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판단할 때 전 몇 가지 기준을 동원합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크게 2가지입니다.
1. 문체가 안정적인가?
(작가가 문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일관성 부족으로 읽기 피곤합니다.)
2. 어느정도의 개연성이 있는가?
(소위 ‘기계장치의 신’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전개를 독자가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2-1. 갈등이 존재한다면 그 갈등을 개연성있게 해결하는가?
(조선시대 때 나오던 xx전, xx전처럼... 주요인물이 하늘에서 능력을 갑자기 부여받아 토번이나 청나라 군대와 맞서 진삼국무쌍을 펼쳐 이야기를 해결하는 그런 무책임 전개 사절)
그 외 쉼표 사용이나 맞춤법 등이 있지만 그건 접어두고.
호루스의 반지는 19세기 아편 전쟁 당시의 청나라, 영국 등을 ‘가상’으로 변형한 배경을 바탕으로 연재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프랑스의 나폴레옹을 변형한 인물인데, 그가 처형’당한 직후 동양의 ‘신’국에서 환생하여 이래저래 일을 많이 벌이고 있습니다.
하도 환생물이 많이 나와서 이젠 피곤할 지경인데, 이 작품은 그 진부성을 어느정도 떨쳐내었습니다. 진부성을 그럼 어떻게 부쉈는가? 위의 두 판단기준으로 설명하자면-
1. 문체의 안정성
이 작품은 일관적입니다. 진중합니다. 맛으로 비유하자면 ‘담백’으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달콤하다거나 톡톡 튀는 문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잘만 쓰면 담백 일관의 작품보다 낫죠. 하지만 요 근래 사탕 ‘아이셔’보다 신 환생물들을 보면... 차라리 진중한작품이 더 입맛에 맞네요. 저만 그런 걸까요.
2. 개연성-특히 ‘갈등’의 해결 방식
주인공이 내적인 지식과 외적인 능력(재력 등)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무작정 써서 비현실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 맞게 쓰고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요소를 최대한 쥐어짜서 외부의 갈등과 맞서고 있지요. 보는 입장에선 조마조마한(?) 맛이 있네요.
사실 작가가 작품을 쓸 때 이게 참 힘듭니다. 감정이입을 안 할수가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고난을 주고 난 다음에도 그 고난을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거두어 버립니다. ‘불쌍’하거든요. 그러나, 그 순간 작가의 내적 갈등이 증발함과 동시에, 독자의 읽는 재미도 월급날 통장잔고처럼 증발하지요. 이 작품은 그런 요소는 그다지 없어 보이네요. 물론 먼치킨적인 측면도 보이긴 합니다만 별로 거슬릴 정도는 아닙니다.
거기에 추가하자면 ‘매일 매일’ 연재되는 작품입니다.
김정률 작가님이 하이텔에서 ‘소드 엠페러’를 연재할 때가 느껴지네요. 진짜 매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연재되던... 나름대로 기다리는 맛이 있습니다. ‘아 도대체 언제 연재되는 거야?’ 라면서 기다리다가 결국 포기할 일은 없어 보입니다.
시간이 되시면 한번 ‘호루스의 반지’를 보러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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