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지만 가볍지 않고 힘 있지만 섬세한 음이 서로 찢기며 뭉치며 모이며 얽히며 만들어 내는 것. 그게 바로 오케스트라다.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영혼을 끄집어내어 노래하게 하는 것. 그것이 연주자다. 그리고 그런 연주자가 가장 이상적인 오케스트라를 이루는 것. 그것이 바로 클래식 음악이다.
강건우 마에스트로, 마에스트로 강. 그 어떤 강심장도 울며 불며 뛰쳐나가게 하고 다시는 음악의 음자도 못꺼내게 만들어버리는 소문난 오케스트라 킬러. 프로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발로 뻥차서 내쳐버리는 그가 지금 미쳐 버릴 지경이다.
이건 뭔가. 두루미인지 쌈닭인지 모를 어떤 조류 때문에 와서는 되먹지도 못한 아마추어들과 와장창 우당탕 뿌우 같은 음악이나 연주해야 한다니. 당장이라도 그 망할 뚜룸휘의 깃털을 죄다 뽑고 싶은 그는 아까부터 엉망인 연주를 들어야 했기 때문에 매우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였다. 하지만 아까부터 가장 신경을 거스르게 한 것을 따로 있었으니......
그건 바로 묘하게, 아주 묘하게 어긋나는 첼로 연주.
첼로란 무엇인가. 중후하면서도 섬세한 음을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닌가. 그렇기에 조금만 음이 어긋나도 다른 음을 깔아뭉갤 수 있다. 자꾸만 어긋나는 음에 결국 뭔가가 치밀어 오르는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첼로 연주자들을 노려보았다.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며.
“거기 당신 정말 못들어 주겠군.”
메우 형편 없는 연주였기에 그는 단박에 누가 어긋난 음을 연주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그의 가장 큰 무기이자 독인 혀를 꺼내 다시는 음악을 연주하지 못할 영혼을 위해 쏘아냈다.
“연습도 안 해와. 음도 못 맞춰. 근데 음대 나왔다 자만심은 있어. 연주도 꼭 오케스트라에서 해야 돼. 이거 어쩌나. 욕심두 많네? 당신 같은 사람들을 세상에서 뭐라 그러는 줄 알아요?”
시작된 그의 신랄한 독설은 눈앞의 영혼을 갉아 먹어 갔다. 그의 독설에 잠식되가는 그녀의 손끝이 파르르 떨려 가는 것을 통해 여인이 얼마나 그의 혀에 처절하게 중독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구제불능, 민폐, 걸림돌, 많은 이름들이 있는데 난 그 중에서도 이렇게 불러주고 싶어요.”
그는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을 요량으로 그의 보거스 같은 고개를 빼내들고 말 한마다 한마디에 힘을 실어 불쌍한 영혼의 가슴을 조각냈다.
“똥.덩.어.리"
아아, 이렇게 불쌍한 영혼은 음악의 품을 떠나갔도다. 그는 조각나버린 가슴을 움켜쥔 채 벌벌 떨고 있는 영혼을 한껏 비웃고자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독설을 온 몸으로 밭아낸 여인이 그의 목을 움켜쥐었다.
“다시 한번 지껄여봐.”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모를 괴력으로 그의 목을 틀어쥐고 있는 여인은 싸늘한 불꽃을 눈 깊이 피워 올리며 중얼거렸다. 여인은 긴 생머리를 뒤로 넘기며 그의 목을 움켜쥔 손을 허공으로 들어올렸다. 마에스트로 강. 속칭 강마에는 갑작스러운 이 상황에 놀라 컥컥거리며 버둥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뭐? 민폐? 그 더러운 입을 내미는게 가장 큰 민폐인거 모르냐?”
여인은 그대로 정강이를 들어올려 그의 아랫배에 짧고도 강한 킥을 꽂아 넣었다. 그는 하복부에 엄습하는 엄청난 통증에 비명한번 지르지 못하고 나동그라졌다.
“어쩐지 자살한 음악가 원혼들이 덕지 덕지 붙어 있는 가 했어.”
여인은 그렇게 전설의 독설 대마왕 강마에를 한방에 매다 꽂고서 자신의 첼로를 어깨에 들쳐 맸다. 그리고 일어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 마에스트로 강을 싸늘한 불빛으로 빛나는 눈으로 노려보며 말했다.
“너, 뒷동수 조심해라. 조만간 내가 찾아가야 할것 같으니까.”
카페 스틱스의 오너이자 첼로니스트, 서지연. 계속 되는 불황으로 카페 운영이 어렵자 아르바이트라도 할 겸 참가한 오케스트라에서 살인미수를 저지르고 도도하게 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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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막상 쓰고 보니 막장이네요 ㅠㅠ
저 강마에 안티 아니예요오오....다만 방금 베바 마지막화를 보고 감명을 받아서......쓴다고 썼는데...
여기서 잠깐, 카페 스틱스와 서지연이 궁금하시다면 호러 소설 '카페 스틱스'를 찾아 오시길....(은근슬쩍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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