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의 부족을 느낍니다. ㅠ.ㅠ

가끔 개그콘서트를 봅니다. 심하게 공감가는 코너가 있어요.

‘안 생겨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에서 코끝으로 이어진 감정선에 전율이 흐릅니다.

어쩜 저렇게 제 처지를 정확히...

(그래도 그들 보다는 제가 좀 나은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저이기에 이번 연재물에서 반란을 도모했습니다.

여기서 제목을 거론하면 홍보가 될 것 같으니, 제목은 패쓰하고...

세상 모든 여자들을 손아귀에 움켜쥘 수 있는 연애의 고수가 주인공이죠.

그런데 작가가 ‘안 생겨요.’다보니 주인공 아바타가 자꾸 오작동을 합니다.

시기적절한 멘트를 한다는 것이 너무 느끼하게 나가고,

이놈이 지 혈육도 못알아보고 작업성 멘트를 날리고.

독자들에게 두들겨 맞은 후에야. ‘아, 이게 아니구나.’ 깨달으며 얼른 수정을 합니다만, 앞으로의 전개가 막막합니다.

만능, 마초, 먼치킨을 주인공 삼아 글쓰시는 작가님들이 새삼 위대하게 보입니다.

한 수 가르침 부탁드림 안 될까요 ㅠ.ㅠ

[덴파레]

저도 이번에 먼치킨에 운과 기연이 하늘을 찌르는 주인공을 만들어볼까했는데 어려워요.

[박승연]

힘내세요. 무조건 뽜쎄~ 하는 겁니다. ㅎㅎ

[L.O.B]

저는 개그캐 욕심.. 유행 타지 않는 웃음캐릭터나 개그막장물을 만들고 싶어요.

[박승연]

진짜진짜 어려운 게 코믹인 것 같습니다. 그것만 달통한다면 그 즉시 대박작가 반열에 오를텐데요.

[여루별]

저도 개그물 한번 만들어 보고 싶음

[박승연]

개그의 포인트를 찾으신다면 제게도 좀 귀뜸을... ^^

[김태신]

꼭 연애를 해 봐야 연애소설 쓰는 것은 아니고, 판타지 세계에 갔다와 봐야 판타지 소설 쓰는 건 아니잖아요. '느낌'만 있다면 쓸 수 있다고, 전 확신합니다.

[아르제크]

말씀듣고 서재 가서 정주행하고 왔습니다. 뭐 음......
여자 캐릭터가 '여자'라는 것에 너무 부담을 느끼시는 게 아닌가 합니다. 여자 이전에 인간이고, 자연히 성격도 있고 원하는 것도 있고, 그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노력도 하고 꾀도 부리겠죠.
근데 남자 캐릭터들은 성격도 나름 나누어져 있고 얻고자 하는 것도 대개 하는 행동과 잘 부합합니다만, 여자 캐릭터들은(단역 포함) 뭔가 글쓴님께서 평소에 생각하고 계셨던 '여자'라는 두루뭉술한 이미지를 적당히 이것저것 조합해놓은 것 같지 하나의 인간으로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령이가 집안 사정이 이러이러하고 무슨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내용도 있지만 그게 그녀의 행동과 잘 연관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술자리에서 하는 행동은 얘가 기생같고, 기생으로 나오는 캐릭은 오히려 여염 여자 같습니다.(접대부가 손님을 받아놓고 한시간동안 앙탈을 부린다고요...?...물론 룸이라고 생각하면 거기 룰에 따라서 행동양식이 다르긴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손님을 짜증나게 한다는 건 좀.)

작품 안에서 작가는 그 여캐가 원하는 게 뭔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을 조종해서 여캐의 마음을 쉽게 살 수 있는 것뿐입니다. 사율이가 하령이 처음 보고 구라를 푸는 것도, 사실 매우 케바케의 도박입니다. 여자 성격에 따라서 '뭐지 저 멜로병신은...'이라고 코웃음칠 수도 있는 일이고요. 근데 만일 작가가 그 여캐의 마음에 '멜로에 넘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심어둔다면' 주인공의 작업은 훨씬 순조로워지겠죠.
(그리고 그때 사율이가 가상의 그녀 얘기하다가 웃는다고 했는데 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율이를 처음 만난 장면에서, 작가님이 한번 하령이의 1인칭 시점으로 그림자 이야기를 써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실제 글로 쓰지 않더라도 이때 이 여자가 이 남자를 봤는데 어떻게 보일지, 무슨 생각을 할지, 무슨 행동을 하면 좋아하고 무슨 행동을 하면 싫어할지 그녀의 가치관과 목표의식에 맞춰서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게 캐릭터를 지배하는 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