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수영
작품명 : 싸우는 사람
출판사 : 이타카 (현재 다음에서 연재중)
이수영씨 작품은 오래전에 <쿠베린>을 읽었고 요즘은 <플라이 투 더 문>을 읽고 있습니다. 주로 최근작을 읽었어요.
두 작품밖에 안 읽었지만 이 분 책은 참 표지가 스타일리시해요. 뭔가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죠.
작풍에 대한 감상도 비슷합니다. 강렬해요. 선이 굵습니다. 스타일리시합니다.
이 <싸우는 사람>에 대한 느낌도 대동소이하네요. 강렬! 굵다! 스타일리시! 그뉵남자!(?!)
이 작품도 하지은씨 작품과 함께 다음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 http://book.daum.net/story/fighter/
하지은씨의 연재작 <보이드씨..>가 제목부터 기묘~한 뉘앙스를 주는 것에 비해서 이 작품은 참 스트레이트합니다. 말 그대로 싸우는 사람 이야기. 전사죠. 그것도 그냥 전사가 아니라,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나 밑바닥으로 추락한 전사.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지옥에서 도망치지만, 기억도 신분도, 자신의 '몸'조차도 반쯤 잃은 채로 고단한 도피의 길을 떠난다....
약간은 몽테크리스토 백작 이야기가 떠오르는 모티프입니다. 정확하게는 들어맞지 않을 것 같군요. 주인공 조형은 '베르세르크'를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하면 "꿈도 희망도 없어" "현시창"(...) 타입의 주인공입니다. 게다가 그는 미형조차 아니고(......).
테마 면을 보면 단지 살아남기 위한 무한 투쟁이라고 할까.
귀족가문의 차남으로 명예로운 기사였던 주인공은, 전쟁에 패해 적국에 노예 신세로 팔려나갑니다. 가족들은 몰살당하고, 그가 지켜줄 사람은 어린 남동생 뿐. 동생을 한편 짐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지키기 위해 분투하던 주인공이었지만, 누군가의 음모에 의해 인생 최하위인 전투 노예 신세가 됩니다. 게다가 마약에 절어 자아도 기억도 잃어버리고...
... 라는 것이 주인공이 후에 떠올리는 아주 단편적인 기억인데, 역시 모두 떠오른 게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헷갈리는 상황입니다. 투사나 지사적인 지향성은 물론 없고. 단지 '살고 싶다'는 원초적 욕망에 의지해 폭발하는 액션을 연출해내죠(....).
'삶'을 부르짖는 한편이 있으면 엄습해 오는 '죽음'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삶과 죽음의 앙상블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도망치던 주인공이 '죽음의 신전'에 들어와 굶주린 괴수 '오쿠거'와 합체(;;) 하게 되는 장면이라거나. 죽음의 사제 키나의 호위무사로 임명된다는 전개가 상징적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네타가 되므로 자제자제.
전체적으로 온도가 높으면서도, 꽉꽉 뭉쳐 놓은 듯한 검은 덩어리 같은 싸늘함이 있는 작품입니다. 주제나 소재 면의 원형성이랄지, 원초적인 에너지 같은 부분이 인상적. "날 것 그대로"의 힘이 있군요. 주인공이 처한 비극적이고 가혹한 처지와 어우러져 묵직한 무게를 전해줍니다.
한편 액션은 호쾌. 스트레이트! 스타일리시! 그뉵남자! 그리고 죽음의 사제 키나의 가련한 매력!(...) 가르랑가르랑 오쿠거의 귀여움!(..............)
제 안에서 키나는 치유계, 오쿠거는 귀여움 담당입니다. 주제 쪽으로 언뜻 너무 무거워보이지만, 읽어보면 밸런스가 잡혀 있습니다. 기존의 판타지소설 독자들도 술술 읽으실 듯!
그러고보니 이게 원래 하이텔 시절 연재작이었다가, 요즘 다시 쓰는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팬들 사이에선 전설의 작품이었을 듯. 저도 지금 완전 홀딱 빠져서 보다가 어른의 사정으로 연중된 작품들이 몇 개 있어서(....) 연중의 비극엔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 나오니 부럽군요ㅠㅠㅠㅠ
Comment ' 2