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와룡강
작품명 : 질풍록
출판사 :
사실 이 글은 진짜 작가가 누구냐 하는 논란에 많이 휩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논란을 이제와서 다시 불러일으키고 싶지는 않구요. 한가지 누구나 공감할 것은 질풍록, 벽공일월, 지백천년, 금포염왕, 철환교 등등의 특정 글을 쓴 사람이 분명 동일인이라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이겠죠.
잡설은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죠^^
이글은 참으로 대가의 솜씨라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듯 합니다.
질풍록을 읽으면 절로 호기가 일어납니다.
문장이 고풍스러우면서도 멋집니다.
너무 격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꾸미지도 않은 담백한 문장들이지만 중간중간 '아 글이 참 멋있다'하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괜히 현학적으로 어렵게 쓴 글도 아닙니다. 술술 읽히는 쉬운 글인데도 선 굵은 멋이 있습니다.
수많은 '자칭'소설들이 쏟아져나오는 이제와서 다시 살펴보면, 내용 자체는 평범한 주인공의 성장기일뿐인데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미묘한 이끌림이 있습니다. 줄거리는 구무협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지금에 와서도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것은 오로지 글 자체가 멋있기 때문입니다.
장르 소설중에서 재밌다는 글은 꽤 있었습니다만, 무협과 환타지를 통틀어 이 질풍록처럼 멋들어진 글이 지금까지 몇개나 있었을까요. (내용이나 이런걸 떠나서 문장 자체가 멋들어지다는 말입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쓰는 사람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연히 보여줍니다.
저는 이 글을 장르소설이 갖는 가능성의 한 정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합니다. 이 정도는 되야 어디가서 '나 작가요'하고 내세울만 하지 않을까요.
최근의 글들은 아무리 심각하고 진지한 내용을 다루어도 글 자체가 무게감이 별로 없는 게 대다수이더군요. 그럼 코미디죠. 차라리 가벼운 내용을 가볍게 쓴다면 재기발랄함으로 호평을 받을수도 있을겁니다. 그런데 무거운 내용을 연륜이 없는 가벼운 문장으로 다루려 하니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광대처럼 그저 그럴 뿐입니다. 작가 소개를 보면 연륜 있으신 분들도 꽤 되는데 그 나이대에 어울리는 진중함을 보기 어렵습니다.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재미야 있죠. 없으면 누가 보겠습니까.
다만 글에서 품격이 우러나오질 않는다는 거죠.
읽을때 호연지기가 절로 일어나는, 읽고나서 아련한 향수가 느껴지는 이 글 질풍록과 같은 '작품'이 그립습니다.
ps. 아 이것도 뒷북에 논란이 될지도 몰라서 망설이다가 사족으로 붙이지만 소드엠퍼러에서 주인공하고 사왕인가 하는 사람하고 잠재의식에서 대결을 벌이면서 주인공이 무의식을 개척하잖아요. 이거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다시 보니까 질풍록에서 주인공하고 남궁치하고 무의식에서 대결하는 장면에서 따온듯 하네요.
Commen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