇이 문제가 있어 독자가 붙지 않는지부터 분석해야 한다.


 1. 문체의 가독성.
 2. 구성과 얼개. 혹은 클리셰.
 3. 시장이 선호하는 캐릭터.


 필자는 오늘 비평할 ‘혹시, 성기사인가요?’를 재미있게 읽었다.
 비평을 차치하고도 나름 재미있었단 말이며 솔직히 문제 삼고 싶지 않았지만, 쪽지로 비평요청이 왔고 현재의 글을 분석, 해부해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시장의 입장은 비슷하다.


 ‘좀 더 빠르고 알기 쉽게. 캐릭터는 시원시원하게.’


 정말 이게 다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게 다다. 여기서 이 시원시원하게도 결국 독자가 이해하기 좋다면 된다는 뜻이며 다음과 같이 더 간단하게 이해하면 된다.


 ‘좀 더 빠르고 알기 쉽게.’


 혹시, 성기사인가요?의 문제점은 위의 슬로건에 가깝다고 볼 수 없다.
 이것은 각섹션 파트에 할당하여 이제부터 알아보려고 한다. 


  *잠깐 쓴소리.


 프로를 지망하는 작가가 아니라면 결국 작가는 ‘쓰고 싶은 것을 쓴다.’ 일단 자신의 글이 재미있고 2차적으로 그것이 시장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는 로또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재미있을 수도 있고, 재미없을 수도 있으며, 시장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필자는 작가를 두부류로 나눈다. 시장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상업성을 노리는 작가와 쓰고 싶어서 쓰는 글이지만 감각적으로 독자의 니즈를 캐치하는 천재형.
 상업적으로 성공하며 작가가 오래도록 롱런하려면 ‘쓰고 싶지 않은 글’을 ‘쓰고 싶게 요리’하는 사람이라고 본다.
 그러나 대부분 천재형으로 글을 쓰며 트렌드를 감각적으로 캐치하지 못한다. 혹은 다독으로 인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장르소설의 클리셰를 따르고 있음에도 그것이 자신의 독창적으로 상상하여 나온 산물이라고 여기는 경우다.
 정말로 천재가 많다고 필자는 생각하지 않는다. 베르나르베르베르같은 작가가 우리 주위에 흔하게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대부분이 마음속의 빛나는 영감에 의해 대작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실, 우리는 정말 엄청나게 많은 스토리를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산다, 드라마, 영화, 책, 만화, 사람 사는 이야기, 게임 하다못해 TV광고에 까지 스토리를 소모하고, 향유하고 있으며, 글을 쓰는 것은 그 경험이 녹아들어, 알게 모르게 작법의 중심까지 다다른다.  
 작가에게 다독을 하라는 것은 전문 서적 만에 국한되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소설도 읽으라는 말이다. 다른 사람의 소설 구성의 방법이나, 문체를 접하는 방법은 간접적으로 작법을 익히는 방법이며, 이것은 작법을 공부하는 것이나 본질적으로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다른 사람의 소설을 읽는 것은 결국, 스토리텔링방법과 구성을 익히는 재미있는 방법의 하나일 뿐이다. 오히려 트렌드를 따르는 상업 작가가 되고 싶은 경우 작법서 보다 현재 시장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소설을 분석하는 편이 더 배울게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로 인기를 얻으려면 후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후천적 노력이 필요한데, 작법을 공부하는 것은 귀찮거나 어렵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것에는 일절 흥미가 없다면, 혹시 그럼에도 인기를 바란다면 글을 쓰는 것을 재고하기 바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원인을 찾고 고칠 수 없다면, 인기를 얻는 것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계속해서 쓰고 싶은 글을 쓰며 작은 독자 풀에서 오래도록 자신과 공감하는 독자 1명만 만나도 되는 일이다. 노력 없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시작부터 좀 쓴 소리를 했다.
 기본적으로 글을 쓰는 게 재미있으면 된다. 하지만 자신의 자아가 많은 사람의 공감과 지지를 갈구한다면, 약간의 시간을 투자해서 독서를 하거나, 자신이 쓴 글을 분석하기를 바란다.


  목차.
 1.문장력.
 2.플룻.(구성).
 3.캐릭터.


 1.문장력.
 문장력은 사실상 좋고 나쁨이 없으며, 조합의 차이일 뿐이다. 비문 오탈자가 없는 이상 나쁜 문장은 없다. 대부분의 경우 나쁜 평가를 내리지 않으니 안심하기를 바란다. 문장을 해부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며 1, 2화의 샘플을 추출하고 나머지는 총평을 뭉뚱그리니 양해 바란다.

 필자는 글은 일련의 흐름이라고 했다.

 글에도 유속이 있다. 흐름은 빠를 수도 있고 느릴 수 있다. 구성의 할당, 문체에 따라 이것은 빨라지기도 하고 느려지기도 한다. 가독성이 좋다는 것은, 구성과 문체가 맞물릴 때 일어난다.
 
 만약 1~100편까지를 단 한 가지 사건인 천하제일 무술대회의 수속에만 전력을 다한다면 어떨까?


 그것을 재미있게 풀어내더라도, 독자는 답답해 죽을 것이다. 아무리 재미있더라도 클레임이 걸려올 것이 눈에 그려진다.


 글을 분석하고, 결국 군더더기를 모두 제거한다면 글의 뼈대인 플롯이 드러난다. 그 플롯의 중심 알맹이가 사건이고 그 사건이 다음 사건이나 행동을 보인다면 속도가 높아진다. 반대로 한 가지 사건을 여러 화로 서술하면 속도가 느려진다. 혹시, 성기사인가요? 의 장벽(필터링)은 일단 이 사건의 전개와 문체에 있다. 캐릭터, 소재, 인물관계의 호불호를 차치하고 보자면 일단 필자가 보기에는 그렇다.
 그 중 문체다.
 
 원본.
 독실한 루나교 신자인 아겔로는 자택의 대문 앞에서 인상을 찡그렸다. 분명 자신이 밭으로 나갈 땐 문단속을 확실히 했는데 묘하게 대문의 틈이 벌어져 있었다. 그는 주위를 살펴보더니 이내 몽둥이 하나를 잡아들었다. 어른 팔뚝만 한 굵기에 길이가 족히 1m는 되는 몽둥이였다. 색도 은색 빛이 나는 것이 나무로 만들어진 게 아닌 모양이었다. 평소 신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가 대문 옆에 숨겨둔 거였다.


 예전 비평에서 필자는 전투장면의 묘사의 어드바이스에서 ‘추상화’라는 말을 썼다. 이것은 전투 장면보다 사실 필요한 장면의 중요성과 독자의 몰입속도의 완급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원본의 묘사가 잘못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상세한 묘사는 일종의 몰입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원본과 같은 문장이 전부다. 이 챕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추상화된 묘사가 없다시피 하고 거의 모든 묘사는 자세하고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초반에 4~5화 정도의 적응을 거치고 나면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독자는 생각한다. 아, 이 작가의 전개속도와 문장은 이렇구나. 읽다보니 내가 적응이 되네? 이야기도 나름 흥미 있으니 계속 읽어야겠다. 혹은 이 작가의 전개속도와 문장은 나에게 딱 맞아!
 반대로 나는 이 전개속도와 묘사가 맞지 않는다. 흥미는 있지만, 좀 더 시원시원했으면 좋겠다. (빨랐으면 좋겠다.)

 모든 소설은 초반부에 필터링에 걸리게 된다. 그것이 문장이 되었든, 묘사든, 캐릭터든 간에 독자의 호불호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된다. 대중적이라는 말은 그 문체의 호흡, 묘사, 전개의 속도, 소재의 흥미가 다수의 입맛에 맞는다는 소리다.

 독자는 가독성이나 이미지에 피로감을 느낀다. 가독성을 어떻게든 조절하고 싶다면 묘사의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하지만 메디우스(1)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화의 묘사는 일관되게 상세하고 자세하게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작가는 글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봐야 한다.

 글은 높낮이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문체 또 한 마찬가지이며 현재 ‘혹시, 성기사인가요?’는 묘사의 변주가 부족하다고 보인다.


 모든 사람에게는 아주 우수한 그래픽카드(상상력)가 내장되어 있다. 상세한 묘사는 그래픽카드의 부하를 줄여준다고 여기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오히려 단어 하나를 던져 주는 편이 오히려 이미지 하기 쉽다. 상세한 묘사는 마치 보고 있는 이미지를 줌 인하여 손가락 하나하나를 노려보며 자세하게 기술하는 것이다. 그림의 한 부분을 줌인으로 바짝 당겨버리면 머릿속에서 그림을 천천히 세밀하게 그려낼 수 있지만 한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독자가 이해가 편한지, 아니면 줌인이 이해하기 편한지는 달리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메디우스(1) 엑스트라1. 첫장에서 루나교의 신자 아겔로의 시점에서 7문단의 장문의 묘사가 할애되었다. 7문단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아겔로가 집에 와보니 문이 열려 있더라. 이를 수상하게 여겨 평소 신변의 안전을 위해 대문 옆에 숨겨둔 몽둥이를 들었다. 집안을 살피다, 주방에 들어가니 도둑년 놈들이 있었다. 여자아이는 차마 때리지 못하고 남자아이를 신명나게 두들겨 팼다.


 이 줄거리를 통해 작가는 여러 가지로 풀어 낼 수 있으며, 작가는 이것을 전부 상세하게 묘사하는 선택을 했다.
 일단 고쳐 쓰기 할 필요는 없지만, 플롯의 구성이 아닌 챕터 전체 구성이나 묘사의 할애에 작가는 그것이 꼭 필요한 장면인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예시를 든 장면. 엑스트라가 주인공들을 보는 관점의 구성은 나름 괜찮다고 필자는 보지만, 그것이 중요한 장면이 아니거나 독자가 주목할 필요가 없거나 흥미가 없어 보인다 여기면 과감하게 들어내거나 묘사의 부분을 추상화하라.
 
1. 빵이 맛있다.
2. 크림빵을 한입 씹어 먹자, 크림이 부드럽게 입안을 감싸 쥐며 상큼한 사과향이 가득 퍼진다. 씹는 빵의 질감은 겉면은 바삭하며 속은 부드럽다. 과하지 않은 단맛과 안에 섞여 있는 과일 조각들의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빵이 맛있다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굳이 2번의 글처럼 묘사할 필요는 없다. 오늘은 빵이 맛있네. 정도의 묘사만 하면 된다. 하지만 반대로 일상의 즐거움이나 단란함을 표현하기 위해 빵이 맛있다는 장면에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면 2번 같은 묘사를 하면 된다. 순전히 작가의 의도에 달려 있고, 그것은 작가가 직접 생각하고 장면의 완급을 결정해야 할 부분이다.   
 반대로 묘사의 할애를 극대화해서 글이 느릿하고 서정적이더라도 사건의 얼개를 빠르게 전개한다면 가독성을 높아진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글이 시장을 의식해서 퇴고한다면 2가지의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문체의 묘사의 완급 조절을 하여 가독성을 높이던가.
 구성 플롯의 사건을 조절하여 가독성을 높이던가.
 
 필자의 경우에는 읽는 것에 문제가 없었다. 초반 4~5화를 넘기면 오히려 술술 읽혔던 면도 있다.
 하지만 들어가기에 앞서 말했듯이 시장을 의식하고 있으며, 숫자에 민감하다면 시장이 원하는 글이란 무엇인가 고찰해야 한다. 자신의 내면이 아니라 외부의 현상을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내면을 다독여도 그 다독인 내면이 시장에 맞는 것보다 거대한 괴물인 시장에 맞추는 것이 보다 가능성이 있는 일이다.
 문장력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바는 언제나 똑같다.


 독자의 이해와 가독성.


 독자의 이해와 가독성에 포커스가 맞춰지지 않으면 시장진입에 어려움이 있다.
 작가는 무언가 한 가지라도 강점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되기에, 문장력은 언제나 생각해 봐야 할 대상이다.

 

 총평.
 문장력은 깔끔한 편이지만, 묘사의 표현력이 지나쳐 가독성을 해치는 부분이 종종 있다. 묘사의 상세화는 작가의 개성으로 보이며, 글 전반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이것과 맞물려 구성 섹션, 얼개 또한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하나의 사건의 끝맺음이 비교적 빨랐거나, 명확하게 초반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이 문장력 부분을 걸고 넘어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둘 중 하나의 느린 유속을 메우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균형을 맞춰서 빠르게 흘러야 했다고 보지만, 둘은 비슷한 속도로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며 이것은 가독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필자는 보고 있다.
 이 문장력과 글의 전반적인 흐름은 초반 2~5화에부터 이 작가의 개성이 독자를 필터링하며 독자층을 걸러내고 잡아버린다. 다양성을 생각하여 완급의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좋은 글은 지루하지 않는 표현을 하는 글이며, 세밀한 묘사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적재적소, 일종의 비율을 찾았으면 좋겠다. 


 2구성.(플룻.)
 구성은 작가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지 말하는 이야기의 틀이다. 그렇기에 문장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글의 흥행을 좌우한다. 즉, 플롯을 분석한다는 것은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을 시험을 받는 것이다.
 비평을 받는 작가가 가장 긴장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야기 그 자체로서 평가받는다는 뜻이다.    

 문장력에서 이미 언급한 것과 같이 이 소설의 가독성이 좋지 않은 부분이 있다. 필자는 이미지의 피로도, 묘사의 많은 할애와 구성에서 문제점이라고 보고 있다.

 비평을 하기에 앞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혹시 ‘혹시,성기사세요?’에 관심이 간다면 일독을 먼저 권한다.

 들어갑니다.


 일단 필자는 이제껏 제목에 태클을 건 적이 없지만, ‘혹시, 성기사세요?’라는 소설은 제목을 보고 독자가 착각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다.

 라이트노벨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는 없어?’ 라던가,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되는 걸까?’ 라던가,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처럼 길지는 않지만, 현재 이소설의 제목은 구어체를 쓰고 있다.

 언뜻 보기에 정말 생기발랄한 제목이라 독자가 제목을 보고 기대하던 것과 다른 내용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실상은 도망 중이던 소년소녀가 교단, 학교 같은 곳에 잡혀가 두들겨 맞고 엄격한 시험을 치루는 이야기가 현재까지의 전개인데 말이다.
 
 필자는 상업성을 의식한다면 작가의 자기pr은 중요하다고 본다. 사이트의 특성상, 독자가 일정수준이 모이고, 그중 누군가가 추천을 올리지 않는 이상 현재 선작, 조회수가 폭발적인 레벨업을 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가장 직관적인 제목을 보고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내 전투력 10000000000
 회귀도 13번이면 지랄 맞다.
 나 혼자 999레벨.


 현재 사이트에 있는 몇몇 예시지만 제목, 단순한 로그라인만으로 수요층을 정해 버릴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있다. 저 제목만 보고 기대할 수 있는 독자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게 따지자면 일종의 광고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제목을 작가의 생각이나 주제로 정할 수 있지만, 정말 직관적으로 광고할 수 있으니 작가들은 제목을 선정할 때 나름의 전략을 짤 수 있다.


 ‘혹시, 성기사세요?’


 라는 제목이 어떤 수요층을 끌어당길지 작가는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플롯분석.
1 프롤로그. :세 개의 비석.

인물: 메디우스, 아르
사건: 묘비(본문에서는 비석이라고 했지만 정황상 묘비) 앞에서 메디우스와 아르가 대화를 한다.
배경: 어떤 무덤.

 영화적인 기법이다. 결말이나 미래나 과거의 중요한 사건을 선제시하여 독자의 시선을 끄는 것으로 여기서는 3개의 비석 앞에서 도망을 권유하는 여자와 그러지 못하는 남자의 묘사를 할애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날 때 가장 먼저 첫인상을 보고 여러 가지 정보를 얻는 것처럼 독자도 이 프롤로그를 보고 많은 정보를 얻는다. 후에 교단에 들어가 수련을 받는 과정에 주인공은 3명의 인물을 만나고 독자는 나중에서야 이 비석의 상징성을 알 게 된다.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복수, 피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한 예감을 주게 되며 독자는 이 부분에서 흥미를 느낀다.
 시작은 좋다. 하지만 제목에 비하면 무겁고 서서히 몇 페이지를 넘기게 되면 이 글이 그냥 가벼운 희극이 아니라는 사실을 독자는 깨닫게 된다.


 2~8:메디우스.

 인물: 메디우스, 아르
 사건: 메디우스와 아르는 도망을 치고 있다. 아르는 신비한 힘을 가진 마녀(?)다. 성기사들을 피해 도망가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제국에서도 기이한 움직임을 포착하여 움직인다. 아이들은 도망 중에 음식을 훔쳐 먹거나 노인에게 신세를 지는 둥 갖가지 단서를 남기며, 아겔로, 노인 등에 의해 신고당하여 결국 잡힌다. 그때 괴인(다이모니아)들의 습격으로 풀려났다. 그들에게 조사를 받는 중 제국군의 난입, 괴인들은 도망간다. 그 뒤 핼버튼의 지시에 따라 성기사의 손에 있던 아이들은 신전으로 넘어가게 된다.
 배경: 도망의 여로.

 이 안에는 단기, 장기적인 복선으로 처리된 여러 가지 사항이 있다. 도움을 준 인자한 노인의 배신 같은 단기적인 복선이나, 체계를 갖춘 다이모니아, 블랙윔같은 장기적으로 불길함을 암시하는 복선이 있다.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소년과 소녀의 도망 중에 포커스가 이러 저리 움직인다. 제국군의 움직임, 아르의 트라우마를 보여주기 위해 회상, 블랙윔 이라는 불길한 상징을 설명하기 위한 회상도 섞여 있다.


 3인칭의 장점은 여러 가지 시점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인간관계나 씬을 구성하는 것에는 탁월하다. 하지만 시점이 너무 많이 바뀌는 것은 조금 생각해 볼 문제다. 자칫 과용하면 드라마 사이에 치고 들어오는 광고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시점의 전환을 여러 번 하면 독자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저번 비평에서 이야기 했지만 언제나 사건의 중심에는 인물이 있으면 초반프롤로그를 넘어가면 슬슬 인물을 들여다본다. 감정이입의 대상을 찾으며 독자는 주인공이라고 생각되는 인물을 자연스레 찾게 된다. 
 신전에 들어가기 전까지 메디우스 화는 세계관과 다이모니아, 신성루나제국, 라무스제국같은 세계관을 풀어 쓰며, 캐릭터의 히스토리 일부까지 전부 소화하려고 들었다. 그러면서도 뼈대가 되는 사건(소년 소녀의 도망)은 간단해서 한 사건 안에서 이것을 루즈 하게 풀어낸 경향이 있다. 시점의 얼개만 보자면 복잡하며 전혀 루즈하지 않지만, 독자는 주인공바라기다. 주인공 인물의 포커스가 떨어져 나오면 이리저리 시선을 움직여야 하는데 정작 주인공의 액션을 보일 기회는 비교적 적다.


 룬의 아이들, 데모닉의 가장 초반부를 생각해보자(작가가 룬의아이들을 읽었는지 아닌지 모르니 양해바라지만.). 인물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그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관찰자적 시점에서 철저하게 들여다본다. 캐릭터의 특이성을 부각하며 인물에 흥미를 주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세계관의 부연설명은 지나치지 않으며 오직 그 캐릭터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작가가 보여주는 것은 정말 알기 쉽다.


 이 녀석을 봐! 이 녀석은 천재야! 데모닉이야!


 세계관이 독특할 경우에 작가는 그것을 설명하려고 초반에 애쓰는 경향이 있는데, 전혀 그럴 필요 없다. 필자가 보기에는 사건, 도망과 추적의 사이에 그 모든 것을 아우르려고 했던 것 같다.
 이 메디우스화가 지나고 나서부터 포커스가 정말 안정적이다. 주인공과 그 친구들을 잡고 가독성이 눈에 띄게 좋아진다. 직관적이며 이해하기 쉬워진다. 이미 작가는 세계관의 부담을 메디우스편에 할애했고 배경 설명의 허들도 낮아졌다. 인물도 늘어나고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어 신선하다.

 다만!
 
 메디우스화 자체가 독자를 걸러냈다. 시점의 잦은 변화, 문체의 가독성과 맞물려, 주인공이 휘말린 사건의 중심 플롯은 하나, 나머지는 전부 세계관이다.


 필자는 차라리 이런 템포라면 도망 이전의 고아원의 이야기를 느긋하게 시작했어도 좋았다고 본다. 고아원 동기들끼리 모여서 세계관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사소한 일로 주먹다짐을 하거나, 음울하고 어두운 지하실이나 아르가 겪을 비극의 전조라던가. 그런 와중에 소소한 일상이나 행복을 쌓는 작업을 하다가 단번에 무너뜨려 비극으로 전환. 극적효과를 높여도 좋다. 그 비극의 이후 템포를 높여 도망 씬을 간결하게 처리해도 괜찮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문단은 사견이니 걸러들어도 좋다.)
 
 9~12 신성 루나 신전.

 인물: 메디우스, 나기. 이르안. 판지.
 사건: 아르와 메디우스가 헤어짐. 매타작 신고식을 피해 숨어들어서 나기와 만남. 악동 같은 나기는 그곳에서 2개월 선배. 내부사정을 알려줌. 막사장으로 판지가 선출됨.
 배경: 루나신전.


 초반 메디우스에 적응했고, 템포에 적응했다면 오히려 가독성이 엄청나게 좋은 구간이다. 주인공 곁에 붙어 있는 개성 있고 재미있는 캐릭터가 많아지고 액션이 풍성해지기 시작한다. 이것이 정점을 찍는 것은 이르안이라는 캐릭터가 합류하고 나서부터다.
 여전히 사건의 속도는 느릿하고 세세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메디우스의 통과의례를 거쳤다면 그 템포가 느릿하게 여겨지지 않을 수 있다. 캐릭터의 대화가 일관성, 개성을 가지고 있다. 누가 누군지 바로 알기 쉽다는 말이며 이것은 문체와 사건의 전개와는 별개로 시원시원하게 캐릭터성을 보여준다.
 주인공과 그 일행에게 본격적으로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으며 캐릭터는 하나 같이 개성이 있다. 심지어 여기서부터 현재 나와 있는 마지막 편까지 그냥 술술 넘어간다.
 필자에게는 막사안의 소년들의 정치적인 상황과 맞물리며 재미있어지기 시작한 구간이라고 생각한다. 


 13~ 24. 이상한 이르안.

 인물: 메디우스, 나기. 이르안. 판지.
 사건: 판지와 이르안이 막사장 선출 사건으로 반목. 나기가 이르안과 메디우스가 서로 3총사로서 친하게 지내게 됨. 한편 판지와 이르안은 사건을 계기로 사소한 마찰을 계속해서 만들어 낸다. 그러면서도 신전안의 성기사로서 교육을 계속하게 받게 된다. 이후 이르안의 마지막 편에 이르안과 판지의 갈등에 휘말려 상급생과 마찰을 일으킨다. 이후 전개의 양상을 바꾼다. 판지는 상급생의 계속된 보복에 앙심을 품고 싸우기로 결의한다.
 배경: 루나신전.


 호그와트의 분위기라고 하면 이해하기 편할까? 기본적으로 학교생활 같은 느낌으로 전개된다. 장난스러운 이르안이 도라에몽의 퉁퉁이 같은 판지가 서로 맞물리지 않는 갈등을 빚는다. 그러면서도 세계관상의 기술, 가르침을 계속해서 받는다. 메디우스일행과 판지는 각각의 재능을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정석적인 재미를 찾기에 길게 이야기하지 않겠다. 약간의 회상장면을 통해 과거 아르의 비극을 서술하기도 한다.


 25~27 개리.
 인물: 개리, 메디우스, 나기 이르안.
 사건: 판지가 습격을 계획했고 거기에 선배 개리가 걸려든다. 개리는 그들을 물리치고 메디우스 일행과 만난다. 나기의 과거가 일부해금. 개리와 메디우스 일행은 반목하고 갈등한다. 개리는 나기에게 집착하며 자신과 싸울 것을 강요한다.
 배경:루나신전


 이하 생략.

 29~33 지하 사 층 승급시험.
 34~36 지하 오 층


 신성 루나 신전 이후부터 교육의 연속이며, 그 와중에 일어나는 선후배와 선배의 갈등, 승급 시험 같은 자잘한 사건의 연속이다. 캐릭터가 풍성하기에 충분히 재미를 뽑아내는 곳이며, 중반쯤 넘어가면 독자는 잘 길들여져서 이게 왜 인기가 없는지 이해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캐릭터성과 구도를 잡았어도 사건의 템포가 길다는 것은 여전하다. 전개의 속도가 완만하며 장기적으로 많은 편수를 확보했을 때 연독률을 분석하는 편이 더 정확해 보인다.
 이 말은 메디우스 편 이후, 필자의 관점에서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아 보인다는 뜻이다. 문체에 적응하고, 불안한 포커스에 적응했다면 문제라고 볼 수 없다.
 작가는 포커스나 시점을 바꿀 때는 독자가 그 시선을 따라가는 것을 좋아하는지 안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주인공이 왜 주인공인가?
 독자는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바라보는가?


 총평.
 메디우스 편의 포커스의 흔들림과 세계관, 가독성을 보자면 초반 독자 확보가 어렵다. 하지만 이후 메디우스 편을 넘기면 나름의 가독성을 확보할 캐릭터들과 학교생활 같은 자잘한 사건 같은 알맹이를 챙겨간다. 여기서부터 재미가 있다면 독자는 작가에게 길들여졌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문체와 호흡을 작가에게 양보했거나, 그 호흡이 마음에 드는 독자층이 남았다는 말이다.
 반대로 생각하자면 기본적으로 문체가 세세하고 조밀하여 가독성을 중시하는 독자들로부터 그냥 외면 받을 수 있다.
 사건은 신성 루나신전부터~마지막 편까지 교육과정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내부 히스토리는 꽁꽁 싸매고 있다. 본격적으로 독자가 원하는 갈등부분까지 갈길이 멀어 보이며, 여주인공은 메디우스편 이후 실종됐다.(웃음) 언젠가 나오겠지...
 메디우스가 아르를 지킨다는 목적성을 분명히 가지고 있어 따라가는 것에 문제는 없지만, 중간중간 남주와 여주의 내부히스토리를 감질나게 보여준다. 이 회상부분을 차라리 좀 강렬하게 보여줬으면 한다. 주인공의 목적성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3.캐릭터
 캐릭터는 장기적으로 소설을 끌어가는 원동력이다. 특히 주연, 주인공들은 독자가 공감해야할 주체거나 독자가 매력을 느껴야 한다. 여기서 매력이라 함은 아름답거나 강한, 외적 요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독자가 흥미를 느낄만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메디우스. 남.
 작중 주인공이다. 언제나 필자는 주인공에게 관대하다. 매력이 없어도 된다. 감정이입의 주체이며 독자가 같이 호흡을 하는 중심인물이다. 이 소년은 아르를 지킨다는 목적성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캐릭터의 히스토리는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보는 파다. 현재 혹시, 성기사세요?의 소설 안에서 메디우스와 여주인공 아르의 도망씬으로부터 시작해서 그들이 도망을 치게 된 계기가 되는 챕터-필자가생각하는 가상의 이야기-가 통째로 날아가 있다. 이것은 궁금증을 자아내기 위한 방편이며, 작가가 독자를 붙들어 매는 앵커역할도 하고 있다. 이런 것은 충분히 우려낼 수 있는 사골 같은 것이지만, 너무 우려내는 것은 금물이며 적당하게 풀어놓는 것이 좋다.


 아르. 여.
 메디우스편 이후로 회상에서 종종 나오는 실종된 여주인공. 주인공 목적의 주체다. 메디우스편을 보자면 다부진 모습을 보이며 내부 히스토리가 세계관과 연관이 깊어 보인다. 주인공과 만남부분이 잔혹한 부분이 있어. 제목 ‘혹시, 성기사인가요?’ 라는 제목만 보고 발을 들이면 약간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사실, 별거 아니다.)
 메디우스 이후로 보이지 않아서 캐릭터적인 것을 논하기 어렵다. 찾아주기 바란다.


 판지. 남.
 룬의 아이들을 읽은 사람이 있다면 헥토르의 역할이라고 보면 알기 쉽다. 유년시절의 대적자, 적대관계이며 뒷골목 출신이라는 설정답게 호전적이며 투쟁심이 강하다.
 학교생활의 밸런스를 잡아주고 있는 중요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사건을 일으키는 주체는 항상 작가에게 소중하며 잘 컨트롤해야 한다. 현재까지 이 소설안의 내부적인 학교, 아이들의 내부 정치상황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주체다.
 또한 프롤로그 3개의 무덤을 보자면 이 캐릭터는 후에 메디우스 일행과 우정을 쌓거나 건전한 라이벌 관계로 승화될 것으로 보인다.


 나기. 남.
 가장 먼저 주인공의 네비게이터 역할을 하며 합류하는 주인공의 친우다. 주인공을 제외한 3총사(나기, 이르안)는  장난스러움을 내포하고 있으며 각각의 캐릭터의 위치가 확고하다. 또한 교육기관내에서 내부적인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후에 개리 에피소드 를 통해 드러낸다.
 
 이르안. 남.
 이야기의 활력을 불어넣는 과한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다. 대화에 웃음이나 개그를 불어넣는 역할이며 판지와 마찰을 일으키는 주체다. 소제목 자체가 이상한 이르안이라고 했으니 말다 했다.
 이상한 이르안 (6)의 장면이다.
 -중략-
 “내가 사랑하는 여자아이가 있었어. 그래서 나는 팬티를 훔쳤어.”
 -중략-


 총평.
 캐릭터 때문에 현재까지 나온 화중에 초중반을 살렸다고 본다. 특히 갈등을 만드는 방식이나 캐릭터의 운용(대화), 캐릭터의 조형성은 너무 과하지도 않고 적당하다고 보인다. 특히 라이벌 캐릭터를 운용하여 정치적인 상황이나 3총사 사이의 긴장감을 유도하는 것은 독자의 흥미를 일으킨다.


 전체 총평.
 내부히스토리가 포함된 도망의 원인을 잘라내고 도주 씬부터 시작하기에 초반 독자에게 불친절하게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잘 처리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서 세계관, 복선, 내부히스토리의 일부를 전부 보여주며, 엑스트라에게 까지 포커스를 이리저리 옮기는데, 이것이 독자의 초반 몰입을 방해할 소지가 있다. 이것은 묘사의 문체가 맞물리면서 앞서 기술한 필터링이 생기게 되고 작가는 본의 아니게 독자를 걸러냈다.
 결론적으로 메디우스. 초반 가독성이 치명적이다.
 하지만 문체와 초반 가독성적인 부분에 적응만 한다면(길들여 진다면) 독자가 재미를 느낄 부분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캐릭터적인 요소는 필자의 관점에서 괜찮은 부분이다.
 포커스가 안정된 메디우스 이후 나온 화의 중후반에도 여전히 포커스가 흔들리는 부분이 가끔 보인다. 혹시 주인공들이 성장하는 구간(교육기관)을 벗어나 세계관이 다시 넓어진다면 시점의 운용을 주의했으면 좋겠다. 꼭 필요하다면 시점을 바꾸고 디폴트 설정은 언제나 주인공이다. 독자가 감정이입을 하는 대상을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독자는 글에 몰입하기를 원하고 몰입의 주체는 암묵적으로 주인공이다.
 
 이상 비평을 마친다.


 맺음.

 잘난 듯이 써 댔지만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저라고 해서 저 원칙을 다 지키는 것은 아닙니다. 비평을 쓸 때마다 하는 이야기지만 비평을 전부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것도 일부 있기 때문에 20%만 봐주세요. 하나의 글을 온전히 평가 하려면 적어도 각기 다른 시각의 3명은 필요 하다고 봅니다.

 오탈자, 비문이 본문에 섞여 있을 경우 넘겨주시기 바랍니다.
 혹시나 필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거나 마음 상한 부분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당분간 쪽지와 댓글로 비평요청을 받지 않습니다. 쪽지 날아오면 고맙긴 한데, 교수님한테 리포트 던져진 기분도 좀 들거든요. :)

 글이지만 실제로 걸리는 시간은 너무 걸립니다. 기본적으로 비평을 하기 전에 작가의 글을 읽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양해 바랍니다. 게시판에 너무 나대는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예약 받은 2편은 다음과 같습니다.


 김우재 천국의 문을 두드려라.
 lLLINIT 천상의 목소리.




Comment ' 12

  • 작성자
    Lv.97 경천
    작성일
    16.02.26 21:56
    No. 1

    아 정말 좋네요. 초반에 아주 기이할 정도로 조회수가 폭락하는 이유를 감을 잡지 못해서 비평을 쓰지 못했는데 딱 잡아주시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김우재
    작성일
    16.02.26 22:34
    No. 2

    이렇게 구체적으로 세세하기 찝어주시니
    작가가 본인의 작품에 무엇이 부족한지를 잘알수가 있는것 같습니다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이응히읗
    작성일
    16.02.26 22:41
    No. 3

    아,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이제야 뭔가 눈이 뜨이는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일
    16.02.27 00:47
    No. 4

    굉장한 비평이십니다. 그리고 역시 윈터러보다는 데모닉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탈퇴계정]
    작성일
    16.02.27 02:39
    No. 5

    프롤로그가 주는 무게에 비하면 감자 훔치다 얻어맞는 등의 초반 사건 전개가 너무 사소해서 조금 지루했습니다. 이야기 전체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는 선명한 사건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전지적 시점 서술인데 구어체를 사용하는 점도 집중에 방해되는 요소였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휘동揮動
    작성일
    16.02.27 13:39
    No. 6

    시야를 넓혀주시는군요. 언제나 많이 배웁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백각
    작성일
    16.02.27 17:19
    No. 7

    확고한 비평 틀이 있으시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인생사랑4
    작성일
    16.02.29 08:39
    No. 8

    요즘 비평란에 좋은 비평들이 많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無의神
    작성일
    16.02.29 15:55
    No. 9

    비평글 길이만으로도 역대급인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사략함대
    작성일
    16.03.03 19:46
    No. 10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비평이군요. 저도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황혼의검
    작성일
    16.03.05 17:43
    No. 11

    이게 비평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귀염쩌니
    작성일
    16.03.30 16:36
    No. 12

    좋은 비평 잘 읽고 갑니다!
    이게 비평이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비평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찬/반
4712 비평요청 나비계곡 비평 요청합니다. 정통판타지입니다. +8 Lv.34 풍류랑. 16.03.21 1,769 0 / 1
4711 비평요청 [위대한 소환술사] 따끔한 비평 부탁드립니다. Lv.6 리버스루마 16.03.18 1,314 0 / 1
4710 스포츠 안녕하세요. 제 글에 대한 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1 Lv.78 하늘꼬마 16.03.16 1,581 0 / 0
4709 현대물 천상의 목소리. 비평 배달 왔습니다. +8 Lv.16 우울한인생 16.03.13 2,909 17 / 0
4708 비평요청 최강의 서포터. 비평 부탁드립니다. +3 Lv.24 블루필드 16.03.13 1,469 0 / 1
4707 로맨스 야시장, 그리고 어느 기묘한 인연들에 대한 짤막한... +1 Lv.4 은빛고기 16.03.09 2,007 2 / 1
4706 비평요청 야시장, 그리고 어느 기묘한 인연들 비평 요청합니... +9 Lv.8 미스냥 16.03.08 1,384 0 / 1
4705 판타지 본드가 필요하다 - 지옥 같은 저승 +1 Lv.15 사평 16.03.07 1,502 8 / 0
4704 판타지 제글 비평좀 해 주십시오 +3 Lv.4 루데이트 16.03.06 1,507 1 / 3
4703 현대물 천국의 문을 두드려라. 비평 배달 왔습니다. +2 Lv.16 우울한인생 16.03.05 1,741 10 / 0
4702 비평요청 아직 초보작가의 무림생활 적응기 비평요청 합니다. +3 Lv.26 실붓 16.03.04 1,377 2 / 0
4701 비평요청 고심 끝에 올립니다. 기획에 산다 비평 요청 부탁... +11 Lv.21 사략함대 16.03.03 1,844 1 / 1
4700 비평요청 안녕하십니까. '악의 유물' 비평 부탁드립니다. Lv.10 수습작 16.03.03 1,180 1 / 0
4699 현대물 스켈레톤 마스터에 대한 간략 비평입니다 +1 Lv.99 글램스 16.03.02 3,956 10 / 0
4698 비평요청 스켈레톤 마스터 비평 부탁드립니다. +6 Lv.24 쓰기맨 16.02.29 2,217 3 / 6
4697 비평요청 기공군주 케이 비평 요청 드려요 +9 Lv.34 제리엠 16.02.27 1,696 0 / 0
4696 판타지 흡입력과 몰입-낙원향 계획. +4 Lv.15 사평 16.02.26 1,621 9 / 0
» 판타지 혹시, 성기사세요? 비평 배달 왔습니다. +12 Lv.16 우울한인생 16.02.26 2,206 13 / 0
4694 비평요청 천국의 문을 두드리다 를 비평요청합니다 +4 Personacon 김우재 16.02.25 1,745 3 / 12
4693 판타지 문피아의 모든 작가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 +51 Lv.18 푸릉프룽 16.02.22 3,330 30 / 14
4692 비평요청 혹시, 성기사세요? 비평 요청 드립니다 +11 Lv.12 이응히읗 16.02.22 1,470 0 / 0
4691 게임 라쿤월드. 비평 배달 왔습니다. +8 Lv.16 우울한인생 16.02.20 1,883 13 / 5
4690 비평요청 '라쿤 월드' 따끔한 비평 부탁드립니다. Lv.13 조일문 16.02.18 1,196 0 / 0
4689 판타지 잿빛용 비평 Lv.81 [탈퇴계정] 16.02.18 1,344 4 / 3
4688 기타장르 던전디펜스와 건달의 제국 +18 Lv.68 인생사랑4 16.02.17 2,454 7 / 32
4687 퓨전 전설의 군단 비평 요청드립니다. +2 Lv.91 싸우전드 16.02.16 1,464 0 / 0
4686 판타지 방랑시대. 비평 배달 왔습니다. +7 Lv.16 우울한인생 16.02.16 1,767 12 / 1
4685 퓨전 성역의 쿵푸 가독성의 필요성 +16 Lv.54 진찰주 16.02.16 2,645 23 / 3
4684 현대물 머니퀘스트 -베스트 셀러의 원조격? +2 Lv.91 화이트로드 16.02.14 1,521 1 / 4
4683 비평요청 [방랑시대] 비평요청 드립니다. +2 Lv.48 스벅추리닝 16.02.14 1,082 0 / 3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