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한백림
작품명 : 무당마검
출판사 : 파피루스
좀 전에야 8권 완결을 다 읽었습니다. 보는 동안 가슴을 뛰게 만들었기에 감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무당마검을 읽는 동안 기대와 아쉬움이 항상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기대는 새로운 문체와 커다란 전개를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작가를 보았다는 것이었고, 아쉬움은 읽는 동안 자주 멈칫거림이 있었다는 겁니다. 왜 이런 상반된 감정이 공존하는지 의문이 더욱 커져갔고, 마지막 8권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해답을 찾았습니다.
무당마검은 한백림님의 첫 출판작입니다. 신인답게 새로운 시도가 많고, 거칩니다. 지하철에서 보다가 내릴 역이 되서야 간신히 가방 집어들고 뛰어내릴 정도로 몰입이 됐으니 충분히 가슴 뛰게 만드는 글입니다. 요즘 유행에 맞을지는 제가 판단을 못하겠습니다. 제 취향에야 맞지만 어디 세상이 제 마음같아야죠. ^^;;
아직 안 보신 분이 있다면 한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무당마검 자체만으로는 만족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미래가 기대되는 작가입니다. 투자한다고 생각하시고 한번 보십시오. 가까운 미래에 더 뛰어난 글이 나오길 기대하는 재미도 꽤 삶의 원동력이 됩니다. ^^
아까 아쉬움 혹은 읽는 중의 멈칫거림이 있었다고 말씀드렸죠. 목적지 역에 도착한 걸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이 되다가도 퍼뜩 깨버리거나 멈칫거림이 글을 읽는 내내 있었습니다. 이런 상반된 감정의 공존이 정말 기분좋게 의문을 갖게 만들었고, 읽는 내내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대답을 예를 들어 말씀드려보죠.
가까운 미래에 우리 대한민국이 비약적으로 발전을 합니다. 통일이 되는 건 물론이고, 일본보다, 중국보다 국력이 세져서 그네들이 굽신거립니다. 일본은 우리의 식민지가 되고 중국은 분열하여 뿔뿔히 흩어집니다. 아시아의 맹주는 대한민국이 되고, 유럽, 미국을 뛰어넘는 명실상부한 세계 1등 국가가 됩니다.
이런 일이 10여년 간에 걸쳐서 극적으로 발생하고 그 격동의 시대 한 가운데, 여러 현장에 제가 직접 참여를 했습니다. 감동이 하늘을 찌릅니다. 역사의 순간을 전하고픈 마음이 굴뚝같죠.
자, 이런 얘기를 한국인에게 하면 거의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일본을 식민지로 삼았다는 부분이나 톨일이 됐다는 부분에서는 다들 어떤 식으로든 느낌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얘길 미국인이나 아이슬란드인에게 한다면 어떨까요? 얘기하는 제가 뭔가 감동에 벅차서 얘길 하는 줄은 알겠지만 그 감동에 동참하긴 어렵겠죠.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지 못했으니까 당연한 얘기겠죠.
무당마검은 한백이란 인물이 격동적인 역사의 순간을 기록한 한백무림서의 일부분입니다. 그 자체로 독립적인 얘기이긴 하지만, 무당마검 명경을 포함한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담아낸, 상당히 스케일이 큰 글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한백이란 인물이 격동의 시대에 느낀 감동을 얘기하고 싶겠지만 다른 곳에서 다른 시대를 산 제가 공감을 하기에는 지금 대체 뭔 얘기가 진행되는 지 배경설명이 약간 부족한 면이 있었습니다. 그게 멈칫거림을 만들었다고 보는 겁니다. 제가 든 예에서 제가 아이슬란드인이 된거죠. ^^;;
독자 입장에서 격동의 시대를 공감하고는 싶은데, 아무도(작가가) 잘 가르쳐 주질 않으니 좀 불편한 느낌이 들었던 거죠. 약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길게 봐서는 오히려 열혈독자를 만드는 장점일 수도 있습니다.
멈칫거림은 있었지만 저는 한백림이란 작가의 미래에 크게 기대를 하게 됐으니까요. ^^
안 좋은 얘길 쓰지 않았나 걱정이 됩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정말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작가란 겁니다. 지금 글이 형편없다면 이런 소릴 안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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