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글을 쓴다는 것.

작성자
Lv.1 李華璘
작성
03.07.13 01:39
조회
380

  상당히 어렵군요.

  재작년에 주제 넘게 신춘문예에 도전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만화방에서 주침야활의 생활을 계속하던 중, 어느 날 삘을 받아 만화방 문을 박차고 나와 글을 써야 겠다고 작정했거든요. 엄마한테 전화해서는 "엄마, 아들 이제 문학을 할 테니까 앞으로 출세 같은 건 기대하지 마슈."라고 호기만장하게 한 마디 던지곤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쓰려고 했던 글이 무엇이냐면 열패감에 시달리던 한 직장인이 어느 날 헌책방에서 '기문둔갑장신법'이라는 고서를 발견해서 그것을 익힌 뒤, 열패감과 자기 소외를 극복한다는 내용으로 습작을 해 보려고 했는데, 웬걸, 서너 줄 쓰는데 하루가 후딱 지나가버리더니, 다음 한 문장을 쓰지 못해 이틀인가가 지나갔습니다. 시간이 지나가니 그냥 앉은 자리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그 시간은 저에게 거대한 벽이었습니다.

  '아, 글 아무나 쓰는 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집어치운지 2년이 지났는데 요즘 아무 할 일이 없어서 고무림에 들락거리다 보니 '무협을 한 번 써 봐?'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슬금슬금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사실 작가도 아니니까 파적거리 삼아 손 가는 대로 쓰려고 했는데 또 이게 웬걸, 한 문장 쓰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처음에 세웠던 기본 설정은 하루에 수 백 번씩 머리에서 뒤집어지고, 명대로 배경을 세우니 명대의 지방명이며 체제는 어떻게 되고, 장안에는 무슨 명승이 있고, 걸리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기본적인 고증에서부터 쩔쩔매니, 정작 글을 써 가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이건 파적거리가 아니라 하루 종일 무얼 쓸까 하는 생각뿐이고 작은 생각이라도 떠오르면 바로 구상노트에 저장시키느라 하루 종일 다른 일을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문장이 글에 복무해야하는데 멋진 문장이나 표현이 생각나면 거기에 줄거리를 끼워 맞추려 하게 되고, 참으로 어렵더군요, 천품이 모자란 탓이겠지만.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독, 다작, 다상량'이란 말을 떠올리는 요즘입니다.


Comment ' 7

  • 작성자
    유천
    작성일
    03.07.13 01:48
    No. 1

    흠... 일단 스스로 신이 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처음 쓰는 분은 더욱 그래야 하고요...
    처음부터 너무 욕심같지 마시고요...
    뭐, 생각해보니 저도 위와 같은 경우라서... 뭐라고 말하기가 그렇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李華璘
    작성일
    03.07.13 01:50
    No. 2

    하하, 유천 님 말씀 고맙구요.^^

    모르는 건 아니지만, 사실은 홍보 차원에서......(이런 거 한 번 써 놓으면 이 글 읽으신 분들은 제가 쓴 글 읽으실줄도 몰라서. 긁적)

    많이 줄었던 녹차와 담배가 며칠 새 다시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머리 숱도 없는데 머리 숱도 빠지는 건 아닌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이호준
    작성일
    03.07.13 03:31
    No. 3

    음 글쓴다는것은 아마도 그런 배경지식에 때문에 어려울수도있겠읍니다.

    저도 나름대로 끄적거려봤지만 역시 무협이란 글을 쓰면 그렇더군요

    근데 너무 배경지식에 그러니까 관습이나. 지명..등..에 부담감을

    느끼시지 마세여.. 어차피 초보이고 하니 일단 배경에큰 의미를

    둘필요는 없다고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아예 무시하면안되겠지만

    일단 완성하느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편부터 시작에서

    늘려나가는것도 좋구.. 아무리 생각해도 일단 많이 써바야될것같습니다.

    손가는대로 써보면 느껴지시는것도 많을것입니다. ^^* 좋은하루염.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천풍유협
    작성일
    03.07.13 14:41
    No. 4

    무턱대로 글을 쓰려하시지 마시고 사전에 쓰고자 하는 소설의 방향을 정해두고 그와 관련된 배경지식을 공부해야 할겁니다.
    무협소설은 아무나 또 쉽게 쓸 수 있는것이 아니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행운
    작성일
    03.07.13 16:48
    No. 5

    몇 편 쓰고 지우다 보면 어느정도 지식이 쌓인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李華璘
    작성일
    03.07.13 19:50
    No. 6

    말씀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

    자유연재란의 혈룡전도 보시고 댓글 남겨주시면 더욱 고마울텐데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엑소더스
    작성일
    03.07.13 21:59
    No. 7

    제대로된 무협을 보면 그에 들어간 작가의 노력을 생각하게 되지요.. ^^
    힘내시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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