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조동재
작품명 : 오홍련
출판사 : 파피루스
문피아에 연재된 오홍련은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특이한 소재였고 시작은 전형적인 성장소설이었습니다.
하지만 3권에 이르니 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주인공이 너무 이르게 정점에 이른 것 같더군요.
물론 무공을 완전히 완성해 천하무적이 된 것은 아니지만 너무 이른 나이에 아무런 어려움 없이 천하에 손꼽을 만한 무공을 완성하고 황제의 목숨을 구하고 황제의 총신이 된다는 것이 좀 너무 빠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사실이 좀 아쉽긴 하지만 그 때문에 글이 미숙하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글 속에서 무성천서, 홍천경, 백화진경, 건곤행, 대천종등의 이름으로 나오는 무공비급이 있습니다.
이 비급은 익히면 사람을 실혼인 비슷하게 만들거나 주화입마에 빠져들게 만드는 마서이죠.
주인공은 황제에게 비급을 받으면서 비급의 정체를 파악하고 황제에게 사람을 해치는 마서라고 충고합니다.
그리고 시중에 그 마서가 많이 떠돈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폐단을 널리 알려야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둡니다.
황제에게 부탁해 사실을 널리 알리고 마서의 폐해를 막을 생각은 전혀 못합니다.("소천무쌍"소설의 주인공은 비슷한 마서를 보고 당장 널리 사실을 알리려고 하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정왕이 결국 주화입마에 빠지고 심지어 황제가 마서를 익힌 관군에게 공격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황제에게 문제를 해결하라는 말을 듣고도 이 사태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을 하고도 널리 알릴 생각을 하지 않고 단지 주변 사람에게만 알려줍니다.
이 비급으로 인하여 중원전체에 문제가 발생하고 변방군대에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왜 널리 알리지 않을까요?
이 문제의 비급은 전염병과 비슷합니다.
원인을 널리 알리면 사태를 예방하고 사태의 확산을 막고 전 중원인이 비급의 출처를 추적해 원흉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관직에 있으면서 사태의 해결을 명받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주변사람에게만 원인을 가르쳐 줍니다.
이게 주인공이 어리석어서 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 주인공이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주인공이 단지 작가의 생각에만 따르는 죽은 캐릭터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생각을 못한 것이 아니라 작가가 생각을 못한 것이죠.
여러 소설에서 이런 비슷한 문제점을 보아왔습니다.
쉬운 길을 놓아두고 굳이 어려운 길로 가고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똑똑하게 나오는 주인공이 항상 어리석은 선택을 합니다.
원인인 주인공이 살아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단지 작가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죽은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미리 스토리를 짜고 주인공을 거기에 끼어맞추기 때문에 주인공은 작가의 의도대로만 움직이게 됩니다.
그러면 실패한 소설이 됩니다.
소설속의 인물은 살아서 생각하고 주관을 가지고 희노애락을 가지고 제각기 특성을 가진 그런 인물이어야 합니다.
설령 미리 스토리를 짜고 등장인물을 스토리에 따라 움진인다 하더라도 그것이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일치하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아주 영악한 캐릭터가 작가의 스토리에 따라 갑자기 어리숙한 방향으로 행동한다던가 정말로 나사하나 빠진 놈인데 단지 주인공이니까 무조건 좋은 방향으로 결말이 난다면 독자는 식상하는 겁니다.
대부분의 천편일률적인 소설이나 미숙한 소설에서 등장인물은 살아있는 인물이 되지 못하고 단지 소설속의 영웅캐릭터로만 나오게 됩니다.
조동재 작가님과 다른 글을 쓰는 작가님들에게도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글 속의 등장인물의 캐릭터 하나하나가 각각이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특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극히 어려운 일이지만 소설작가라면 마땅히 항상 노력해야만 하는 글을 쓰는데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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