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지환
작품명 : 이혼의 조건 1, 2 완결
출판사 : 현대문화센터, 피엠로맨스 두군데더군요.
휘인 님의 '사랑은 없다'(고무판 정규연재란..미완)를 보고 처음 로맨스를 접했습니다. 무협과 판타지에 이어 로맨스도 재미있다는 것을 느꼈죠. 처음 로맨스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습니다. 귀여니 형식의 이모티콘 난립과 중고등학생의 치기어린...제가 보기에는 조금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물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사춘기의 감성을 잘 표현한 그런 소설들을 삐딱하게 보는 것이 아니고 다만 제 나이대에 잘 맞지 않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사랑은 없다'를 보다가 로맨스도 참 재미있구나 싶었고 연재가 느리게 진행되는 터라 다른 소설들을 찾아보다 이지환님의 <이혼의 조건>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단숨에 끝까지 보고난 후 한마디로 표현하면 심봤다 입니다.(서두가 좀 길었습니다.)
첫사랑을 못잊어 첫사랑을 찾고 단숨에 결혼 2년차의 부인과 이혼한 오만한 재벌가 남자 이지헌. 그에게 사랑을 구걸하고 헌신했지만 버림받고 진정한 사랑에 대해 깨달아가는 여자주인공 수현. 그리고 오래전부터 수현을 짝사랑했지만 별다른 인연없이 헤어졌다가 우연히 이혼한 여주인공과 만나고 그의 사랑을 쟁취하는 남자주인공 동욱.
이혼당하면서 이혼의 조건으로 세가지를 제시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동욱과 수현의 사랑이 이루어져가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그리고 여자주인공의 복수... 그것은 직접 확인해 보시길.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주인공들의 성격.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없이 바다과 같고 숲과 같은 사람이지만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 쟁취할 줄 아는, 그리고 한편으로는 섬뜩할정도로 냉혹해질줄 아는 줏대있고 구부릴줄 아는 남자주인공 동욱. 정말 시원시원합니다. 그리고 이야기속에 압축형식으로 간단히 나오는 한없이 여리고 순종적이고 바보같고 맹추같은 여주인공이 현명하고 맺고끊음이 정확하고 당차고 사랑스럽고 귀엽게 변하는 모습이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간단히 과거형식으로 줄여 그때는 이러이러했다고 여주인공의 과거의 모습이 나온것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니면 속터져 죽었을듯.
로맨스 소설의 특징상 조마조마하고 꼬인 듯한 부분이 필수이지만 이혼의 조건은 그런 조마조마한 부분이 나올듯 말듯 하다가 시원시원하게 전개되는, 그리고 마지막의 장면까지... 정말 한겨울의 동치미 국물처럼 시원합니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그리고 결혼에 대한 작가 나름대로의 생각이 담겨있고 그것이 인물에 의해 표현되는 부분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처음엔 뭘까...무슨 사연일까... 이런... 그렇구나... 아니 이런괘씸한... 그래... 그럼 그렇지... 사랑엔 이런 면도 있구나...조금만 더... 마지막엔.... 이런 감정으로 정신없이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아무런 추천글 없이 기대없이 읽었다가 보물을 발견했을 때, 그리고 그것을 추천했을 때의 그 기분은 아시는 분만 아시리라...
과연 남녀주인공의 운명은, 그리고 여자의 복수는 성공할 것인가?
이것을 알려주면 재미없습니다. 뻔하다고요? 과연 그럴까요?
깨달음에 대해 자문을 구하다가 알 수 없는 선문답에 스승을 원망하던 어느날 땅을 고르다 무심코 던진 돌맹이가 대나무에 맞고 챙 하고 울려퍼질때 그는 문득 깨달음을 얻고 스승에 대해 절을 합니다. 그때 당신께서 직접적인 대답을 하셨더라면(할 수도 없겠지만) 어찌 제가 이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겠냐고 눈물을 흘립니다.
아니 로맨스 얘기하다 왠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느냐...
솔직히 추천글을 읽고 내용을 알면 재미가 반감하더라구요. 되도록 간략하게 설명하고 직접 재미를 느끼시라고 의도한 것인데 제가 여러분들의 재미를 반감한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에...
어쨌든 재미와 함께 한번쯤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소설입니다. 자...외롭고 시린 겨울...대리만족이나 한번 해봅시다.
그리고 다른 재미난 로맨스 소설 있으면 소개좀 해주시고요. 아님 싸이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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