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나츠지 코지
작품명 : 하자쿠라가 온 여름
출판사 :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고 인간이 그에 대항한다는 이야기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인간이 아는 우주는 극히 일부분 뿐입니다. 미지에 대한 공포나 호기심이 이야기를 만들어 낸 거겠죠.
이 이야기는 외계인이 탄 우주선 '십자가' 가 불시착하며 인간과 전투를 벌이게 되고, 평화조약을 맺고 외계인 '아포스토리'와 공존을 시작한지 몇년이 지난 후부터 시작됩니다. 하나 이야기하는 걸 빼먹었는데, 당연히 라이트노벨답게 '아포스토리'는 인간 여성처럼 생겼습니다. 게다가 성인이 되면 불노! 수명이 인간보다 짧기는 합니다만, 로망입니다!(........)
'아포스토리'는 하코네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조약을 맺고, 성인이 되면 하코네 안에서 한명과 공생을 해야합니다. 인간과 아포스토리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생겨난 조약입니다만...
주인공은 전쟁 당시 아포스토리에게 자기 어머니와 동생을 잃었습니다. 당연히 공생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생을 포기하고 하코네 밖으로 나가서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아포스토리에게 복수할 생각으로 가득차 있던 남학생입니다. 그런 그와 아포스토리 하자쿠라가 공생을 하게 되면서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러브 코메디 같죠? 그런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물론 러브 코메디같은 요소가 없는 건 아니고, 하자쿠라와 주인공 '마나부'가 벌이는 아웅다웅 알콩달콩 사랑싸움도 흐뭇한 웃음이 나올만큼 재밌기는 합니다만. 이야기의 초점은 인간과 아포스토리에 대한 갈등해결에 맞춰져 있습니다. 인간과 아포스토리도 하자쿠라와 마나부처럼 피를 튀겨가며 아웅다웅(.............) 갈등을 해결해 갑니다.
1권에서 5권까지 이야기는 비슷한 흐름을 따릅니다. 약간의 반전에 기승전결에 충실한 전개, 하자쿠라랑 마나부의 부부싸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만큼 폭 넓게 먹힐만한 이야기이고, 복선도 충실하게 깔고 회수하기 때문에 깔끔하게 진행됩니다. 비슷한 타입으론 9s가 있겠군요.
기본이 탄탄하다는 면도 좋습니다만, 이 이야기의 강점은 역시 심리묘사입니다. 읽다보면 어느새 마나부에 감정이입이 되서 같이 화내고 즐거워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기본 묘사에도 공을 들여놨습니다. 하자쿠라 외양 묘사라든가, 아포스토리 외양 묘사라든가, 아포스토리(주로 하자쿠라)가 옷 입고 있는 모습을 귀여워 보이게 하는 묘사라든가... 어어?
또 하나는 캐릭터가 매력적이라는 겁니다. 마나부의 아버지인 미나미카타 대사부터 시작해서 시꺼먼 남정내, 어여쁜 아포스토리 가릴 것 없이 캐릭터가 살아 있습니다. 좀 전형적이라는 느낌이 안 드는 건 아닙니다만, 너무 과장하지 않는 선에서 캐릭터들의 매력을 충분히 뽐내고 있습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라이트 노벨의 기본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겠군요. 특히 하자쿠라 귀여워요. 메인 히로인 답습니다!
개인적으로 높은 포인트를 주고 싶은 부분은 전형적인 하렘전개로 끌고 나가지 않았다는 겁니다. 아포스토리 설정이 설정인만큼 좀 막장 전개로 가지 않을까..하고 걱정했는데, 거의 전혀라고해도 좋을 정도로 그런 게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인정사정없더군요. 미녀는 인류의 재산이라는데 좀 피 덜 튀는 전개로 갈 것이지..ㅠㅠ
약간 아쉬운 점은 기본에 충실한만큼 크게 뒤통수를 치거나 독자의 혼을 빼놓을만한 전개가 없었다는 겁니다. 이야기에 굴곡이 있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지만, 튀는 스토리는 아닙니다. 거기에 5권에선 주인공을 띄우기위해 주변인물이 약간 무력한 모습을 보입니다. 결국엔 뒤통수 치지만 보면서 약간 힘이 빠지는 장면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인상 깊었던 부분은 5권 절정 부분에서 마나부가 내뱉은 대사였습니다. 대충 '혼자서 하나 밖에 이룰 수 없다면, 우리 둘이서 두가지 다 이루면 되잖아!'라는 염장대사였습니다만, 주인공이 이상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나름대로 감동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염장질이 더해져 읽으면서 웃음이 입가에서 떠나질 않게 만들더군요. 마지막까지 귀엽게 노는 커플입니다.
5권까지 본 결과 읽을만한 소설입니다. 모난 곳 없이 술술 읽히는 소설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크게 취향을 타지도 않을테고 무난하게 추천할만한 글입니다. 시간나면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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