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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의 오락소설-역혼술사

작성자
Lv.15 사평
작성
14.08.04 19:51
조회
4,046

제목 : 역혼술사

작가 : 예카마엘

출판사 : 문피아 연재


만약 글에도 고기마냥 등급을 나눌 수 있다면, 역혼술사는 1등급의 오락소설입니다.

이 말의 의미는 단지 독자들을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이야기로 홀리게 한다는 말이 아니라, 독자가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써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삼국지나, 수호지, 서유기 같은 대중적인 중국 소설은 읽어본 적이 있으나 무협지는 읽어 본 경험이 없습니다. 그도 그럴게 제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중국 역사를 기반으로 환상을 덮어낸 소설이니 쏟아지는 한자어와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 지명들에 때문에 읽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역혼술사의 배경과 설정은 매력적입니다.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마교니, 정파니 하는 무협지 특유의 무대장치가 있지만 이는 문자 그대로 무대의 역할을 할 뿐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사건이 아니라 사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무협이라는 장르를 잘 몰라도 캐릭터를 따라 이야기를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역혼술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시작 부분의 배경을 설명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본 무협영화의 나레이션을 듣는 것과 같은, 마치 고서를 읽는 것은 고풍스러운 느낌이 들어 즐거웠습니다.

 

앞에서도 잠깐 말했지만, 역혼술사는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소설입니다. 주인공인 문월이 과거 영웅들의 혼백을 만나고 그들에게 가르침과 도움을 받으면서 고난을 극복하는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몸에 여러 개의 혼이 깃들어 있어서 상황에 맞춰 몸을 차지하는 영혼이 바뀐다. 이 부분이 이 소설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고 특징입니다. 캐릭터를 강조해서 이야기를 읽는 내내 등장하는 모든 주요 캐릭터가 또렷하게 표현됩니다. 이렇다 보니, 작품 속에서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사를 듣는 것이 상당히 즐겁습니다.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생생하게 목소리가 귀로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캐릭터를 지나치게 남발하지 않는 것도 또 하나의 장점입니다. 과거의 영웅들을 현세에 불러올 수 있다는 설정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탓에 자칫하면 캐릭터가 무분별하게 늘어날 수도 있는 설정인데, 조절을 잘 해서 등장인물의 수를 제한하고 대신 인물 하나하나에 확실한 개성을 부여한 점은 높게 평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합니다. 역혼술사에 등장하는 모든 사건들은 깊이가 크게 떨어집니다.

캐릭터를 따라서 술술 읽히는 것도 좋고, 사건의 흐름도 자연스러운 것도 좋은데 방금 전에 읽었던 사건의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주인공이 뭔가를 하기는 하는데 강하게 인상이 남는 부분이 없습니다. 사건의 기승전결에서 부분이 빠져 있는 기분입니다. 이 부분은 1부의 마지막 부분에서 조금 나아지는가 싶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정리합니다.

감히 말하겠는데 역혼술사는 흔히 말하는 킬링 타임용 소설로서는 완벽한 소설입니다. 읽는 내내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빠른 사건 전개 탓에 단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번 훑어 읽고는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져 버리는, 한번 읽기는 좋지만 다시 한 번 읽기는 꺼려지는 소설입니다. 곰씹을 만한 사건이 적기 때문입니다. 무협 작품의 입문작을 원하시는 분들과, 유명한 중국 영웅들의 모습을 즐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Comment ' 5

  • 작성자
    Lv.45 매일글쓰기
    작성일
    14.08.04 20:05
    No. 1

    정확한 비평 감사합니다.
    얼마전에 투고를 위해 원고를 정리중, 하나로 묶어서 읽을때 저도 같은 감상을 받았습니다. 이야기들이 연결은 되지만, 마치 장편이 아니라 단편을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물이 흐른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더 이상의 감상이 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이 무채색이라 그런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색깔이 없기에 사건은 조명되지만, 사건은 기억나도 사건의 중심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무엇을 위한 사건인지도 잊어버렸죠.
    이때 받은 생각을 3자로서 정확히 짚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소설을 적을때, 조심해야할 점과 뼈대를 세워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차라리 주인공이 은령이었다면 더욱 맛깔났을꺼에요. 선백이라도 괜찮았을 겁니다. 문월은 무채색이라 사건의 주인공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킬링타임용 소설이란 말은 제겐 과분할 정도의 극찬입니다. 하지만 그 뒤의 말이 더욱 정확하기에 놀랐습니다. 킬링타임 이상의 가치가 없다는 점에서 소름끼칠정도로 감탄했습니다.
    정말 정확한 비평입니다;
    뼈대를 세우고, 거기에 살을 붙여야하는데
    던져진 살만 보이고, 뼈대가 보이지 않았기에 생겨난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과분할정도의 비평을 받아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매일글쓰기
    작성일
    14.08.04 20:10
    No. 2

    저도 '주인공인 문월이 어떠한 캐릭터냐'를 묻는다면 답을 못하겠습니다.
    복선이 빠르게 거둬진다는 점도 문제점일까요, 이야기를 추리해야 하는 맛이 있어야하는데
    서술로 빠르게 정리를 하고, 복선을 빠르게 거두니
    이야기를 읽는다는 느낌보다 듣는다는 느낌이 더욱 강한것 같습니다.
    머리속에 남질않죠.
    제게 숙제를 남겨주셔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8walker
    작성일
    14.08.05 22:03
    No. 3

    확실히 읽는내내 재밌지만 먼가 쑥쑥 지나간다는 느낌이죠...
    각 에피소드를 두세배 분량으로 늘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베르커
    작성일
    14.08.06 04:23
    No. 4

    반대가 많아서 놀랐습니다. 좋은 비평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5 매일글쓰기
    작성일
    14.08.06 04:33
    No. 5

    저도 반대가 많아서 충격받고 있습니다 OTL....
    비평글의 반대가 아니라 제 글의 반대인듯해서 ( 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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