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오쓰카 에이지
작품명 : 캐릭터 소설 쓰는 법 - 살아있는 캐릭터 만들기
출판사 : 한국 출판 마케팅 연구소
'캐릭터 소설'은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쓰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원고를 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저자가 말하는 캐릭터 소설의 모든 문제(장점과 단점, 한계와 가능성)가 내가 익히 알고 있는 어떤 것과 거의 쌍둥이처럼 닮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설은 소설이되 본격적인 문학성을 추구하는 게 아닌 까닭에 대중 문학의 한 부류로 일컬어지는 소설. 무협, 판타지, 로맨스 등등 흔히 '장르 소설'이라고 일커어지는 것과 '캐릭터 소설'은 많은 면에서 닮았다.
물론 모든 장르 소설이 캐릭터 상품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어리고' '소프트한'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작품이 그런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면 때문에 우리의 장르 소설 역시 오쓰카 에이지가 말하는 '캐릭터 소설'의 고민과 문제점을 똑같이 안고 있다. - 추천의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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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중인격 탐정 사이코'등의 만화 원작자로도 유명한 문예비평가, 소설가, 만화원작자 오쓰카 에이지가 쓴 책으로, 오쓰카 에이지가 말하길 '스니커 소설 같은' 소설에 대한 글입니다. 스니커 소설은 알고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카도가와 쇼텐의 라이트노벨 브랜드지요. 유명한 라이트노벨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이 스니커 소설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지요.
하여간, 이 책이 나오던 2005년에는 몰라도, 많은 라이트노벨이 들어와 있으며, 자체적인 브랜드(시드노벨)의 창시로 이런 류의 소설을 쓰기 시작한 많은 사람들이 있을터입니다만, 그렇기에 더 쉽게 읽히고, 더 도움이 많이 될만한 책입니다.
아니, 그 외에도, 판타지, 무협 등의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면, 그 외의 글을 쓰는 사람이라도 한번쯤 읽어보는 게 좋은 책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그 외에도, 만화/라이트노벨 등이 현재의 형태가 된 과정과 그 특징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의 입장에서도 상당히 흥미로운 것들입니다.
이 책은 라이트노벨의 태생과 구조, 그리고 라이트노벨과 만화/애니메이션과의 관계, 일본의 근현대 문학과의 관계, 그리고 라이트노벨의 특징으로 인한 장단점 등을 갖가지 작품과 일반적인 시나리오 구조, 그리고 TRPG, 심지어는 9.11 테러로 비롯된 미국과 중동권과의 전쟁 등과의 비교를 통해 다가오기 쉽게 설명해줍니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캐릭터의 조성 부터, 소설을 쓰기 위해 작가에게 요구되는 능력, 소설의 흐름을 조절하는 훈련 부터, 실질적으로 캐릭터와 장면을 구성하는 하나의 예시 방법 까지 세세하고, 실전적으로 설명합니다. 특히 재밌었던 부분이, 초반에 소개되는 '주인공의 특징'과 '이야기의 흐름'을 연관짓는 방법과 연관지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 그리고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들 입니다.
물론, 예시로 드는 여러 만화/소설들이 저로서는 전혀 모르는 것들이 태반이란 게 조금 난감하긴 합니다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얻을게 많았던 책입니다. 특히, TRPG를 즐기는 입장에서 'TRPG적 소설'의 이야기는 재밌고도 와닿는 이야기였습니다. 특히 "요즘 작가 지망생들은 '게임 디자이너' 적인 면은 매우 뛰어난데 비해, '게임 마스터'적인 능력은 매우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은 '이런 비유가 있다니..'라고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하더군요.
"캐릭터 소설을 쓰고 있다면, 굳이 그걸 버리고 문학으로 가지 말고, 그걸로 문학을 해."라는 마지막 결론이, 실제로 문예 비평가로 활동하다가 캐릭터 소설로 발을 들여놓은 오쓰카 에이지의 말이다 보니, 세삼 진지하게 다가옵니다.
다만, '과정'을 설명하다 보니, 예시 작품 대부분이 옛날 작품이고, 현 상태의 라이트노벨에 대한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뭐 그거야 저작권 문제도 있겠고, 어른들의 사정들도 있겠습니다만, '부기팝' 등으로 인해 그 자체만으로도 꽤나 많은 이야기가 나올법한 '라이트노벨'이라는 분야 자체에서 일어난 변화 양상 등은 그다지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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