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장영훈
작품명 : 절대마신
출판사 : 파피루스
감상란에 칭찬일색이라, 쓴소리 몇마디 하려 합니다.
장영훈 작가의 글을 '보표무적' 출판부터 빠짐없이 보아온 독자로서. '절대마신'을 읽고 공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피아에서 그토록 욕먹던 '절대군림'을 읽으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기에 낯설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몇자 적어보려합니다.
개인적으로 기본 문장력이 안되는 글은 쉽게 외면하는지라, 장영훈 작가의 글은 고민하지 않고 선택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처음 '보표무적'에서부터 오늘의 '절대마신'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수준급의 문장력을 보여주니 더 말할 필요는 없을 듯 싶네요.
그런데 '절대마신'은 여지껏의 장영훈 작가와는 달랐습니다. 그동안 장영훈 작가의 작품들에는 치열한 작가의식이 담겨왔다면, 절대마신은 흔히 말하는 먼치킨에 가깝습니다. 주인공의 행동은 어떤 목적의식도 없고 그냥 닥치는 상황에 닥치는대로 행동합니다. 주니까(?) 받고(솔직히 싫다는 남자는 없겠지만서도), 보이니까 죽이고, 사람들 역시 너무 쉽게 죽어나갑니다. 가볍고 가벼운게 인간이란 존재란걸 새삼 느끼게 하더군요.
여주인공과의 잠자리 과정을 보면, 어느 구무협에서 본듯한 그닥 개연성 없는 이유를 보여주며(정확히 기억나는 작품으로는 하승남 작가의 무협만화 '황당무계'), 혈마와의 동거는 오채지 작가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해주더군요. 지금 읽고 있는게 장영훈 작가의 작품이 맞나 의아했습니다. 혹시 오해할까 언급하는데, 오채지 작가도 좋아하고, 장영훈 작가의 변화 자체에 대한 불만은 아닙니다. 다만,
그 변화가 너무도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색했고, 시장의 흐름만을 쫓기 위해 내용은 없이 재미만 추구하지 않았나 우려됩니다.
'절대군림'에서는 적어도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과 이해라는(어떤 이들은 철없는 재벌 2세의 강호제패기라 평하지만) 커다란 주제를 놓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합니다. 그런데, '절대마신'은 그야말로 주제도 모르겠고, 목적도 모르겠습니다. 2권까지 읽은 이 시점에서는 '천하제일인의 강호 산책'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물론, 암중에 혈교와 철혈맹을 조정하여 음모를 꾸미려는 세력이 있음은 보여주지만, 뭐 그닥 큰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는 걸보면 제 마음 속의 '절대마신'은 먼치킨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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