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에쿠니 가오리
작품명 : 도쿄 타워
출판사 : 소담 출판사.
글을 읽을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제목이다.
제목은 글에 대한 창이며 본질과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글의 가이드다. 최근에는 제목과는 전혀 다른 글들이 나를 어지럽게 만들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소설(글)에 대한 제목을 무척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래서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 타워는 서점 한구석에 있었음에도 부드럽게 손을 잡아끌었다. 일본의 여류작가의 한 기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에쿠니 가오리가 도쿄를 상징하는 '도쿄 타워'를 제목으로 들고 나왔으니 손이 끌리는 것도 당연한 일. 고민도 없이 당장에 책을 사들고 지하철에 올라 책장을 넘겼다.
벌컥 단단한 현관문을 열 듯 두터운 하드커버를 열어 재끼고 한참을 빠져 들어간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 타워,
이제 부터 할 이야기는 '도쿄 타워'에 절대적으로 공감 할 수 없던 한 나의 이야기다.
그녀의 글은 참으로 묘한 여운을 쓴 맛을 남긴다. 논하는 이야기의 중심이 조금은 어긋나고 삐뚤어진 사랑이라 더욱 그럴지도 모르지만, 글을 읽는 나에게 그녀의 이야기는 항상 파격 그 자체였다. 게이 남편이라던 지, 헤어진 애인과의 동거라던 지 책장을 넘기기 전 단단히 준비를 해도 충격은 언제나 가슴에 남았다. 비정상 적인 사랑이, 삐뚤어진 사랑이 그녀의 글 안에서 넘어와 포용이 되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일까?
이번 글에서 그녀가 말하는 사랑, 소위 말하는 불륜에 대해서도 가장 이해 못하는 일임에도 의심 없이 페이지를 넘겼다. 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닫고 수일이 흘렀음에도 나는 아직 글 안에 녹아 있는 사랑(불륜)을 이해치 못했다.
어머니의 친구 시후미를 사랑하는 토오루와 여동창의 어머니를 사랑한 친구 코우지.
둘은 서로 같지만 다른 비밀스러운 사랑을 나누고 있다. 소위 불륜이라 말하는 사랑이 바로 그것이다.
남편이 있는, 가정이 있는 부인을 사랑하는 스무 살의 어린 청년들...
둘은 같은 공통분모를 가진 사랑을 하고 있지만, 행위와 마음가짐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언제고 비상식 적인 사랑의 끝을 준비하며 마음을 깎는 코우지와 달리, 토오루는 현 사랑 안에서 영원함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같은 사랑, 다른 마음.
이야기 내내 교차 하는 둘의 사랑을 바라보며 나는 둘 중 어느 사랑에도 공감치 못하고 얼굴을 찡그렸다. 아홉시 뉴스에나 나올 법한 일을 소설로 만나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 담긴 사랑을 처음으로 이해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녀의 이야기에 나는 처음으로 얼굴을 찡그렸고, 불륜에 대해 더욱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둘이 말하는 사랑이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랑일까?
오늘도 책장에 꼽혀 있는 도쿄타워를 바라보며 묻는다.
토오루 코우지 그 둘이 잘 못 된 사랑에 대해 묻는다.
그 둘의 사랑이 과연 도쿄의 상징인 도쿄 타워 처럼 사랑의 상징이 될 수 있느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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