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무영자
작품명 : 영웅마왕악당
출판사 : 골든노블
사실 전 지금까지 악당이 츤데레라거나, 아니면 유쾌한 소악당이라거나 또는 그 둘 다일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글이 점점 진행될수록, 그 생각은 옅어졌고, 이번 6권에 와서는 완전히 그런 생각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악당씨, 진짜 제대로 된 악당입니다. 이기주의자입니다. 그리고 신념에 가득찬 인간이죠.
사실 영마악의 기본 컨셉이 3인의 시점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착각의 묘미를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이런 착각계의 진행에 대해서는 필히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기존의 연재분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약간의 시리어스한 부분을 제외한 전부가 개그분량이었죠. 심지어는 이번권에 등장한 크리스까지도.
그런데 작가님께서 출판하시면서 연재분에서 모자랐던 개연성이라든지, 세부설정을 많이 추가하셨습니다.
특히 악당의 과거에 대해 암시하는 부분이 커졌죠. 그러면서 작중의 분위기가 점점 시리어스하게 진행됩니다.
착각계의 묘미인 개그분이 절대적으로 줄어들고 있지요.
그런데, 이게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악당의 과거는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고, 뭔가 암울하고 진지한 과거분위기는 착각계가 아닌 정통적인 분위기로 환원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분위기대로 차차 다음권이 진행된다면, 3명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진행되는 착각계 개그물의 특수성을 지우고, 스토리텔링만으로도 독자층을 붙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뿐만 아니라 초반부터 계속 묘사되는 치졸한 악당의 내면은 갈수록 무언가 작위적인 느낌이 나면서 후반부의 대반전을 노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로는 영마악의 엔딩부분은 착각계식의 해피엔딩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하는 악당이 기회주의식으로 행복해진다면, 구매해 보는 독자 입장에서는 매우 허탈해지거든요. 적어도 행복해지려면 악당의 신념과 정의를 꺾고 다른 히로인들에게 관심이 쏠리게끔 하는 큰 사건이 벌어진 연후에야 개연성을 가지겠지요. 자신에 대한 에고가 강한 현재의 악당씨에게는 있을 수 없겠지만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남았을지는 모르겠지만(가능하면 10권 이후로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극도의 이기주의자인 악당의 신념과 정의에 걸맞는 엔딩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