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갈랑
작품명 :폴라이트 테일즈
출판사 : 문피아 연재작.
온라인 게임의 시초라 불릴 만한 울티마 온라인을 기억하나?
당시에는 혁명적 시스템이였던 하우징. 무엇이나 가능했던 자유도.
누구나 한번 쯤 꿈꾼 세계를 조잡한 그래픽으로 이루어낸 명작.
대리만족을 위한 게임이 아니라 다른 세상에서 놀러가기 위한 게임.
갈랑의 폴라이트 테일즈는 이런 울티마 온라인과 닮았다.
양판소에서 흔히 보는 소설 속 밸런스 붕괴, 주인공 보정은 이 소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주인공의 칼질 한번에 쓸려가는 오크도, npc도 , 그걸 보고 환호하는 대중도 이 속에는 없다.
고블린을 죽이는 것도 쉽지 않고, 따라서 주인공 가람은 고블린을 잡는데 조차 생각하며 움직인다.
'고블린은 민첩하게 지면을 스치듯 나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고블린이 다리를 공격해올떈 걷어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미 걸음을 옮기려 발을 뗀 상태라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린뒤였다. 이대론 발차기가 될 리가 없다!'
이런 흐름은 글의 초반부에서부터 연재분까지 이어진다.
'아! 그 쇳물은 어떨까? 조금씩이라도 밀어내서 놈을 그곳으로 유인하면 어떻게 될지도 몰라. 놈의 무게라면 겉이 굳은 쇳물이라도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설마 안쪽까지 다 굳은 것은 아니겠지? 크, 쇳물이 굳는 시간 따위는 알지 못하는데 .초등학교 과학시간에는 이런건 안나온다고!'
오랜 시간 끝에 갖춰진 좋은 아이템조차 단 한 마리의 오크대장에도 어찌하지 못할 정도로 약하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초반과는 달리 좀 더 쓸 수 있는 방식과 폴라이트가 좀 더 능숙해졌다는 것을 제외하면, 달라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랑의 폴라이트 테일즈는 매력적이다.
어릴적 늦은 밤 친구들과 학교전설을 확인하려고 옹기종기 모여 교정을 헤메던 일.집 앞 바닷가의 끝이 어디까지 이어져있는지 확인하려고 무작정 바다를 따라 걷던 일. 유년기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작지만 큰 모험. 갈랑은 어릴적 묻어뒀던 모험을 이제 엘른이라는 세계 속에서 펼쳐나간다.
갈랑이 펼쳐낸 세계 속에서 폴라이트가 미스테리한 일을 접하고, 한걸음 한걸음 추척해 나갈 때 마다 새로운 퍼즐을 독자도 함께 풀어간다.
카진산의 악마를 잡기 위한 폴라이트의 방법에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치고, 카둠을 잡으려다 잃어버린 검에 마치 내가 폴라이트인 것처럼 안타까워 한다.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엘른 속 세상에 들어가 폴라이트와의 동행을 함께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렸을적 누구나 해봤던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느새 잊혀져버린 모험. 갈랑의 폴라이트 테일즈로 말미암아 문피아의 다른 분도 다시 함께 추억했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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