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자유/퓨전] 거베라 흥보합니다~

작성자
Lv.3 늑멍이
작성
13.12.09 19:25
조회
4,041

문을 연 순간 새롭게 태어난 존재, 거베라.
기억을 잃고 얼굴을 잃었다. 그리고 손에 넣은 이능의 힘.
신비롭고 괴상한 능력에 사람들의 두려움을 사 배척받은 이들이 모여 만든 마을, 가름.
그 곳에 새로이 거베라가 된 소녀가 문을 두드렸다.

 

"으워어어어어!!"
일제히 울부짖으며 달려드는 마귀들의 모습은 필사적이었고, 갈라진 목소리는 두려움에 젖어 있었다.
마귀들은 눈 앞에 있는 저 소녀가 자신들의 죽음인 것을 본능만이 남아 있었기에 잘 알 수 있었고 그것은 틀리지 않았다.
소녀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손을 뻗었다.
공기를 쥐듯이 그녀의 손이 허공을 움켜쥐는 순간 하나의 칼이 모습을 드러낸다.
백색의 검은 자루부터 검신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강철로 만들어진 검으로 길이는 약 130cm에 달했다. 살짝 휘어진 칼날은 날카롭고 끝은 뾰족한 한 자루의 예도.
그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 아름다운 궤적이 허공을 가르며 단숨에 마귀의 팔을 절단한다.
"키이이익!"
어깨부터 깨끗하게 떨어져나간 마귀의 팔은 물에서 건져낸 생선처럼 펄떡였고, 마귀는 두려움과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로 뒷걸음질 하였다.
그런 마귀를 비웃듯이 소녀는 한걸음에 마귀와의 거리를 매워 섬광같은 찌르기로 마귀의 심장을 꿰뚫었다. 피육이 찢기는 소리가 울렸을 때는 이미 소녀는 처음과 같이 정원의 중앙에서 무심한 눈으로 마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독한 속도였다.
처음 내려친 일격으로 마귀의 팔을 절단하고, 땅을 박차 심장에 찔러 넣은 시간은 찰나에 불과했다.
소녀에게서 이미 본래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검은 머리카락은 색이 바래듯이 하얗게 피어나고 눈동자는 푸른 빛으로 물들어간다.
교복을 대신해 몸을 감싸고 있는 짙은 회색의 가죽옷은 피부처럼 달라붙어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았다.
그녀는 칼을 휘둘러 묻어 있던 피를 털어내고는 왼발을 똑바로 한걸음 내밀었다. 눈 앞의 마귀의 정면에서 비스듬히 선 채 칼날을 하늘로 향하게하여 어깨 위에 놓았는데  칼끝은 똑바로 어깨와 수평이 되었고 왼손은 자연스럽게 내려가 있었다.
독특한 이 자세는 여랑검이 시작 되는 포문이 된다.
움직임 없는 그녀를 향해 마귀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채워지지 않는 허기는 그들의 두려움을 달래어 사지로 몰아 넣었다. 슬금슬금 다가오는 마귀의 무리를 눈 앞에 두고 그녀는 어떠한 감정도 없는 얼굴로 눈을 감았다.
"…기억나지 않아."
그녀는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17년의 시간은 과거가 되어 지금은 추억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무엇하나 또렷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눈을 뜬 그녀가 처음 본 것은 마귀의 무리.
그 이전의 그녀에게 있었던 생각과 마음은 짐작조차할 수 없었다.
이름과 기억을 잃고 모습마저 잃어버렸다.
과거의 그녀와 지금의 그녀는 이미 다른 존재.
닫힌 문을 열고 새롭게 태어난 자. 풀 수 없는 수수께끼만을 간직한 거베라는 그렇게 탄생하고 있었다.
"…모르겠어. 하지만─"
얼굴도 이름도 기억도 무엇하나 떠오르지 않았지만 그 어두컴컴한 가슴속에서, 그런 그녀도 단 하나 알 수 있는게 있었다.
텅 비어버린 마음속에 들어차 있는 한 자루 예도.
왜? 라는 의문도 들지 않았다. 잃어버린 것을 대신하는 것처럼 마음을 가득 매우고 있는 여랑검의 온기가 그녀의 몸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기 때문에.
"─당신들은 죽어야해요."

 

 

출판을 목적으로 쓰고 있는 소설입니다.
현재 제 서재에 4만 9천자가 연재되어 있고 액션의 비중이 높습니다.
매일 연재하고 있으며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http://blog.munpia.com/hhtt01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32953 추천 박동신님의 " 그림의 떡 " 추천이요~ +4 Lv.11 윤정 13.12.13 2,222 0
132952 홍보 [플래티넘/무협] 정통 무협 소설 백발검귀~! +5 Lv.34 고룡생 13.12.13 2,298 0
132951 한담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 그려보셨나요 +9 Lv.38 도버리 13.12.13 2,080 0
132950 추천 명인k 님의 "하트의 반(VAN)" +8 Lv.58 백미천사 13.12.13 2,566 0
132949 홍보 [일연/판타지] 끝과 끝 사이에서 홍보합니다 +2 Lv.7 12312312.. 13.12.13 2,318 0
132948 한담 플래티넘으로 아무나 갈 수 있나요? +5 Lv.4 Gauss 13.12.13 2,945 0
132947 한담 답글 Re: 플래티넘으로 아무나 갈 수 있나요? +1 Personacon 금강 13.12.13 2,386 0
132946 한담 연재방에 연재글이 많이 줄어든거 같네요 +8 Lv.79 키루미 13.12.13 2,003 0
132945 한담 쓰기 싫지만 꼭 써야하는 부분이 거의 끝나 가네요 +5 Lv.21 매한작 13.12.13 1,757 0
132944 홍보 [일연/대체역사] <큰 칼 짚고 일어서서>를 ... +8 Lv.34 슈타인호프 13.12.13 2,280 0
132943 한담 이 북 기능의 부재와 허점. +4 Lv.34 고룡생 13.12.13 1,894 0
132942 한담 선호작 관리의 불편한 점 +5 Lv.78 은입 13.12.13 2,566 0
132941 한담 문피아에서 새 기능을 찾았습니다. +7 Lv.1 [탈퇴계정] 13.12.13 1,968 0
132940 홍보 [플레티넘/무협] 현악:천하대장부 홍보합니다. Lv.16 곽가郭家 13.12.12 2,273 0
132939 추천 기공흑마a님의 학사강호... +14 Lv.99 곽일산 13.12.12 5,043 0
132938 한담 자기 작품의 플래티넘 정산현황을 알 수 있게 되었... +20 Personacon 적안왕 13.12.12 2,650 0
132937 한담 소림사 연재가 재개될 예정입니다. +5 Personacon 금강 13.12.12 2,467 0
132936 홍보 [대체역사/일연] 적토마에서 방천극을 휘두르다. +8 Lv.80 필로스 13.12.12 1,435 0
132935 한담 유료연재에 대해서 +13 Lv.6 풍백(風伯) 13.12.12 2,801 0
132934 한담 완결작도 플래티넘으로 옮길 수 있나요? +4 Personacon 통통배함장 13.12.12 2,588 0
132933 한담 대여점과 전자책 구매 가격을 비교하는 일은 앞으... +10 Lv.89 부정 13.12.12 4,567 0
132932 한담 병마와 싸우면서 글 쓰는 게.... +27 Lv.34 고룡생 13.12.12 2,809 0
132931 한담 개연성없는 장르소설만큼 허접한게 없고 환상적이... +20 Lv.6 신이강 13.12.12 2,437 0
132930 한담 글을 쓸수록 자신감이 줄어든다..? +6 Lv.7 AnthonyC 13.12.12 2,253 0
132929 한담 유료 작품 +16 Lv.99 아마정령 13.12.12 2,508 0
132928 한담 일일구독률 드디어 플래티넘 연재가 앞서다 +4 Lv.1 [탈퇴계정] 13.12.12 2,234 0
132927 알림 문피아 앱 진행상황 보고 입니다. +28 Personacon 문피아 13.12.12 3,816 0
132926 요청 제목이 기억이 안나요.. +6 Lv.8 데이브릴 13.12.12 1,890 0
132925 요청 아슬릿님의 좀비버스터2 어떻게 됐는지 아시는 분~ +3 Lv.11 월하연가 13.12.12 4,077 0
132924 한담 밑에 북극곰님과 양산형님의 글을 보니.. +7 Lv.40 지하™ 13.12.11 2,891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