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파스칼 브뤼크네르
작품명 : 남편이 작아졌다
출판사 : 베가북스
일요일, 모 서점에 다녀왔습니다.
드디어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보게 되는 것인가.
꿍쳐두었던 도서상품권을 챙기고 길을 나섰는데,
아뿔싸.
도서 검색해 보니 잔고가 0인 겁니다.
할 수 없이 저는 아무 책이나 붙잡고 보았지요.
상당히 눈에 띄는 책이라 바로 앉은 자리에서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180이 넘는 아내, 170도 되지 않는 남편.
맨 처음은 이 둘의 결혼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이런, 그런데 이 부부가 아이를 한번 낳을 때마다 남편의 키가 38센티미터씩 줄어드는 겁니다.
장남은 아버지가 줄어들자 아버지의 잔소리를 지겹다고 생각하고 아버지와 맞먹으려 듭니다.
아버지는 이제 아들과의 힘겨루기에서도 지는 상황입니다.
아버지(혹은 남편, 혹은 레옹)는 점점 줄어들고, 난쟁이가 되어서도 의사 일을 계속 하려고 했던 레옹은 셋째 넷째 쌍둥이가 태어나며 공식적으로는 죽은 사람, 가정 안에서는 장난감 혹은 그 이하의 취급을 받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그러니까 '파이이야기'에서처럼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결혼 후에 점점 그 자신으로서의 가치는 닮아 없어지고 마는 아버지의 운명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품 속의 레옹이 줄어드는 것처럼.
어쩌면 필자인 저도 아버지를 무시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결국, 레옹은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카프카의 변신 이후 다른 작가가 후속편 격으로 짤막하게 써낸 '그레고르의 또 다른 변신'처럼 벌레, 장난감보다도 낮은 처지에서 인간으로 돌아오죠.
하지만, 가정은 이제 그의 것이 아닙니다.
잠시 묵념과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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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감상을 쓸 때 되도록이면 미리니름을 하지 않으려는 편이지만 어쩔 수가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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