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을 쓰시는 분들 중 다수가 자기의 글을 아끼지를 않더군요.
알고도 일부러 그러는지 모르고 그러는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쓰는 사람이 아끼지 않는 글을, 한번 읽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아껴달라는 말은 무리라고 생각 합니다.
컨셉도 좋고 트렌드도 좋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열자마자 ㅆㅂㅈㅍ, 몇줄 읽기도 전에 ㅆㅂㄹㅁ..솔직히 이게 소설입니까?
그나마 내용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말장난은 나은 경우지요.
얼마전부터 대여점에 들어오는 책의 양이 절반이하로 줄었습니다. 종이값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니 그나마 출판사들이 일시적이나마 정신을 차린 모양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어차피 출판되어 배본이 되더라도 도태가 되는 책들은 마찬가지겠지만 그나마 어려운 사정에 기대서 선작이 이루어진다는 게 오히려 다행으로 보여지더군요.
판형을 바꾸고 부분적으로 책값의 인상이 이루어진지 얼마 안되니 당분간 책값 인상은 어려울테고 한동안은 그런 현상이 지속이 되겠지요.
글을 쓰시는 분들에게 한번 물어 보고 싶습니다.
비속어 남발, 통신체에 초딩회화체, 이런게 트렌드나 컨셉하고 무슨 상관이 있기는 있는 겁니까?
비XX라는 글은 누구라도 아는 글이겠지요.
말장난으로 권수 쫙쫙 늘려서 구정물이 나오도록 우려먹은 대표적인 예지요.
근데 그거는 아십니까? 그분 후속작으로 두편이나 출판을 했고 전부 쪽박을 찬 사실은 아시는지?
또 아무리 불경기라고해도 자기 이름을 쌓은 분들은 적거나 많거나 출판하는 글마다 그래도 판매는 된다는 사실은 아시는지.
아마 필명 바꾸기 전에는 다음글 팔아 먹기 어려울 겁니다. 필명을 바꿔도 고유의 특징을 떨치기는 쉽지 않을테고 금방 누구 글이라는 게 밝혀 질테니 굴레를 떨칠려면 한참이 걸리겠지요.
소위 유명작가(자칭인지 타칭인지는 모르지만)도 그렇습니다.
(몇몇 자기 이름을 쌓은 분외에)출판되는 쟝르글들 중에 같은 저자 이름으로 다음 글을 출판하는 경우가 드문것을 봅니다.
그냥 아무렇게나 갈겨대서는 별따기로 대박한번 치고 말것 아니면, 정말 글쓰기가 좋아서 쓰는 분이라면 자기가 쓰는 글을 아낄줄 압시다.
(구체적인 예를 드는 건 안좋다고 생각하지만 방법이 마땅치가 않군요. 아래의 내용은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그리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트렌드나 컨셉, 좋은 거지요. 글을 쓰면서 자기글이 붕떠서 투베에도 들고 선호베스트에도 들고 얼마나 좋습니까? 솔직히 요즘 쟝르글의 소재나 트렌드라는 거, 전부 거기서 거깁니다.
요즘 f-월드에 하루에 한 두편씩 올라오는 "산길"이라는 글을 읽으려 하루에 두세번씩을 드나 듭니다.
솔직히 말을 해보면 똑같습니다. 그저그런 중년아저씨가 어쩌고저쩌고 타임슬립에 이계전생.
요즘 세상에 여우가 어디 있습니까? 도를 닦는 중생이 있습니까? 온갖 지식을 콩알만한 구슬에 압축을 한다니 이해나 갑니까? 현대에 무슨 도딲는 영물이 나타나서 체적 수천입방미터의 창고를 가방 하나에 담아주고, 글 몇줄로 몇백년 전의 조선시대로 날려보내주고..이건 황당에다가 먼치킨에다가..
소위 줄거리나 전개를 보면 요즘 판타지는 아무 것도 아니게 황당한 것들을 가지고 글을 풀어 나가는데도 일단은 고개가 끄떡거려지고 재미가 있습니다. 황당한 요소들은 어떻게 써도 황당한 거지만, 황당한 거는 일단 제껴두고 그것을 대입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보여지기 때문에 읽는 사람은 그냥 넘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양약도 남용하면 독이 됩니다.
하물며 좋은 방향이 아닌 것을 활용하면서 아무런 노력조차 없다면 그 끝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맛스타든 도란곤이든, 씨ㅂㄴ 조ㅍㄴ 이든, 아니면 그보다 더한 거라도 당연히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읽는 사람이 끄떡끄떡해주지 않는 것은 쓰레기가 되고 말지요.
문피아에서 글을 읽는 분중에 희망찬을 모르는 분은 없을테고..모두가 고개를 끄떡이는 글중에도 부분만 떼어보면 저질중에도 못 들어갈 욕설이 나오지만 읽는 사람은 아무도 욕이라고 생각을 않하지요.
글을 쓰시는 모든 분이, 초판에 쪽박으로 마감되는 자칭작가가 아니라 쓰는 글마다 독자가 필명을 기억하고 오래오래 책장에 꽂아 두고 꺼내어 되새길, 쟝르의 명작을 남기는 진짜 작가가 되시기를 바라며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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