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칭은 생략합니다.
성라대연, 장경 작
성라대연의 완결부분이 황금인형의 그것처럼 조금만 더 매끄러웠다면 나는 성라대연을 장경의 최고작임과 동시에 한국 무협사상 최고의 작품이라고 주저 없이 꼽았을 것이다.
원-명의 교체기와 맞물려, 강호와 황실, 정과 사, 중원과 변황을 거침없이 넘나드는 그 광활함은 일찍이 한국 무협사에 유래를 찾기 힘들뿐 아니라 천하삼검을 위시한 강호오왕의 이야기는 당신의 가슴속을 흥분과 짜릿짜릿한 쾌감에 젖어들게 만들 것이다. 바로 무협의 향수라는 의미로...
부탁하건대,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속독에 의지하지 말길 진심으로 바란다.
여유를 가지고 작가의 의도도 한번쯤은 생각해 보고, 사건의 전개와 그 근저에 깔린 복선 그리고 극중인물의 성격에 대해 생각이라는 놈을 이리저리 굴려보면서 접근해 보길 바란다.
장경의 글은 그렇게 읽어야 제 맛을 알 수 있고, 낼 수 있으며 음미할 수 있다. 그렇게 한 번 읽고, 두 번 읽다 보면 장경이라는 작가가 얼마나 대단한지, 그의 글 속에 담겨져 있는 묘미가 어떠한지 비로소 알게되리라.
단언하건대, 20년 후 한국 무협사는 장경에 의해 새롭게 쓰여가고 있을 것이다.
괴선, 임준욱 작
누가 있어 ‘임준욱‘이라는 이름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하늘과 땅 모두가 운청산의 것이 되었듯,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 모두 임준욱의 것이 되었다.
매니아, 비매니아를 떠나서 그의 글은 금강 이후 가장 쉽게 읽히고 늘리 읽히는 무협소설이 되었다.
그가 한국 무협사을 새롭게 쓸 최 유력후보 라는 점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황금인형, 장경 작
이 글을 읽다보면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들썩이고 어깨춤을 추게 될 것이다.
그 옛날, 해학과 풍류를 즐기던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겨 있는 작품.
그간의 ‘장경무협‘ 이라는 두터움을 허물기 위한 기착점이자 일종의 승부수.
과연 그의 다음 도착점은 어디가 될 것인가?
촌검무인, 임준욱 작
현 시점에서 임준욱의 최고작을 꼽으라면 나의 선택은 촌검무인이다.
또한 한국 무협 최고작을 꼽아 보라고 한들 촌검무인을 배제하지는 못 할 것이다.
임준욱표 무협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
표변도, 운곡 작
이 세상 모든 가벼운 성향의 무협작품들과 그것을 지향하는 작가들이 텍스트로 삼을 만한 작품.
가벼움 속을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는 큰 줄기의 이야기 구조는 운곡의 비범함을 알게 해준다.
단 두 작품이지만 운곡은 이미 거물이 되었다. 진금행 만큼이나.
망자의 검, 춘야연 작
요 근래 최고의 반전을 보여준 작품.
부조리한 인간군상들의 욕망이 꿈속에서도 표출되고 있는 춘야연표 작품.
최근 조진행의 기문둔갑에 좋은 평이 뒤따르고 있는데 주제의식, 작품성 등. 전반적인 면을 비교해 볼 때 망자의 검에 비해서 한 두수 아래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 화창한 봄날 밤, 춘야연의 망자의 검과 함께 비몽사몽에 빠져 보시길.
쟁선계, 이재일 작
과거 pc통신에서 느꼈던 충격과 신선함은 많이 가셨지만(세월이 많이 흘렀다) 쟁선계가 한국 무협사에 빼놓을 수 없는 걸작이라는데 주저함이 있을 수 없다.
문장을 거론할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작품.
대형 설서린, 설봉 작
아직까지도 남해삼십육검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과연 대형 설서린이 그 잔상에서 벗어나게 해 줄까?
사신보다는 분명 군더더기가 많이 빠졌지만 어째 8권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그러나 한국 무협사에 있어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 설봉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아수라, 한수오 작
1권보다는 2권이 재미있고, 2권보다는 3권이 재미있는, 갈수록 재미가 배가되는 글을 찾는 다면 아수라가 제격일 것이다.
1, 2권의 뭔가 모를 아쉬움(흔하고 통속적인 내용)이 3, 4권에 가서는 엄청난 기대감으로 돌변한다.
풍운제일보, 송진용 작
몽검마도, 비정소옥의 뒤를 잇는 송진용의 또 하나의 역작.
픙찬노숙 하며, 휘황찬 보름달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고향 생각에, 어머니 생각에 뜬눈으로 지샐 빈한한 무사의 아픔이 느껴지는 글이라고 하면 너무 막연하고 뜬금없는 생각일까?
자객왕, 무악 작
만인동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주저 없이 빼들었을 무악의 신작.
1권의 우려(조금 지루한데)는 2, 3권에 가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역시 무악이라는 탄성으로 바뀌게 된다. 자객의 자질을 타고나지 못한 도소우의 자객이 되기 위한 역정을 몇 년간이나 가슴 졸이며 지켜 본 이들이 적지 않으리라.
아마도 2004년은 그 가슴 졸임이 끝나는 해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풍운연의, 금강 작.
금강만이 줄 수 있는 무협소설의 진정한 가치와 독서의 묘미.
1권을 일단 빼들었다면 10권까지 그날로 보게 만드는 그 지독한 중독성이란. 아마도 향정신성의약품보다 못하지 않을 것이다.
정통무협을 꿋꿋이 고수하고 있는 노강호의 자존심이 담긴 역작.
어린 친구들이 비뢰도류의 글이 아닌 금강의 글로 무협에 입문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한국무협의 정체성을 지켜주고 바로 잡아주는 금강의 작품이야말로 무협입문서로 최적의 조건이 아닐까 싶다.
그대, 내공을 기르고 싶다면 금강의 글부터 찾아 읽어보길 바란다.
사라전종횡기, 수담옥 작
판타지로 변질되기 쉬운 글이 무협적 향이 진한 글로 여전히 남아있을 수 있는 배경에는 작가의 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신선한 소재와 무협의 새로움, 낭만 무협이라 일컬어지는 글의 독특한 정서.
정말 눈 여겨 볼만한 신인작가가 아닌가?
운곡 이후 장래가 가장 촉망되는 작가를 꼽는다면 주저 없이 수담옥을 꼽을 것이다.
Village People의 "Macho Man"을 절로 흥얼거리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패왕초이, 류진 작
류진의 과거 작품들에 실망했다면(나도 그 범주에 속한다) 이 글 패왕초이로 그에 대한 평가가 적어도 90도는 바뀌게 될 것이다.
경혼기 - 지존록, 풍종호 작
풍종호의 글을 읽는 다는 것이 쉽지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의 글을 읽고 나면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게 되리라.
매니아가 되던, 아니면 그 반대가 되던.
보표무적, 장영훈 작
썩 유쾌하지도, 매끄럽지도 않은 그리고 정치세태를 풍자한 묘사도 달갑지 만은 않지만 일단 이야기는 흥미롭고, 군데군데 위트 있는 문구는 작가의 글 솜씨를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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