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설봉
작품명 : 마야 8
출판사 :
* 미리니름 약간 있습니다. 댓글에도 있네요. 주의하시길 *
어찌 보면 단순한 복수극에 불과한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끌어오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초반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설봉님만이 보여줄 수 있는 긴박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중반부의 멸신구관 파트는 한정된 공간, 한정된 등장인물만을 동원하되 디테일한 부분을 극한까지 파고들며 또다른 설봉님의 매력을 과시했다.
그리고 8권에 이른 지금은, 물고 물리는 복잡한 관계 속에서 또 다른 변화를 보여줄 것 같다. 그저 침묵을 지키고 있는 남도문 상층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외적으로 뜻을 밝히며 움직이기 시작하는 마야, 그런 그를 노리는 인성이 파괴된 '콘', 콘 뒤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한 여인. 이야기가 급박하게 돌아가며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8권에서는 마야가 마음 먹고 일을 꾸민 이래 최초의 실패를 경험한다. 이 부분에서 평이 좀 안좋았기에 불안하기는 했는데, 크게 무리한 전개는 아니었다고 본다. 마야를 따르는 호채마들 뿐 아니라 독자들마저도 절대적으로 마야를 신봉하며 그의 능력을 확신하는 면이 있다. 그만큼 설봉님께서 마야를 멋진 녀석으로 만들어서 보여주었고, 그런 그에게 독자들은 매료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런 실패가 독자들에게 상당한 거부감을 주었으리라는 사실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마야도 인간이고, 실패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나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배신자의 존재만으로 오백여명이 몰살할 정도의 피해를 입는데다가, 애초에 그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았던 부분은 좀 의아하긴 하다. 처음 정보를 전달한 이백여명 모두에게 마야가 '절대적인 신뢰'를 주고 있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분명 정보의 누설도 염두에 두었어야 했을 텐데. 한두명도 아니고 이백명이니까 말이다.
그것 말곤 다 좋았고, 마야다운 면모를 보여준 8권이라고 본다. 우려했던 콘과 육신녀의 초 하드코어 SM플레이도 단순한 몇줄 묘사로 그쳤을 뿐이고.(미리니름 듣고는 생생한 묘사가 나올까봐 상당히 우려했었다-_-) 그런 심각한 일을 당하고도 쌩쌩하게 복수와 그 후의 일까지 계획하고 있는 육신녀도 나름 여걸이다. 하지만 멸신구관에서 보여준 강금산의 애정은, 비록 아주 바람직한 형태는 아니었다고 해도, 높이 평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미쳐버린 모습은 상당히 아쉽다.
사실 빌려온지는 며칠 되었는데 감상평이 다들 부정적이라 손에 잡히지가 않더라. 그래서 신간임에도 염치없게 며칠이나 묵혀두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먹고 첫장을 펼치자 이제까지의 마야와 다를 바 없이 순식간에 다 읽었고, 그러는 동안 잠시도 한눈을 팔지 않았다. 마야는 여전히 마야였다. 사실 약간의 오류는 예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그런 단점을 메우고, 덮고, 잊게 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의 매력이 마야라는 소설에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23845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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