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강물이 흐르는 곳에
부제: 지상에서 가장 슬픈 약속
홍익출판사
1992년작
리차드 휠러 지음, 류승완 옮김
원제가 "강물이 흐르는 곳에"라는 이 책은
우리에게는 "지상에서 가장 슬픈 약속"이라는 부제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유는 동양과 서양의 '관념적 차이'가 때문이겠지요.
이 책은 두 가지 중요한 약속이 스토리라인을 구성합니다.
첫 번째는 중요한 임무를 위해 적지로 떠나는 오웬 대위와
그 약혼녀간의 약속으로,
반드시 살아 돌아와야 한다고, 반드시 살아 돌아오겠다고....
죽으면 시체가 되서라도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것인데,
그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장소가 '강물이 흐르는 곳'입니다.
그래서 제목이 바로 ‘강물이 흐르는 곳’ 이죠.
잔인한 인디언들과의 일종의 외교적 임무인데 그 위험한
임무 수행에 있어, 또한 다른 편의를 위해
주요 도구로써 강과 배를 이용하고 있기에
그들이 만나는 곳도, 다시 돌아올 곳도
결국 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약속인데 약혼녀와의 불확실한 조우에 대해
어쩌면 죽음이 불가피한 걸 알고 있기에 가장 슬픈 슬픈 약속임을
그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첫번째 약속은 대의명분보다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그 모티브일 것입니다.
두 번째 약속은 평야와 인디언의 대지[垈地]에서 얻은 풍토병으로
죽어간 부하들과 오웬 대위와의 약속입니다.
그들은 죽어가면서 반드시 그 유품과 유언을 그 가족에게 전해주기로
눈물을 머금으며 약속을 합니다. 어쩌면 오웬 자신이 약혼녀에게 한 약속과 더불어 나의 지킬 수 없을 가능성이 큰 약속이 그만큼 약속을 지키려는 오웬의 심정은 처절하기 그지 없습니다.
적지에서 잔인한 인디언들과, 그리고 사나운 풍토병과
수 많은 사투를 벌이면서 혼자 남게 된 오웬,
반드시 지켜야 하기에 반드시 살아남아야 하는 그 처절한 의지가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 오진 고초를 당하면서도 결국 돌아왔건만
그에게 돌아온건 수많은 오해와 군사재판, 그리고 한방의 총성...
그는 약속을 지켰지만 또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내가 이 책을 접한 이유는
'지상에서 가장 슬픈 약속'이라는 이 책의 부제 때문입니다.
이 제목은 신념과 대의명분에 익숙한 동양적 사고방식에
영향을 받은 우리네 정서 탓에 자연스레 접근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책의 원제목을 고려해보면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약혼녀와의 약속을 더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원작자 역시도 그 점에 역점을 두었겠죠!
그 점을 인지한다면 대의명분을 기초로한 두번째 제목
'지상에서 가장 슬픈 약속'은
원작자의 '사랑'이라는 의도앞에 한없이 초라해지고 맙니다.
이 책이 부제로 더 잘 알려진 이유가 어쩌면
원작자의 의도라기보다는 출판사 내지는 번역자가 임의로 정한 것일 겁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