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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에서 어색해 보이는 표현들

작성자
독행(獨行)
작성
09.08.29 12:10
조회
896

무협연재물을 살펴보면 어색해 보이거나 부적절한 표현들이 보입니다. 이는 제 시각에서 그러한 것인데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성세대도 한자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현 시점에서 과도한 한자말을 사용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계획적으로 준비해서 글을 올리는 것은 아니고 당장 떠오르는 몇 가지만 적어봅니다. 판단은 각자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1.성명절학(成名絶學)

대부분의 무협지에서 한자표기 없이 이를 사용합니다. 며칠 전 갑자기 이게 무슨 뜻인지 궁금해지더군요. 자주가는 포털에서 검색을 해봤더니 한자표기가 된 것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포털로 검색하니 姓名絶學 이라고 표기 한 것을 찾았습니다. 成자는 이루다는 뜻이고 姓은 성(예:김,박,이 등)을 뜻하는 한자입니다. 그런데 문피아에서 질문해보니 成名絶學이더군요. 명성을 이루게 한 절학(무공) 정도의 뜻이 되겠습니다. 무슨뜻인지 잘 모르거나 틀리게 알고 있는 사람이 꽤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꼭 한자말로 이렇게 사용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말로 '성명절학'을 쉽게 표현하면 '그 사람의 유명한 절학(절기)' 정도가 되고 우리말로 표현해야 다수의 사람들이 쉽게 이해 가능합니다.

2.금포(錦袍)

무협에서 보면 금포노인 같은 표현이 나옵니다. 이게 뭘까? 노인이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금포에서 막혀서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錦袍는 비단(緋緞)으로 만든 도포, 비단(緋緞) 두루마기 이런 뜻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무협에서는 금포라는 표현을 쓰면서 한자표기를 하지 않고 한자 표기를 한 사람 중에서도 다른 한자로 쓰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금포(金袍), 은포(銀袍) 이런식의 쇠성분의 한자를 넣어 표기한 사람도 있습니다. 비단으로 된 도포는 이제 이해가는데 금(쇠?)과 은으로 된 도포라니! 여기서 또 막힙니다. 포털에서 검색해보니 제법 나오는데 삼국지에서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은포(銀袍)와 금갑(金甲)' 이것이 무슨 말인고 하니 은으로 된 도포위에 쇠로된 갑옷을 걸쳐서 입었던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즉, 쇠붙이 성격의 금포(金袍), 은포(銀袍)는 전쟁시 사용되어진 옷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은포가 내의, 금갑이 외의 정도로 추측됩니다. 그렇다면 전쟁용 옷이다보니 제법 무거울 것이고 이는 일반인인 무협지에 등장인물들이 입을 수 없는 의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즉, 무협지에서 금포는 錦袍로 사용되어야지 金袍로 사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그 의미 전달이 어려운 금포보다는 비단도포를 입은 노인 정도로 표현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3.장소성(長嘯聲)

어떤 무협지를 보면 이렇게 표현한 것이 있습니다. "송림(松林)에서 장소성 소리가 길게 울려 퍼졌다." 잘못된 표현입니다. 장소성을 한자로 표기하면 長嘯聲이 되고 그 뜻은 長은 길다, 嘯는 휘파람, 聲은 소리입니다. 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긴 휘파람 소리가 됩니다. 예문의 '소리가 길게' 이 부분은 중첩된 표현이 되는 것이기에 잘못된 표현이었던 겁니다. 장소성이라 하면 좀 있어보이고 긴 휘파람 소리라고 하면 없어 보입니까? 무협에서 자주 나오는 한자말인데 우리말로 풀어 쓰는 것이 더 좋아 보입니다. 굳이 장소성이라고 표현하려면 '장소성(長嘯聲:긴 휘파람 소리)' 이런 식으로 설명을 다는 것이 적절하며 제가 보기에는 번역 무협 시절에 잘못 도입되어진 무협용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외에도 좀 더 있었는데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서 이 정도에 그칩니다.


Comment ' 11

  • 작성자
    Lv.42 김중안
    작성일
    09.08.29 12:32
    No. 1

    금포의 금자가 쇠금이 아니고 비단금이었군요.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키얀
    작성일
    09.08.29 12:56
    No. 2

    2번째건 몰랐다+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과곰
    작성일
    09.08.29 13:03
    No. 3

    3번은 국어적 용법에 위배된다 생각하지만 1번과 2번은 상관없다보입니다. 성명절학. 전 이게 한자가 뭔지도 몰랐는데 대충 '이름을 날리게 해준 초식' 정도로 해석했엇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대충맞네요. 여기에 안써있지만 구명절초나 성명절학. 이 두개는 이름만 봐도 어느정도 추측이 가능하며 제가 본 모든 무협이 재때 재때 사용합니다. 위험할때는 구명절초를 평상시에는 성명절학을

    그리고 금포 은포 입고나오는 인물들은 대부분이 부자들입니다. 개방이 금포를 입고 나왔다는 구절을 본 적이 없는걸로보아... 제가 본 금포는 대부분 마교쪽 고위간부나 (소교주 교주 간부..) 어느 부유한 집안의 도련님들이 입고 나옵니다. 즉, 돈많은 사람들이 입고 나오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영춘권
    작성일
    09.08.29 13:04
    No. 4

    3번 같이 말이 겹치는 경우는 오류가 맞습니다.

    하지만 1번 같은 경우는, 제가 보기엔 그 사람의 유명한 절학, 보단 성명절학 네 글자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됩니다.
    '그 사람의 유명한 절학', 이것은 '성명절학-명성, 이름을 이루게 한 절학' 과는 뉘앙스와 느낌에서 확연히 다름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풀어 쓰기 시작하면 무협에선 끝도 없습니다 :)
    사자성어 또한 매번 한국말로 길게 풀어 쓰지 않으니까요.
    사실 2번도... 금포와 비단도포에서 그 묘사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음, 음. 애매한 말에는 올바른 한자 표기를 하는 것이 옳겠죠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취서생
    작성일
    09.08.29 13:30
    No. 5

    예전 익숙하던 금포나 청삼 등의 옷 들이 급속도로 낯설어지면서 나타난 현상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이불소년
    작성일
    09.08.29 14:43
    No. 6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말들이, 아니 무협을 어느 정도

    접해 보신 분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것들일텐데 그리고 무협지에서

    왠지 금포노인을 비단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은 노인

    이런식으로 표현해도 뭔가 없어보이겠죠

    3번인 장소성 소리라는 표현이 잘못되었단 것은 흔히들 헷갈기는

    형로같은 단어도 제대로 의미를 알지 못하고 중복되게 쓰는 경우가 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Gony
    작성일
    09.08.29 15:15
    No. 7

    금포라는 단어는 굉장히 생소하네요.
    수많은 무협소설을 읽었지만 한번도 읽어보지 못한 단어네요.
    뜻이 애매한 만큼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니 다행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독행(獨行)
    작성일
    09.08.29 15:19
    No. 8

    협소한 지식을 가진 제가 보는 관점에서 적은 글이니 그냥 참조만하세요.
    그리고 댓글을 보고 느낀 점이 있어서 2번의 경우에 덧붙이자면 금포노인의 경우에는 있어보인다고 하시는데 그렇다면 이런 표현을 하시는 작가분들이 다른 의복을 입은 인물을 묘사할때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그 기준에 의하더라도 잘못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슨 묘사인가 하면 '백의장삼을 입은 사내' 이런 식의 묘사를 합니다. 금포노인이라 표현했으면 이런 경우에도 장삼사내, 장삼청년 이렇게 해야 일관된 묘사표현이 아닐까요?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요? 이것 역시 번역무협 시절에 잘못 정착된 표현이라는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7 펠로러스
    작성일
    09.08.30 05:44
    No. 9

    과도한 한자표현이 문제라는 말뜻은 잘알겠는데, 위에서 드신 예들은 제 입장에서는 전혀 과도한 표현같지는 않네요. 독자들의 감수성이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작가분들이 일일이 거기에 맞춰서 글을 쓰는건 불가능한 일이겠죠. 다만 성명절기에 성자의 한자를 틀린다던가 비단금자를 쇠금으로 쓴다던가 하는건 과도한 한자표현 이전에 작가자신의 공부가 덜 된걸 증명하는것밖에 안되니 마땅히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독자야 몰라서 실수할수 있다지만 작가는 최소한 자기가 쓰는 글이 무슨 뜻인지는 알고 써야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홍익소년
    작성일
    09.08.30 12:36
    No. 10

    그러다고 가끔씩 영어단어 나오면 OTL...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엑소더스
    작성일
    09.08.30 15:19
    No. 11

    같은 단어를 써도 사람에 따라서 그 단어를 받아들이는 정도가 각각 다른 만큼, 성명절기(학), 금포노인이 지나친 한자 사용일지, 아니면 무협의 정취를 살리는 표현일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성명절기(학)를 '명성을 이루게 한 절기'로 풀어쓰는 식이라면 김이 팍 새어버릴 듯 합니다만... 뭔가 무협이 무협 답지 않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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